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제도의 개선과 관련법의 개정이 필요합니다."
지난 6월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관련한 부실선거 논란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철저한 사실 규명을 강조해 온 임태희 전 경기도교육감이 공정·투명한 선거를 위한 ‘공직선거법’의 개정 및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국민동의청원’에 나섰다.
임 전 교육감은 1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핵심 절차인 선거는 국민적 신뢰가 확보돼야 한다"며 "이미 드러난 문제만으로도 ‘잘못된 선거’로 평가받는 6·3 지방선거로 인해 상실한 현 선거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도 정비와 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6·3 지방선거는 투표용지 관리 부실과 개표·집계 오류, 투표자 수 및 투표율 관련 조작 의혹 등으로 인해 ‘부실이냐, 부정이냐’를 따지는 것을 넘어 선거의 정당성과 국민적 신뢰가 크게 훼손된 상황"이라며 "국회에서도 국정조사와 특검 도입 등 여·야가 함께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대학가 시국선언과 시민 집회 등 선거를 둘러싼 국가·사회적 혼란 및 갈등은 지속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또 "특히 투·개표소 분리 운영과 투표용지 관리를 비롯해 사전투표함 보관·이송 및 집계 과정 등에서 절차적 불투명성과 관리 부실 문제가 반복 제기되고 있다"며 "더욱이 법원은 선거 절차상 하자가 있더라도 선거의 자유와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거나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경우에만 선거무효를 인정하고 있어 사후적 사법구제에는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난 6·3 지방선거 출마자 및 공직 출신 인사를 비롯해 각계 인사 및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국민 5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목표로 하는 ‘국민동의청원’ 추진을 예고했다.
현재까지 유정복 전 인천광역시장·김두겸 전 울산광역시장·김영환 전 충북도지사·김진태 전 강원도지사 등 전직 시·도지사와 신경호 전 강원교육감·김광수 전 제주교육감 등 전직 시·도교육감 및 이권재 전 오산시장·하은호 전 군포시장 등 전직 경기지역 기초단체장을 비롯해 전직 경기도의원과 6·3 지방선거 출마자 및 사회·교육계 인사 등 총 102명이 해당 청원에 동참 의사를 밝힌 상태다.
이들은 국민동의청원을 통해 △사전투표 폐지 및 본투표 시간 확대 △현장개표·수개표·개표결과, 개표 현장에서 종합집계 상황에 공개 게재 △투표용지 관리 강화 △현직 법관의 선거관리위원장 겸직 제한 및 선거소청·선거소송 제도 개선 등을 촉구했다.
임 전 교육감은 "사전투표제도는 본투표일에 부득이한 사정으로 투표할 수 없는 유권자들의 투표 기회 확대를 위해 도입됐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행정력이 투입되는데다 투표용지 관리와 투표함의 이송·분류 과정 등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또한 사전투표 이후 본투표일까지 이어지는 선거운동으로 인해 후보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유권자들은 서로 다른 조건에서 후보자를 선택하는 상황으로, 동일한 조건에서 선택해야 한다는 선거의 일반 원칙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투표현장 수개표’에 대해서는 "지난 경기도교육감 선거의 경우 실제 투표 결과와 다른 내용이 집계판에 올라가는 오류가 확인된 사례가 현재까지 2개 투표소"라며 "추가적인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선거관리위원회에 자료 공개를 요구했지만 선관위의 공개 거부로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현장에서 개표 즉시 이해당사자들의 확인을 거쳐 결과를 인터넷 집계판에 게재한다면 여러 단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사전투표의 경우 투표용지의 식별 가능성과 관리 문제를 둘러싼 논란과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온데다 6·3 지방선거를 통해 투표용지 관리 부실 문제도 드러난 만큼, 투표용지 제작부터 사용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며 "무엇보다 선거와 관련된 문제를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법관들이 선거관리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선거제도 자체의 공정성에 대한 불신을 불러일으키는 만큼, 현직 법관의 선관위원장 겸직 문제의 제도적 개선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밖에도 선거 결과와 관련한 정보를 확보하는 과정상의 어려움과 소송 제기 시 비용부담 주체 문제 등으로 인해 의혹이 제기되도 실제 소송을 진행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선거소청·선거소송 제도’의 변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임 전 교육감은 "이번 청원은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는 선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관련 법과 제도의 개선을 위한 것"이라며 "국회는 각 쟁점을 세밀하게 살펴 달라"고 말했다.
한편, 임 전 교육감은 6·3 지방선거 당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불거진데 이어 경기도교육감 선거와 관련해 성남시중원구선관위와 경기 광주시선관위에서 개표 결과에 대한 착오 입력 사실이 확인된데 대해 "명백히 선관위의 잘못으로 발생한 일임에도 선관위는 일부 잘못만 인정하며 자정의 의지와 능력이 없는 기관임을 스스로 드러냈다"고 지적하며 △정치중립적 선거행정기구화와 각종 정보공개 의무화 및 외부감독제도 도입 등 선관위의 정치적 중립을 위한 기반 마련 △사전투표제 폐지를 비롯해 투명투표함 운영과 투표 후 투표함 이동 없이 각 투표소별로 개표를 진행하는 등 투표함 관리 및 개표 방식 개선을 통한 선거의 투명성 확보 등을 촉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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