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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견뎌낸 택시노동자, 고공에서 명절 맞아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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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견뎌낸 택시노동자, 고공에서 명절 맞아야 하나요?

[고영기 택시노동자가 땅을 밟게] ② 개인의 투지에 권리를 맡겨야 하는 세상은 좋은 세상이 아니다

이번 여름, 유난히 무더웠던 어느 날 마석 모란공원에 가서 방영환 열사의 묘 앞에 참배를 올렸다. 택시노동자의 공짜노동 철폐를 위해 투쟁하다 앞서간 방영환 열사는 하늘에서도 고영기 택시노동자의 투쟁을 지켜보느라 편히 쉬지 못하고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했다.

농성장에 크레인이 찾아오는 날 우리는 고영기 노동자의 건강을 진찰하는 목적으로 고공에 오른다. 고영기 노동자는 누구보다 밝고 누구보다 굳은 심지같은 투지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고공농성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없던 지병이 생겨 약을 챙겨먹고, 근육통은 사지를 온전히 뻗을 수 없는 환경에서 가실 날이 없다.

특히 역대 가장 더운 여름은 크나큰 고비였다. 올 해 한국에서 가장 더운 곳은 바로 고공농성장이었다. 고영기 노동자는 고공에서 폭염을 견뎌내며 건강위험신호 증상을 계속 호소해 왔다. 병원에 가서 검진을 받았다면 필시 열탈진 진단을 받았을 것이다.

"동지들이 올려보낸 수박과 시원한 물로 잘 버티고 있다"며 애써 씩씩하게 말하지만, 여름 내내 땅에서 고영기 노동자를 기다리는 이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했다. 저 위에서 의식을 잃기라도 하면 어떡하나? 그럼에도 내려오시란 말은 감히 쉽게 건넬 수가 없다. 택시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한 투쟁이기때문에, 몸을 내던지는 마지막 절박함으로 고영기 노동자가 선택한 투쟁 방식일 것이기 때문이다.

노동자가 자신의 몸을 마지막 수단으로 내놓는 절박한 투쟁이 세 번째 계절을 맞이하고 있다. 노동시민사회는 힘을 합쳐 대응해보기로 하며 청와대 앞을 다시 찾았다. 대통령에게 노동자의 생명과 존엄을 지키는 일이 과연 누구의 책임인지 묻기 위해서다.

이재명 대통령은 바다 건너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을 같은 산재노동자 출신이라며 형제이자 친구라고 했다. 그렇다면 묻고 싶다. 이 나라 한국에서 자기 살을 깎아가며 공짜노동을 철폐해달라는 너무나 정당한 요구를 걸고 투쟁하는 택시노동자는 대통령에게 형제가 아닌가? 시행령 개정으로 나설 수 있는 일을 이렇게까지 외면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노동부장관은 무엇을 약속했기에 아직 정부로부터 아무 소식을 들을 수 없단 말인가?

의사로서 고영기 노동자를 진료하러 크레인에 오를 때마다, 나 대신 이재명 대통령이 대신 올라갔으면 가끔 생각한다. 고영기 노동자가 온몸을 걸고 싸우고 있는 가장 비좁고 열악한 그 농성장을 두 눈으로 확인했으면 한다.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청와대 앞까지 찾아와 고영기 택시노동자의 목소리를 대신 전하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도 들어주고, 문제 해결에 나서기를 바란다. 그것이 이재명 대통령이 여러 번 말한 노동존중일 것이다. 온몸으로 권리를 말하는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최후의 처방전은 공짜노동 철폐다.

노동자의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기에, 우리 보건의료인들은 마음 졸이며 정부가 나서기를 절박하게 전한다.

▲고공농성 중인 고영기 택시지부 전북지회 대림교통분회장. ⓒ공공운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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