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성큼 다가온 가운데 정리해고·부당노동행위 등에 맞서 거리에서 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들이 청와대를 찾아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5일 청와대 앞에서 '장기 투쟁사업장 문제 해결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거리와 고공에서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이 하루빨리 일터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회견에 참석한 노동자 중에는 복직을 요구하며 싸우는 이가 많았다. 모회사 니토덴코가 공장 화재를 이유로 회사를 폐업한 뒤 계열사로의 고용승계를 요구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 모회사 모베이스가 1조원 대 매출을 올리는 데도 파산으로 일자리를 잃은 우창코넥타 노동자, 현대차의 하청업체 변경으로 일자리를 잃은 이수기업 노동자, 코로나19 시기 정리해고된 세종호텔 노동자 등이다.
정나영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부지회장은 "불타버린 공장 옥상 위에서 박정혜 전 수석부지회장이 600일 고공농성까지 했지만, 일터로 돌아가지 못해 4년째 길거리에서 싸우고 있다"며 "정부가 직접 나서 문제 해결의 길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이수기업에서 해고된 안미숙 금속노조 현대차비정규직지회 사무장은 "이수기업 해고 사태가 발생한지 오늘로 715일째"라며 "하청 노동자의 고용승계 의무를 담은 2003년 현대차 고용승계 확약서와 2024년 대법원의 불법파견 확정파결을 무기 삼아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정 세종충남지역노조 우창코넥타지회장은 "회사가 '사기 파산'한 뒤 80여 명이 일터를 잃고, 협력업체까지 1000여 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떠안았다"며 "왜 해고된 노동자의 시간과 국회, 청와대의 시간이 다른가. 정부는 더 이상 기다리라고 하지 말라"며 사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당부했다.
고진수 서비스연맹 세종호텔지부장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복직을 위해 고공농성을 하던 저를 찾아 '노사관계가 법적 판결로 정리되면 안 된다'고 했지만 후속조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며 "장기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사측의 노조 탄압을 주장하며 싸움을 이어가고 있는 노동자도 있었다. 경영진이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은 카라에서 일하는 노동자, 교섭 해태·조합원 차별 대우 등으로 노동위원회 시정 명령을 받은 좋은책신사고 소속 노동자 등이다.
고현선 전국민주일반노조 카라지회장은 "대표와 경영진은 부당노동행위로 법원에서 벌금형 약식명령을 받고도 반성은커녕 정식재판을 청구하고 항소를 이어가고 있다"며 "지루한 법정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카라는 망가져가고 있다. 정부가 책임있는 감독을 이행할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정철훈 언론노조 좋은책신사고지부장은 "사장은 노조를 '사이비'라 지칭하며 노조를 부정하고, 7년째 직원을 괴롭히고 있다"며 "노동을 존중한다는 정부가 왜 수년째 부당노동행위를 저지르는 사업주를 방치하나"라고 질타했다.
171일째 고공농성을 이어가며 택시 월급제 즉각 실시, 택시업종 간주근로시간제 폐지 등을 주장하고 있는 택시 노동자 고영기 씨의 동료도 참석했다.
최세호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장은 "노동시간 산정이 어렵다며 택시 노동자에게 간주근로시간제를 적용하고 있지만, 택시 호출 앱 등으로 노동시간 산정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본도 13년 전 택시 간주근로시간제 적용을 금했다"며 "고영기 씨가 추석을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있도록 청와대는 시행령으로 즉시 택시 간주근로시간제 적용을 폐지해달라"고 촉구했다.
회견 뒤에는 홍지욱 민주노총 부위원장, 박정훈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김용수 금속노조 부위원장 등 대표단이 김경자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을 만나 장기 투쟁 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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