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3위 규모인 약 25조 원의 초대형 재정을 관리할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차기 금고 선정을 앞두고, 평가의 '룰'이 전격 변경됐다.
금융 점포의 전체 개수가 아닌, 지역별로 얼마나 고르게 분포돼 있는지가 평가 잣대가 되면서 은행권의 치열한 물밑 경쟁이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회 행정소방위원회는 10일 박진한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금고 지정 및 운영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질의응답이나 별도 의견 개진 없이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금고 선정 평가 기준을 기존 '총량제'에서 '지역 분포도'로 바꾸는 것이다.
기존에는 관내 영업점, 무인점포, 현금자동입출금기(ATM)의 전체 설치 대수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이번 개정안은 이를 시·구·군별로 얼마나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지를 반영해 비교·평가하도록 했다. 특정 지역에만 집중된 금융 인프라보다, 금융 서비스가 취약한 지역까지 아우르는 은행에 더 높은 점수를 주겠다는 취지다.
개정안을 발의한 박진한 의원은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관할 구역이 광역 단위로 확대되면서 지역 간 금융 인프라 편차가 커졌다"며 "총량 중심 평가로는 주민이 실제 체감하는 금융 접근성을 반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공공자금을 관리하는 금고 은행은 주민 편의와 공공적 역할이 요구된다"며 "이번 개정으로 금고 지정 평가의 공공성과 형평성을 높이고 지역 간 금융 격차를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특별시는 이달 중 차기 금고 선정 공고를 내고 오는 10월 중 최종 선정을 마칠 계획이다. 최고점을 받은 은행이 1금고, 차점 은행이 2금고로 선정돼 2027년부터 4년간 재정을 운용하게 된다. 전남광주의 재정은 2026년 기준 20조원 (광주 예산 8조 1000여 억원, 전남 예산은 12조 7000여 억원)에 5조원의 통합지원금을 합해 약 25조원으로 추정돼 전국 3위에 달한다.
지자체 금고 유치는 막대한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어 은행 수익성에 직결될 뿐만 아니라, '주거래 은행'이라는 상징성을 바탕으로 공무원 및 지역 기관 고객 유치에도 유리해 은행들의 양보 없는 경쟁이 예상된다.
금고 선정이 임박한 시점에 평가 기준이 바뀌면서 일부 은행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광주은행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금융기관이 단기간에 조정하기 어려운 평가 기준(지점 분포 등)을 신설·강화할 경우 예측 가능성과 선정 절차의 공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지역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평가 기준이 특정 은행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 될 것이 자명하다"며 "독점적 구조의 1강 은행이 탄생하는 것이 타 지역 은행에 과연 이점이 될 것인지는 재고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내 공고가 올라올 것이라고 들었다"면서 "25조 원 '쩐의 전쟁'의 막이 오른만큼 치열한 물밑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전남광주지역 점포 수는 농협은행 광주 29개·전남64개, 광주은행의 경우 광주 67개, 전남에는 36개가 분포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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