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의 고장' 전주에서 한 장인의 부채를 오랫동안 간직해 온 네 사람의 특별한 소장품이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단순히 더위를 식히는 생활도구를 넘어 선비의 멋과 풍류, 장인의 손기술과 예술적 안목을 담아온 전주 부채의 문화적 가치를 살펴볼 수 있는 자리다.
(사)문화연구창 전주부채문화관(관장 이향미)은 오는 17일 부터 29일 까지 전주부채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우리집 부채자랑展 <선(扇)의 미학, 네 개의 취향-4인이 간직한 엄재수의 바람>’을 개최한다.
전주는 예로부터 부채의 고장으로 이름을 알려왔다. 질 좋은 대나무와 한지를 바탕으로 부채 제작 기술이 발달했고, 특히 대나무의 겉대와 속대를 맞붙여 만드는 합죽선은 전주를 대표하는 전통공예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부채 하나에는 대나무를 고르고 다듬어 부챗살을 만들고 한지를 붙이는 장인의 오랜 시간과 손길이 켜켜이 쌓인다. 때문에 전주 부채는 한여름 더위를 식히는 도구에 머물지 않고 지역의 자연환경과 장인정신, 선비문화가 결합된 하나의 문화적 상징으로 이어져 왔다.
‘우리집 부채자랑展’은 박물관이나 문화기관이 보유한 작품이 아니라 개인이 자신의 집에서 소중하게 간직해 온 부채를 세상 밖으로 꺼내 시민들과 공유하는 특별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는 김동현·김용구·임종길·정원구 씨 등 4명의 개인 소장자가 참여한다.
이들의 소장 방식에는 공통점이 있다. 여러 작가의 작품을 두루 수집하는 일반적인 컬렉션과 달리 전북특별자치도 무형유산 선자장 엄재수 장인의 부채를 오랜 기간 집중적으로 수집해 왔다는 점이다.
한 장인의 작품 세계와 변화 과정을 따라가며 작품을 모으고 간직해 온 셈이다.
이는 부채를 만드는 장인만으로 전통문화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치를 알아보고 작품을 구입하고 보존하는 사람들이 함께할 때 비로소 전통공예의 생명력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특히 네 사람은 ‘엄재수의 부채’라는 하나의 세계를 공유하면서도 서로 다른 취향을 보여준다.
합죽선 특유의 치밀하고 곧은 선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나무에 무늬를 새기는 낙죽과 부채 끝에 다는 선추의 정교한 장식미에 매료된 소장자도 있다.
전시장에서는 이처럼 네 사람의 서로 다른 안목을 통해 수집된 엄재수 선자장의 부채 30여 점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엄재수 장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부채가 일으키는 시원한 ‘바람(風)’이면서 동시에 한 장인의 작품을 오랫동안 아끼고 간직해 온 네 소장자의 마음과 소망을 담은 ‘바람(願)’이다.
‘우리집 부채자랑展 <선(扇)의 미학, 네 개의 취향-4인이 간직한 엄재수의 바람>’은 오는 17일부터 29일까지 전주부채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전주부채문화관은 전주한옥마을 경기전 인근에 자리하고 있으며 전주의 전통 부채문화를 알리는 전시와 체험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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