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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부유한 지옥이 됐나? 3만 달러 시대의 불편한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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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왜 부유한 지옥이 됐나? 3만 달러 시대의 불편한 진실

[프레시안 books] 김윤태·윤홍식 외 <한국 불평등 보고서>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불평등이라는 지적은 전혀 새롭지 않다. 숫자로도 쉽게 확인된다.

<2026 옥스팜 도넛 리포트>에 따르면,

△ 지난 30년간 한국의 GDP는 약 3배 성장(2025년 1인당 GDP는 약 3만7000달러)했지만 그 성과는 소수에게 집중됐다.

△ 상위 10% 가구의 소득은 하위 10%의 20배에 달하고, 상위 0.1%인 사람이 이틀도 안 돼서 버는 돈은 소득이 낮은 근로자 절반의 1년 소득인 858만 원과 맞먹는다.

△ 소득 하위 10% 가구에서 태어난 아이가 평균 소득에 도달하는 데 150년이 걸린다.

△ 개인 소득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12.4%, 순자산 상위 20% 가구가 63.1%를 차지하며 부의 집중 역시 심화되고 있다.

△ 상위 0.1% 1년 연봉을 벌기 위해 하위 50% 근로자는 165년을 일해야 한다.

△ 상위 20%가 주택 자산 78%를 차지, 부동산이 자산 격차를 결정한다.

△ 복지가 가장 필요한 하위 20%가 받는 몫은 14년간 약 10%포인트 감소했다.

△ 한국의 세금, 사회보험 부담은 OECD 평균보다 33% 낮다

△ 한국의 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은 OECD 평균의 72% 수준이다.

△ 조세와 공공사회지출을 통한 소득 불평등 감소율은 OECD 평균의 56.3%에 불과하다.

ⓒ<한국 불평등 보고서>
ⓒ<한국 불평등 보고서>
ⓒ<한국 불평등 보고서>
ⓒ<한국 불평등 보고서>

<한국 불평등 보고서> (김윤태, 홍민기, 윤홍식, 윤자영, 전하람, 김윤정 지음)는 소득과 자산부터 조세와 복지, 젠더, 교육, 기후 위기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를 가로지르는 불평등의 실체를 최신 통계와 입체적 연구로 추적한다. 이 책의 모태는 지난 2026년 2월 옥스팜 코리아가 펴낸 <2026 옥스팜 도넛 리포트>로,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6명의 학자와 연구자가 뜻을 모아 내용을 더욱 깊고 넓게 확장하여 완성한 종합 보고서다.

저자들은 1962년부터 1992년까지를 고도성장의 시대로 본다면, 1992년 이후 지금까지는 '거대한 분열의 시대'라고 진단한다. 경제성장의 과실이 모든 계층에 고르게 돌아가지 않으면서, 소득 격차는 자산, 교육, 노동, 젠더, 세대, 지역 등 삶의 전반으로 번져나갔다.

특히 주목할 점은 자산 불평등의 심각성이다. 대다수의 자본주의 발전국에서는 주식 등 금융자산의 불평등도가 높게 나타나는 반면, 한국은 전체 자산 중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고 부동산 자산 불평등이 곧 전체 자산 불평등을 결정짓는 구조를 보인다.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교육과 기회를 좌우하고,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심각한 노인 빈곤율과 성별 임금 격차 등이 맞물려 사회적 이동의 사다리는 점점 무너지고 있다.

<한국 불평등 보고서>를 관통하는 가장 명확한 메시지는 "불평등은 세계화와 기술 발전이 만든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아니라, 우리가 선택한 제도와 정책의 결과"라는 점이다. 기업지배구조, 분절된 노동시장, 낮은 조세 부담, 제한적인 복지 체계 등이 오늘의 불평등을 만들어온 핵심 요인이다.

이처럼 불평등이 우리 사회의 '선택'의 결과이기 때문에, 다른 미래를 그려볼 수 있다고 저자들은 강조한다. 현재의 불평등을 방치하는 '미루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기'의 끝에는 계층 세습, 저출산, 세대·젠더 갈등, 지역 소멸, 정치적 양극화라는 파국이 기다리는 반면,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적극적 행동에 나선다면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이 선택은 AI 시대를 맞은 지금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동시에 고용과 소득의 격차를 더욱 벌릴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과연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결국 불평등은 '누가 얼마나 가졌는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노력하면 삶이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갈 수 있다는 신뢰, 다음 세대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는 희망에 관한 문제다. 지나친 불평등이 이 믿음을 무너뜨릴 때 경제의 문제는 곧 민주주의의 문제가 된다."

▲<한국 불평등 보고서> (김윤태, 홍민기, 윤홍식, 윤자영, 전하람, 김윤정 지음) ⓒ사회평론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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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기혜

프레시안 편집·발행인. 2001년 공채 1기로 입사한 뒤 편집국장, 워싱턴 특파원 등을 역임했습니다. <삼성왕국의 게릴라들>, <한국의 워킹푸어>, <안철수를 생각한다>, <아이들 파는 나라>, <아노크라시> 등 책을 썼습니다. 국제엠네스티 언론상(2017년), 인권보도상(2018년), 대통령표창(2018년) 등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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