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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야외정자, 관리는 뒷전…읍·면·동 설치 10건 중 9건 한 업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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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 야외정자, 관리는 뒷전…읍·면·동 설치 10건 중 9건 한 업체에

먼지·호박넝쿨에 방치된 쉼터…1인 견적 계약 집중·설치 수요 검증 필요

경북 영주시가 설치한 야외정자 일부는 먼지와 호박넝쿨에 뒤덮인 채 방치된 반면, 읍·면·동 정자 설치사업은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특정 업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시설 관리가 소홀한 상황에서 신규 설치는 계속돼 설치 필요성과 업체 선정 과정, 사후관리 전반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2년간 영주시 본청에서 발주한 정자 설치사업 23건을 제외하고, 읍·면·동에서 발주한 10건을 살펴본 결과 모두 1인 견적 수의계약으로 체결됐다. 이 가운데 9건은 한 업체가 맡았다. 여러 업체의 견적을 비교하지 않는 계약 방식이 반복되면서 계약이 집중된 경위와 업체 선정 기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장에서는 기존 정자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모습이 확인됐다. 일부 정자는 마루에 먼지와 낙엽이 쌓여 앉기 어려웠고, 호박넝쿨이 난간 안쪽까지 뻗어 있었다. 바닥에는 종이상자가 흩어져 있어 주민 쉼터로 쓰기에는 관리 상태가 부실했다.

안정면 한 정자 주변에는 주택이 5~6채에 불과했고, 그중 일부는 빈집이었다. 인근 주민들은 정자가 있어 1년에 한두 차례 이용하지만, 없어도 크게 불편하지 않을 시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러한 현장 상황은 설치에 앞서 실제 이용 수요를 충분히 살폈는지 의문을 남긴다. 주민들이 얼마나 자주 이용할지, 주변에 다른 쉼터는 없는지, 설치 후 누가 관리할지 확인하지 않으면 시설을 늘려도 방치되는 정자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영주시에 설치된 공공 야외정자 369곳과 농심나눔쉼터 208곳을 합하면 모두 577곳이다.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시민 173명당 한 곳꼴이다. 여기에 2023년부터 2026년 9월까지 야외정자형 쉼터 33곳이 추가 설치됐다. 기존 시설의 이용·관리 실태를 살피고 신규 설치 우선순위를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행 ‘영주시 야외 정자 설치 및 관리 조례’는 기존 정자와의 거리와 주민 이용도를 고려하고, 이미 정자가 설치된 장소에는 신규 설치를 지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리부서가 연 1회 이상 시설을 점검하도록 한 규정도 있다. 설치 결정 당시 수요를 어떻게 확인했는지, 정기 점검에서 드러난 관리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계약이 한 업체에 집중됐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성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읍·면·동 발주 10건이 모두 1인 견적 수의계약이고, 그중 9건을 한 업체가 맡았다면 각 발주 부서가 어떤 기준으로 업체를 선정했는지 공개해야 한다. 견적금액의 적정성을 어떻게 검토했는지도 확인 대상이다.

▲영주시 안정면 한 야외정자 마루에 먼지와 낙엽, 종이상자가 쌓여 있고 호박넝쿨이 난간 안쪽까지 뻗어 있다. 인근 주민들은 정자를 1년에 한 두 차례 이용할 뿐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 프레시안(최홍식)

영주시는 정자 설치 신청 경위와 수요조사 자료, 견적서와 업체 선정 사유를 공개하고 기존 시설의 이용·관리 실태를 점검해야 한다. 이용이 드문 시설은 관리·활용 방안을 재검토하고, 신규 설치는 실제 수요와 관리 여건을 확인한 뒤 결정할 필요가 있다.

손성호 영주시의회 경제도시위원장은 “정자조례 때문에 불필요한 정자가 계속 들어서고 있어 예산낭비가 심각하다”며 “조례 가운데 불합리한 요소는 반드시 손을 봐서 더 이상 영주시의 소중한 혈세가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주시 담당부서인 공원관리과에서는 "매년 야외정자의 보수 및 설치에 2억 정도의 예산이 잡혀 있어 매년 10개 정도의 야외 정자가 보수되거나 신규로 설치된다"며 "향후 이용도가 떨어지는 지역은 신규설치를 지양하고 그 적절성에 대해 면밀하게 따져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민들은 무분별하게 늘어나는 야외정자에 우려를 나타냈다.

주민 A씨는 “정자는 본래 경관이 아름다운 곳에서 자연을 즐기며 정신을 수양하던 건축물인데 경로당 마당이나 아파트단지 심지어는 매연과 소음이 끊이지 않는 교차로 등지에 정자를 마구 설치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먼지만 쌓여 방치되는 야외 정자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청년일자리 지원이나 독거노인의 힘이 될 수 있는 데 예산을 사용했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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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식

대구경북취재본부 최홍식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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