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밥상의 생선을 대부분 바다에서 잡아 온 것으로 여긴다. 그러나 세계는 이미 잡은 수산물보다 길러 낸 수산물을 더 많이 먹는다. 바다가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다.
유엔식량농업기구의 보고서에 따르면 과잉 어획 상태에 놓인 어족의 비율이 수십 년째 늘어 최근 37.7%에 이르렀다. 남획과 기후변화로 수산자원이 흔들리는 것이다. 그런데 수산물 수요는 오히려 는다. 그 압력 속에서 2022년, 사람이 먹는 수산물 가운데 양식이 어획을 처음으로 넘어섰다. 그러나 양식도 사료와 질병, 연안 환경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잡는 것도 기르는 것도 한계에 부딪히자 '대체 수산물'이라는 새로운 길이 열렸다.
왜 하필 수산물일까. 여기에는 대체 단백질이 특히 파고들 만한 이유가 있다. 물고기를 잡는 과정에서는 목표하지 않은 돌고래와 바다거북까지 함께 걸려드는 혼획이 일어나고 먹이사슬을 거치며 수은 같은 중금속과 미세플라스틱이 생선 몸에 쌓인다. 게다가 우리 소비는 참치와 연어, 새우 같은 특정 어종에 몰려 있다. 대체 수산물은 남획과 혼획, 오염물질, 어종 편중이라는 이 문제들을 한꺼번에 비켜 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표적이 된다.
대체 수산물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첫째는 식물성이다. 콩과 완두 등 여러 식물 단백질을 섞어 참치캔을 흉내 내고 곤약과 해조류로 새우의 탱탱한 식감을 만들며 당근이나 토마토를 얇게 저며 절이면 훈제연어의 결과 빛깔까지 재현할 수 있다. 미국의 굿캐치 같은 기업이 여러 식물 단백을 배합한 참치 대체품을 이미 내놓았다. 관건은 맛과 식감, 그리고 생선의 강점인 오메가-3다. 이 오메가-3는 뒤에서 이야기할 미세조류로 채워 넣는다.
둘째는 세포배양이다. 물고기의 세포를 배양기에서 키워 만든 수산물로 미국은 2025년 배양 연어를 처음으로 승인했다. 흥미로운 것은 이 기술이 겨냥하는 표적이다. 여러 기업이 가장 비싼 부위인 참다랑어 뱃살, 곧 '토로'를 세포로 길러 초밥과 회로 내놓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잡기 어렵고 값비싼 부위만 골라 만들 수 있고 수은과 미세플라스틱이 없는 생선을 설계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게와 랍스터, 새우를 배양하려는 시도도 이어진다. 다만 아직은 값이 비싼 초기 단계다.
셋째는 정밀발효와 미세조류다. 사실 생선의 오메가-3는 물고기가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물고기가 미세조류를 먹어 몸에 쌓은 것이다. 그렇다면 중간 단계인 물고기를 건너뛰고 미세조류에서 곧장 오메가-3를 얻을 수 있다. 이렇게 얻은 조류 유래 오메가-3는 어유와 효과가 대등하면서도 해양 오염물이 섞이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미생물 발효로 생선 특유의 단백질이나 향을 재현하려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그러나 가장 앞서 있고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대안은 따로 있다. 바로 해조류다. 김과 미역, 다시마는 '바다의 작물'이다. 담수도 농지도 비료도 필요 없이 빠르게 자라고 자라는 동안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실제로 세계 수산·양식 생산량 2억 2300만 톤 가운데 해조류가 3700만 톤을 넘는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의 강자다. 김 수출이 급증해 '검은 반도체'라 불릴 만큼 성장했다. 땅에서 콩이 그러하듯 바다에서는 해조류가 환경 부담이 가장 적은 단백질·식품 소재로 주목받는다. 미래의 단백질을 이야기하면서 이미 우리 밥상에 오래 있던 김과 미역을 다시 보게 되는 이유다.
정리하면 대체 수산물은 남획과 해양 파괴의 부담을 나누어 지려는 시도다. 배양 수산물과 식물성 제품은 상용화와 맛, 영양, 규제라는 과제를 아직 안고 있다. 반면 해조류는 그중 가장 현실적이고 앞서 있는 대안이며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분야다. 이들이 진짜 생선을 완전히 대신하기는 어렵겠지만 바다에 걸린 압력을 덜어 주는 역할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바다는 무한하지 않다. 잡는 바다에서 기르는 바다로 그리고 바다를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거두는 해조류로 무게가 옮겨 가고 있다. 삼면이 바다인 수산강국 우리나라에서 이 변화는 위기이자 어쩌면 더 큰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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