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핑장에서 바비큐를 준비하다 고기나 채소가 부족해도 다시 차를 몰고 장을 보러 나갈 필요가 줄어든다. 스마트폰으로 주문한 식자재가 드론을 타고 영주호 오토캠핑장까지 찾아온다.
경북 영주시가 기존 음식 배달에 지역 신선식품 공급을 더하며 드론 배송 서비스를 확대한다. 영주농협 파머스마켓과 공공배달앱 ‘먹깨비’를 연결해 캠핑객에게 고기와 채소, 과일 등 캠핑용 먹거리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영주시는 이 서비스를 10월 3일부터 11월 29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운영한다고 2일 밝혔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용객은 먹깨비 앱에서 주소를 ‘영주시 드론배송센터’로 설정한 뒤 드론배달 카테고리에서 영주농협 파머스마켓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배송센터 주소는 영주시 지천로1번길 208이다. 오후 4시까지 주문한 물품은 당일 오후 6시까지 캠핑장 관리동 앞 드론 배달점으로 배송된다.
이번 사업은 캠핑객의 장보기 불편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먹거리 판매망을 관광지까지 넓히려는 시도다. 음식점에서 조리한 음식을 배달하는 데서 나아가 이용객이 직접 요리할 신선 식자재까지 공급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영주시는 올해 드론 배송 고도화를 통해 최대 7㎏의 물품을 싣고 왕복 20㎞를 비행할 수 있는 배송 체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서천과 영주호 일대 8개 배달점을 중심으로 20여 개 가맹점이 참여하고 있다.
드론 배송이 영주에서 처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시는 지난해 서천과 영주호에 배송 거점과 배달점을 구축하고 안전성 검증과 비행로 시험을 거쳐 음식 배송을 시범 운영했다. 올해 파머스마켓과의 연계는 기존 서비스를 신선식품 유통으로 확장하는 단계다.
전국에서도 드론 배송은 섬과 공원, 캠핑장 등으로 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2025년에는 23개 지자체가 참여해 44개 섬과 122개 공원 등 166개 지역에서 총 5,236회 배송했다. 2024년 2,993회보다 약 75% 늘어난 규모다. 올해는 25개 지자체에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추진하도록 사업 대상을 선정했다.
영주와 비슷한 사례는 강원 원주다. 원주시는 올해 6월 신림면 황둔리 캠핑장을 대상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황둔찐빵과 찐옥수수에 신선 과채류를 추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역 먹거리를 캠핑객에게 공급한다는 점에서 영주의 파머스마켓 연계 사업과 닮았다.
경기 성남에서는 중앙공원과 탄천 물놀이장 이용객이 먹깨비로 음식을 주문한다. 올해는 로봇이 음식점에서 드론 배송 거점까지 물품을 운반하고, 드론이 공원 내 지정 장소까지 이어서 배송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제주에서는 섬으로 식품을 보내는 것뿐 아니라 가파도 성게알과 비양도 해산물을 본섬으로 실어 나르는 ‘역배송’도 이뤄졌다.
서비스 확대와 함께 중요한 과제는 안전이다. 하천이나 호수 위를 따라 비행하는 경로를 활용하면 주택과 도로 등 생활공간 위를 지나는 구간을 줄일 수 있다. 기체나 배송 물품이 떨어지는 상황에 대비해 지상 인명·재산 피해 위험을 낮추려는 방식이다. 다만 물 위를 비행한다고 사고 가능성이나 피해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K-드론배송은 사전에 비행로와 배송 거점, 실시간 상황관리 체계를 구축해 운영한다. 국토교통부는 비행 전 위험평가와 기체 상태 점검을 의무화하고 배송업체 안전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드론 배송의 신뢰성은 비행 경로뿐 아니라 기체 점검과 관제, 현장 안전관리가 함께 뒷받침돼야 확보할 수 있다.
영주호에 열린 배달 하늘길이 일상적인 서비스로 자리 잡을지는 실제 이용 수요와 안정적인 운영에 달려 있다. 이번 가을 캠핑장 신선식품 배송은 지역 유통망과 관광지를 드론으로 연결하는 가능성을 살펴보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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