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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난타부터 약산 김원봉까지… 1600년 한·중 교류사를 깨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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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난타부터 약산 김원봉까지… 1600년 한·중 교류사를 깨우다

[기획] 한중 교류 1600년, 전북 청년들이 관광교육으로 다시 잇다 ①

지방 소멸의 위기 속, 전북의 대학이 국경을 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강소성(장쑤성)이 품은 1600년의 깊은 교류사를 현대의 ‘지역 관광’으로 부활시키는 거대한 실험이 닻을 올린 것이다. 이는 단순한 학술 교류가 아니다. 우석대학교와 중국 삼강대학교 청년들이 직접 양국의 관광 지도를 그리고, 기업과 지자체가 이를 실제 비즈니스로 구현하는 이른바 ‘전북형 글로벌 앵커사업’이다. 이에 <프레시안>은 총 4회에 걸친 기획 보도를 통해 1600년의 물길을 이어 미래 산업의 해답을 찾아 나선 청년들과 우석대 교수진들의 도전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

전북특별자치도와 중국 강소성(장쑤성)의 만남은 현대 지방행정 단위 간의 단순한 자매결연이나 표면적인 우호 행사에 그치지 않는다.

이 두 지역의 지정학적, 문화적 인연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무려 1600년이라는 거대한 시간의 지층이 모습을 드러낸다.

강소성은 한반도와 중국 대륙이 오랜 세월 동안 인적 자원, 종교적 신념, 깊이 있는 지식과 당대 최첨단의 기술을 치열하게 주고받은 동아시아 교류의 융광로이자 핵심 공간이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백제 땅에 불교의 씨앗을 뿌린 시작점부터가 강소성과 맞닿아 있다. 384년 백제에 최초로 불교를 전파한 인도 출신 전법승 마라난타는 남경(건강)을 수도로 삼았던 동진의 불교 문화권에서 건너온 인물이다.

백제 무령왕 역시 양나라 무제에게 사신을 보내 ‘영동대장군’ 작호를 받으며 백제의 부활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공주의 백제 무덤에서 출토된 "조차시건업인야(造此是建業人也, 이것을 만든 사람은 건업인이다)" 명문 벽돌은 고대의 교류가 지배층을 넘어 건축·벽돌 장인 등 실무 전문가들의 잦은 이동으로까지 확장되었음을 증명하는 생생한 물질적 증거다.

통일신라 시대로 넘어오면 강소성은 한반도 청년들이 글로벌 역량을 키우고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전진 기지 역할을 수행했다. 장보고와 정년은 강소성 북부 서주의 무령군에서 복무하며 선진 군사 제도를 습득했고, 이 경험은 훗날 해상 제국 청해진 건설의 밑거름이 되었다.

▲중국 강소성 양주시에 있는 최치원 기념관. 고운 최치원은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도 양국 교류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평가 받고 있다. ⓒ프레시안

전북과 인연이 깊은 고운 최치원 또한 남경 율수현위로 부임해 실무 행정을 익혔고, 남경 인근의 양주에서 활동하며 동아시아 최고 수준의 외교 문서인 『계원필경집』의 뼈대를 완성했다. 양주에는 지금도 최치원기념관이 운영되며 그 족적을 기리고 있다.

고려와 조선 시대에도 인연은 쉼 없이 이어졌다. 대각국사 의천은 진강 금산사에서 송나라의 선승 불인 요원과 교리를 논했고, 고려 충선왕과 이제현도 강남 일대를 여행하며 금산사와 인연을 맺었다.

근현대에 이르러 강소성 남경은 약산 김원봉과 윤세주가 조선혁명군사정치간부학교를 세워 독립군 청년 간부를 양성한 무장 투쟁과 민족 통합의 심장부로 탈바꿈했다.

조선에 입국한 최초의 가톨릭 사제 주문모 신부의 출생지가 곤산지역이라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전북의 전주객사 현판, 임진왜란 귀화 장수들의 사당, 익산 미륵사지와 새만금 등은 강소성의 이러한 역사적 맥락과 훌륭한 대칭점을 이룬다.

우석대학교가 최근 중국 삼강대학교를 찾아 교류와 협력을 논의한 출발점은 바로 양 지역의 단순한 관광지 방문을 넘어 1600년의 교류 궤적을 2027년의 한중 청년들이 새롭게 재해석하고 양국의 미래 관광 자원으로 승화시킨다는 점에서 막대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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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홍

전북취재본부 김대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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