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 중인 새만금 기본계획 변경안을 두고 지역 사회와 환경 단체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35년간 이어져 온 '새만금 희망고문'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30일 전북특별자치도의회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새만금 새판짜기 정책 토론회’에서 오창환 새만금도민회의 공동대표는 현재의 토목 및 매립 중심의 개발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며 새만금 사업이 진정으로 성공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4대 성공조건'을 제안했다.
오 대표의 주장은 막대한 예산 낭비와 생태계 파괴를 막고 기업 유치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앞당길 수 있는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갯벌 매립 전면 중단 및 기존 농지 활용을 통한 산업단지 조기 조성
정부의 변경안은 산업단지를 기존 12.1㎢에서 37.5㎢로 대폭 확대하면서도 용지 조성 비용은 오히려 10.45조 원에서 7.02조 원으로 3.43조 원이나 감축했다.
오 대표는 "물가 상승과 연약 지반 개량 비용 등을 고려할 때 실제 산업단지 확장에는 약 15.8조 원이 필요하며, 현재의 예산 투입 속도라면 완공까지 45년에서 길게는 90년 이상이 소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기업 유치 시기를 놓치는 '제2의 희망고문'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오 대표는 군산, 김제, 부안의 기존 농지를 활용해 산업단지를 조성할 것을 제안했다. 이 방식을 채택하면 기반 조성 비용을 갯벌 매립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대폭 절감할 수 있으며, 10년 이내에 안정적인 초정밀 산업단지의 조기 공급이 가능해진다.
또한 추가 매립을 위해 3.8억㎥의 바다 밑바닥을 준설하면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새만금호 수질 오염과 생태계 파괴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농생명용지 내 '영농형 태양광' 도입으로 3GW RE100 전력 조기 확보
현재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서는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달성이 필수적이지만 새만금 내 해상풍력과 수상태양광 사업은 기술적 난제와 인허가 문제로 2030년까지 목표량 달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오 대표는 이미 조성된 농생명용지에 농사와 발전(發電)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을 전면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생명용지를 활용하면 민원 없이 5년 안에 원자력 발전소 3기 규모에 해당하는 3GW의 재생에너지를 신속하게 구축할 수 있다.
경제적 효과도 막대해 단순히 조사료만 재배할 때보다 연간 약 3000억 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하며 이 막대한 수익은 기업 유치에 필수적인 송전선로 구축이나 지역 농민 지원, 피해주민 보상 등 새만금과 전북 발전을 위한 핵심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기후위기 해수면 상승 대비…새만금호 관리수위 상향 및 상시 해수유통
기후변화로 인해 2100년까지 서해의 해수면이 40~80cm 이상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재 새만금호의 내부 관리 수위(-1.5m)를 고집하는 것은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엄중한 경고도 내놨다.
오 대표는 "해수면이 상승하면 현재의 수위에서는 내부의 물을 바다로 배출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해져, 새만금 매립지와 수변도시 일대가 상시적인 침수 및 홍수 피해 지역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새만금호의 관리 수위를 평균 해수면(0m) 수준이나 그 이상으로 1m 상향 조정하고 동시에 배수갑문을 증설하고 상시 해수유통 체제로 전환해야만 수질 악화(저층 빈산소 수괴 현상)를 막고 재해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나아가 수질과 생태계가 회복되면 매년 수조 원에 달하는 수산업 및 관광업의 피해를 막고 지역 경제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설명이다.
적자 예상 신공항 백지화…'인천공항 직결 KTX'로 물류 패러다임 전환
마지막으로 오 대표는 현재 추진 중인 새만금 신공항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새만금 신공항은 미군의 관제권 통제를 받아야 하는 반쪽짜리 공항이자 항공 수요 부족으로 매년 200억 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는 '지역 거점 소형 공항'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또 조류 충돌 위험이 무안공항의 600배에 달해 안전성 문제도 심각하다며 그 대안으로 기존 철도망을 활용한 '전주-익산-오송-어천-송도-인천공항' 노선의 KTX 고속철도망 구축을 제시했다.
이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전주에서 인천공항까지 1시간 30분대면 도달할 수 있어 실효성 없는 신공항을 짓는 것보다 훨씬 빠르고 경제적으로 인적·물류 네트워크를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오 대표의 구상이다.
더불어 신공항 부지인 '수라갯벌'의 천혜의 생태환경을 보존하여 연간 수백만 명이 찾는 세계적인 생태 관광지로 개발하는 것이 전북 발전에 훨씬 큰 공헌을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오창환 대표는 "속도전과 비현실적 개발이라는 낡은 관성을 깨고 생태 보전과 주민 이익 공유를 중심에 두는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전환을 이끌어갈 수 있는 '새만금 민관협의회' 등 통합 거버넌스 구축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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