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상 시의원 4명 규정에도 공개 명단에는 2명…위원 3명은 최근 사퇴
위원 구성 논란 속 도시계획 심의 진행…포항시는 재공모·재구성에 부정적
2030 도시계획 정비 앞두고 위원 선정 기준과 추천 경위 공개 요구
경북 포항시가 민선 9기 출범 이후 새롭게 구성한 도시계획위원회를 둘러싸고 위원 선정 과정과 구성의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포항시가 지난 5월 도시계획위원 공개모집을 통해 100여명의 지원자를 접수했지만, 최종 공개된 위원 명단에는 당시 접수 명부에서 확인되지 않는 인사가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건설·개발업체 임원과 퇴직 공무원 출신 업계 관계자, 지역 언론사 관계자 등이 위원으로 포함된 데 이어 최근 3명이 사퇴하면서 위원회의 공정성과 독립성, 이해충돌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둘러싼 의문도 커지고 있다.
⏹공개모집 100여명 지원했는데…최종 명단에는 ‘명단 밖 인사’
포항시는 지난 5월 20일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6월 5일까지 지원자를 접수했다.
모집 분야는 도시계획을 비롯해 토목·건축·교통·환경·경관 등 관련 분야였으며, 민간부문에서 100여명이 지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포항시가 지난 15일 공개한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23명 가운데 일부는 당시 공개모집 접수 명부에서 확인되지 않은 인사인 것으로 파악됐다.
포항시도 공개모집 접수 명부와 최종 위원 명단이 일부 일치하지 않는 사실을 인정했다.
시는 이에 대해 시장에게 위원 위촉 권한이 있고, 외부 추천을 받아 내부 검토를 거쳐 위원을 선정했으며 관련 국토교통부 지침에도 부합한다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논란의 핵심은 시장에게 위촉 권한이 있느냐는 문제가 아니다.
공개모집을 통해 지원 자격과 제출서류, 모집기간 등을 사전에 정해놓고 100여명이 지원한 상황에서 공개모집에 참여하지 않은 인사가 어떤 경로와 기준으로 최종 위원에 포함됐는지가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포항시는 외부 추천을 받아 내부 검토를 거쳐 위촉했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추천 경로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개모집에 참여한 지원자들과 별도의 경로로 추천된 인사에게 동일한 기준이 적용됐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건설·개발업체 관계자 등 포함…이해충돌 관리도 쟁점
특히 위원 구성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포항시가 공개한 명단에는 건설·개발 관련 업체 현직 임원과 퇴직 공무원 출신 업계 관계자, 지역 언론사 관계자 등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도시계획위원회는 도시기본계획과 도시관리계획, 개발행위 등 주요 도시계획 사항을 심의하거나 자문하는 기구다.
특히 개발행위와 도시계획 변경 등은 민간 사업자의 사업 추진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위원의 전문성뿐 아니라 이해관계로부터의 독립성과 공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따라서 특정 위원이 개발사업이나 심의 대상 사업과 직·간접적인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면 해당 안건에 대한 제척·회피가 적절하게 이뤄졌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그만큼 포항시가 위원별 전문 분야뿐 아니라 이해관계 여부와 제척·회피 적용 기준, 실제 적용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역 언론사 관계자의 위원 참여 역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언론이 지방행정과 각종 개발사업을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언론사 관계자가 주요 개발사업을 심의하는 도시계획위원으로 참여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조례에는 ‘시의원 4명’…공개 명단에는 2명
위원회 구성 과정에서 또 다른 논란은 시의원 정원 문제다. 포항시 도시계획 조례는 도시계획위원회를 20명 이상 25명 이내로 구성하도록 하면서 위원 가운데 시의회 의원 4명을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포항시가 지난 15일 공개한 23명의 명단에는 시의원이 2명만 포함됐다. 포항시는 전체 위원 수가 조례가 정한 20~25명 범위에 포함돼 있어 위원회 운영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또 나머지 시의원 2명에 대해서는 포항시의회가 조만간 추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전체 위원 정원과 별도로 조례에 명시된 ‘시의회 의원 4명’이라는 세부 구성 기준이 현재 충족되지 않은 것은 사실인 만큼,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 속 위원 3명 사퇴…포항시는 심의 계속
위원 구성 논란은 일부 위원의 사퇴로까지 이어졌다. 포항시 관계자는 21일 최근 건설업체 임원과 언론사 관계자 등 3명의 위원이 사퇴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시민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하다”며 “최근 논란과 관련해 포항시에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위원들이 사퇴했다”고 설명했다.
3명의 위원이 사퇴하면서 별도의 후임 위촉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현재 위원 수는 20명으로, 조례상 최소 정원에 해당한다.
문제는 위원 구성에 대한 논란과 사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포항시가 도시계획 심의를 진행했다는 점이다. 포항시는 최근 도시계획위원회를 열고 개발행위허가 등 모두 9건의 안건을 조건부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 구성에 대한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심의가 계속되면서 향후 해당 심의의 절차와 위원 구성의 적정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포항시 “재공모·재구성 필요 없다”…외부 추천 경위는 비공개
논란이 확산되면서 공개모집을 다시 실시해 도시계획위원회를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포항시는 현재까지 재공모나 위원회 재구성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공개모집 이후 별도의 추가공모를 진행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외부 추천을 받아 내부적으로 검토해 위원을 선정했으며 관련 지침에도 부합한다는 설명을 내놨다.
다만 외부 추천이 구체적으로 어떤 경로를 통해 이뤄졌는지, 어떤 기준으로 추천 인사를 검토했는지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결국 이번 논란에서 포항시가 해소해야 할 가장 큰 의문은 공개모집에 100여명이 지원한 상황에서 왜 별도의 외부 추천 인사가 최종 위원으로 포함됐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선정 기준이 적용됐는지다.
⏹2030 도시계획 정비 앞두고 ‘신뢰 회복’ 필요
포항시는 앞으로 2030 도시계획 정비 등 도시 공간구조와 토지이용 방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도시계획 절차를 앞두고 있다.
도시계획위원회가 향후 주요 개발사업과 도시계획 관련 사항을 심의하는 만큼 위원 선정 단계부터 전문성은 물론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처럼 공개모집 절차와 최종 위촉 과정의 차이, 외부 추천 경위에 대한 비공개,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위원 구성, 시의원 정원 문제, 일부 위원의 사퇴가 한꺼번에 제기된 상황에서는 단순히 “전체 정원에는 문제가 없다”는 설명만으로 시민들의 의문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포항시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사과 입장을 밝힌 만큼, 이제는 사과에 그치지 않고 위원별 선정 경위와 추천 과정, 조례상 구성기준 충족 여부, 이해충돌 방지 및 제척·회피 운영 현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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