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저의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연임 논란이 국정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임기 관련 발언을 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은 파리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취임 초 해외 방문을 많이 하려고 잡아 놓은 상태"라며 이같이 말하고 "빨리 시작해야 그 효과를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기 후반에 가서는 아무리 좋은 관계를 맺어도 활용할 기회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5년 임기가 정해진 만큼, 외교적 효과가 큰 임기 초에 주요 해외 방문 일정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는 설명이지만, 야당의 비판이 모아진 연임 개헌 논란에 대해 대통령 임기를 규정하는 방식으로 반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 불가 선언을 명시적으로 하지는 않아 야당의 비판이 잦아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어 이 대통령은 "프랑스는 대혁명의 나라이기도 하니까 이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며 프랑스 대혁명과 한국의 현재를 비교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프랑스는 대혁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인류의 사회 제도를 통째로 바꿨다"며 "대한민국도 2024년 12월 3일 그 밤을 기점으로 엄청난 혁명적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특히 "프랑스는 대혁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소위 반동의 시기, 반혁명의 시기를 겪었다. 엄청난 희생이 있었다"며 "국민들의 에너지를 모아 새로운 체제, 새로운 세상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었는데 너무 과하게 그 상황을 이뤄가다 보니 반동을 맞이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역결집, 중도층 이탈 등을 통해 반혁명으로 어두운 시기를 맞은 것"이라며 "많은 시기를 거치고 엄청난 희생을 치른 다음에 역사는 전진했지만 그런 과거의 경험들을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에너지가 넘칠 때는 절제할 필요가 있다"며 "많은 사람들의 동의 하에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하면서 우리가 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게 역사적 경험"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스스로도 조심해야 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반혁명의 역풍을 피하지 못한 프랑스 대혁명의 역사에 빗대, 12.3 비상계엄 이후 진행되고 있는 한국의 개혁이 여권 일각이 이끄는 강경 일변도로 진행될 경우 중도층 이탈과 반개혁 세력의 역결집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친 발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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