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기울기 시작하자 하늘이 붉은빛으로 변하며 무대보다 먼저 관객들의 시선이 바다로 향했다.
붉게 물드는 변산 앞바다를 바라보며 음악을 듣고, 공연이 끝난 뒤에도 바닷가에 머무는 사람들. 지난 12일 부안 변산해수욕장에 펼쳐진 ‘2026 우리는 노을을 좋아해’는 기존 지역축제와는 조금 다른 풍경을 만들어냈다.
부안군문화재단이 이날 변산해수욕장 제2주차장 뒤 특설무대에서 개최한 ‘2026 우리는 노을을 좋아해’에는 전국 각지에서 약 820명(주최측 집계)의 관람객이 찾았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젊은 관람객들의 발길이었다. 전북권뿐 아니라 서울 등 다른 지역에서도 관람객들이 찾아와 서해의 노을과 음악을 함께 즐겼다.
행사는 오후 2시 시작해 밤 9시 30분까지 이어졌다. 낮의 해변에서 시작한 공연은 해가 기울면서 분위기가 달라졌고, 일몰 시간대에는 변산 앞바다의 노을과 음악이 하나의 무대처럼 어우러졌다.
8팀의 아티스트가 오후부터 밤까지 무대를 이어가면서 관객들은 한 장소에 오래 머물렀다. 공연뿐 아니라 먹거리와 문화 콘텐츠, 참여 프로그램 등을 즐기며 각자의 방식으로 축제를 소비했다.
이 같은 방식은 해외 해변 음악축제에서 이미 하나의 문화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은 방식이기도 하다.
포르투갈 피게이라 다 포스의 ‘RFM SOMNII’가 대표적이다. 이 축제는 해변을 무대로 오후부터 일몰을 거쳐 밤까지 전자음악을 즐기는 행사로 성장했다. 2013년에는 약 2만5000명이 찾았고 이후 수만 명이 찾는 대형 선셋 음악축제로 발전했다.
호주의 바이런 베이 역시 해변과 자연환경을 음악·예술 축제와 결합해 젊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음악뿐 아니라 서핑·예술·음식까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해변 축제도 등장하고 있다.
부안에는 이미 변산반도와 서해바다, 그리고 해질 무렵이면 서해를 붉게 물들이는 노을이라는 자원이 있어 여기에 음악과 먹거리, 체험을 더하면 ‘무엇을 보러 가는 축제’가 아니라 ‘그 시간에 그 장소에 머물기 위해 가는 축제’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번 행사가 보여준 셈이다.
부안군문화재단 관계자는 “‘우리는 노을을 좋아해’는 부안의 아름다운 바다와 노을에 음악과 페스티벌 문화를 더해 부안의 매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행사”라며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부안을 찾아 함께 음악과 노을을 즐겨주신 만큼 앞으로도 부안의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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