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거래업체로 꾸민 회사를 세워 투자사기 등으로 발생한 범죄수익을 받아 현금화한 자금세탁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전기통신금융사기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과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상품권 업체 대표 등 7명을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이 확인한 이들의 자금세탁 규모는 약 934억원에 이른다.
이들은 실제 상품권을 사고파는 영업은 하지 않으면서도 본점과 전국에 4개 지점을 마련하고 사업자등록까지 한 뒤 상품권 거래업체인 것처럼 행세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죄조직이 피해자들로부터 받아 여러 계좌를 거친 돈이 이들이 운영한 업체 계좌로 들어오면 이를 정상적인 상품권 거래대금인 것처럼 꾸며 다시 빼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거액의 자금을 수표 등으로 인출하거나 가상자산을 구입하는 방법 등이 동원된 것으로 보고 있다.
상품권 업체를 이용한 것은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업종의 특성을 범행에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거래가 없었지만 외형상 사업체를 갖추고 허위 거래자료까지 만들어 금융기관이나 수사기관의 의심을 피하려 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경찰이 투자 리딩방 사기 사건의 자금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별도의 자금세탁 조직을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관련 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을 30여차례 진행하며 자금이 흘러간 상품권 업체들을 추적했고, 전국에 흩어진 본점과 지점 등 5개 업체를 특정했다.
이후 실제 돈을 인출하는 조직원을 현장에서 검거하면서 수사는 관리자와 총책 등 상선으로 확대됐다.
경찰은 먼저 확보한 피의자들의 진술과 압수물 등을 토대로 두 달가량 도피 생활을 이어가던 30대 관리자급 피의자를 붙잡았다.
이어 증거물 분석 등을 통해 40대 총책의 은신처를 특정하고 지인의 집에 숨어 있던 그를 검거했다.
경찰은 이들이 투자 리딩방 사기 등 원래 범죄에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범죄조직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자금의 이동과 현금화를 담당한 별도의 조직이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한 5개 업체 계좌에 입금된 금액이 모두 934억원에 달하며, 검거 당시 계좌에 남아 있는 돈이 거의 없어 대부분 현금화가 끝난 상태였던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범죄수익의 흐름을 추가로 확인하는 한편 아직 붙잡히지 않은 공범과 자금세탁을 의뢰한 범죄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김성택 경기남부경찰청 사이버수사1대장은 "범죄수익을 은닉하고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전문적으로 자금을 세탁하는 조직이 나타나고 있다"며 "남은 공범들을 계속 추적하는 한편 범죄수익 세탁을 의뢰한 조직까지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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