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패스 단말기 없이 차량 번호판을 촬영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하는 ‘스마트톨링’ 시범사업에서 통행료를 제때 납부하지 않은 사례가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확대에 필요한 비용까지 고려하면 제도 전반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경기 용인병)이 5일 공개한 한국도로공사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5월 28일부터 지난해 5월 27일까지 9개 영업소에서 진행된 스마트톨링 시범사업에서 번호판 영상인식으로 통행한 23만4036건 가운데 18만3235건이 통행 후 15일 이내에 납부되지 않아 미납으로 전환됐다.
전체 영상인식 통행 건수의 78.3%에 해당하는 규모다. 미납으로 전환된 건 가운데 20회 이상 통행료를 내지 않은 상습 미납 건도 4만8735건으로 26.6%를 차지했다.
스마트톨링은 하이패스 단말기가 없는 차량도 요금소에서 멈추지 않고 통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사전에 등록한 카드로 통행료를 자동 결제하거나 통과 이후 15일 이내에 이용자가 직접 납부할 수 있다.
다만 자동결제를 신청하지 않은 차량의 경우 통행료 납부를 신속하게 안내하기 어려운 점이 과제로 지적된다. 현행법상 도로공사가 운전자의 연락처를 확보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 납부기한이 지난 뒤 차량 소유자의 주소를 조회해 미납 사실을 안내하는 방식으로 징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공사는 원활한 통행료 납부를 위해 유료도로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의원실이 요구한 법 개정 추진 현황에는 ‘해당사항 없음’이라고 답변했다.
전국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도로공사는 재정·민자 고속도로 통행료를 최종 출구에서 한 번에 정산하는 ‘원톨링’ 체계를 유지하려면 연계 민자노선 19개를 포함해 전국적으로 스마트톨링을 도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자도로 관련 구축비만 최소 1282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민자운영사가 요구하는 시설 개선비와 미납 증가에 따른 행정비용, 손실 보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소요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현재 하이패스 이용률이 94%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투자에 대한 경제성도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하이패스 미설치 차량의 미납액은 연평균 89억원으로, 민자도로 관련 구축비 추산액은 연평균 미납액의 최소 14.4배 수준이다.
운영비 절감 효과 역시 당초 기대만큼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로공사는 주행 중 차량 무게를 측정하는 고속축중기의 성능 한계로 기존 과적 단속체계와 영업소·단속인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2017년 KDI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산정된 총편익 2조9826억9000만원 가운데 약 66%인 1조9832억9000만원의 영업소 시설·운영비 절감 편익을 현재는 반영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부 의원은 “시범사업에서 영상인식 이용 건의 78.3%가 15일 이내 통행료가 납부되지 않아 미납으로 전환됐지만 신속한 납부 안내를 위한 제도 정비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전국 확대를 위한 민자도로 관련 체계 구축비만 최소 1282억원이 필요한 데다 당초 기대한 영업소·운영비 절감도 어려워진 만큼 국토부와 도로공사는 전국 도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