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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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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개혁의 남은 과제들

[복지국가SOCIETY] 공소청·중수청 출범에 부쳐

지난 2일 검찰청이 간판을 내리고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했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를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이 제도적으로 중요한 고비를 넘어선 것이다. 참으로 긴 여정이었다. 2003년 노무현 정부가 검찰개혁을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한 이래 23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수많은 사람이 권력의 부당한 행사에 문제를 제기하고, 갈등과 희생을 감당하며 개혁을 이어왔다. 오늘의 변화는 그 노력 위에서 이루어진 성과이다.

그러나 새로운 기관의 출범이 개혁의 완성을 뜻하지는 않는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지도부 구성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갈등은 새 제도의 앞날을 걱정하게 한다. 더 깊은 문제는 사람을 임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공소청이 기소를 담당하고 중수청을 비롯한 수사기관이 수사를 담당하는 체계가 실제로 권력을 분산하고 국민의 권리를 지킬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이를 위해 세 가지 과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공소청의 조직과 기능

공소청의 핵심 임무는 수사기관이 제출한 사건을 독립적으로 심사하여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법정에서 그 판단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수사기관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더라도 공소청은 증거가 적법하게 수집되었는지, 믿을 만한지, 혐의를 부정하는 증거는 없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 수사에 참여한 사람이 자신의 수사결과를 평가할 때 생기기 쉬운 편향을 줄이는 데 수사·기소 분리의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 역할을 수행하려면 조직과 인력도 달라져야 한다. 수사기능이 빠졌으니 인원을 일정 비율로 줄이면 된다는 접근으로는 부족하다. 방대한 기록을 검토하고, 복잡한 증거를 검증하며, 법정에서 입증하는 데 필요한 인력을 배치해야 한다. 경제범죄나 디지털 증거에 관한 전문성도 필요하다. 다만 그러한 전문성은 수사결과를 정확하게 심사하는 데 사용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제출된 전자파일이 변조되었는지 확인하는 일과 저장매체 전체를 뒤져 새로운 범죄혐의를 찾아내는 일은 다르다. '증거분석'이라는 이름 아래 후자의 활동까지 이루어진다면 공소청에 수사기능이 다시 생길 수 있다. 분석할 자료를 어떻게 확보하고 어디까지 살펴볼 수 있는지, 새로운 혐의가 발견되면 어떻게 처리할지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

여기서 중요한 원칙이 행정조직법정주의이다. 쉽게 말하면 국가기관의 핵심 조직과 권한을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헌법 제96조와 정부조직법 제2조 제1항은 그 근거가 된다. 그러나 공소청법 제15조·제20조·제27조는 내부조직과 사무분장의 상당 부분을 대통령령에 맡기고 있다. 법률이 기본 틀을 정하고 대통령령이 세부사항을 보충하는 것은 필요하다. 문제는 독립적인 기소심사와 수사기능의 경계처럼 개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사항까지 행정부의 조직편성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이다. 이 경계와 수행 원칙은 법률에 분명하게 담아야 한다.

공소청과 중수청의 권한 관계

공소청과 중수청은 조직상 분리되어 있지만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는 긴밀하게 연결된다. 수사기관의 영장 신청에 대해 검사가 법원에 청구할지를 판단하고, 기소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부족한 수사를 보완하도록 요구한다. 수사기관이 사건을 공소청에 보내지 않기로 한 불송치 결정에도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위법한 강제수사나 부실한 사건처리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장치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권한이 결합하면 공소청은 수사의 방향과 일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추가 조사를 거듭 요구하고, 이행 여부를 관리하며, 법정 요건에 따라 다른 수사기관을 지정하거나 담당자에 대한 직무배제·징계를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무배제나 징계를 요구하는 권한은 공소청이 직접 인사처분을 하는 권한과는 다르지만, 담당 수사관에게 미치는 부담은 작지 않다.

따라서 증거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라는 요구와 특정한 결론에 도달하라는 압박을 구별해야 한다. "이 거래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라"는 요구는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필요한 조사를 마친 뒤에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같은 조사를 반복하게 한다면 수사기관의 독자적인 판단은 무력해진다. 요구할 때에는 무엇이 부족하고 왜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 반복 요구나 담당 기관 변경에는 그에 상응하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 법률 해석과 증거 평가에 관한 합리적인 이견을 지시 불이행으로 취급해서도 안 된다. 기관 간 협의로 해결되지 않는 갈등에는 독립적인 심사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그래야 공소청의 심사권과 수사기관의 판단 책임이 함께 유지될 수 있다.

수사기관의 직무범위와 기관 간의 관계

현행법상 주요 수사기관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중수청 그리고 경찰이다. 경찰은 일반적인 범죄를, 중수청은 법률이 정한 중대범죄를,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 등을 수사한다. 경찰청에 설치된 국가수사본부는 별개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경찰의 수사를 지휘·감독하는 내부 조직이다. 그러나 수사기관이 나뉘어 있다고 해서 개별 사건을 어느 기관이 맡아야 하는지가 언제나 명확한 것은 아니다. 범죄의 유형과 관련자의 신분에 따라 여러 기관의 수사범위가 겹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수사범위가 겹치는 사건이다. 고위공직자가 관련된 부패사건에는 여러 기관의 관할이 중첩될 수 있다. 기관들이 서로 사건을 맡겠다고 경쟁하면 중복조사가 발생하고, 다른 기관의 일이라며 넘기면 처리가 지연될 수 있다. 그 부담은 반복해서 출석해야 하는 시민과 사건 해결을 기다리는 피해자에게 돌아간다.

사건을 어느 기관이 맡을지 조기에 결정할 기준이 필요하다. 전문성, 이미 진행된 수사의 정도, 이해충돌 가능성, 피해자 보호와 당사자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이첩할 때에는 그 이유와 기록의 인계 상황을 남기고, 수사에 지장이 없는 범위에서 당사자에게 담당 기관과 변경 사유를 알려야 한다. 부당한 기관 변경이나 현저한 지연에 대해 신속하게 심사를 구할 절차도 필요하다.

정치권력과 수사기관의 관계 역시 살펴야 한다. 중수청법 제6조는 행정안전부장관이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중수청장만을 지휘·감독하도록 한다. 이는 개별 사건에 대한 지휘를 금지한 규정이 아니다. 지휘의 상대방을 청장으로 제한한 것이다. 따라서 사건 지휘의 요건과 한계를 명확히 하고, 서면으로 이유를 남기며, 적법성을 심사할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인사와 예산을 통한 부당한 영향력도 통제해야 한다.

검찰개혁의 성과는 새로운 기관의 이름과 처리 실적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억울한 기소와 중복수사가 줄었는지, 사건이 불필요하게 지연되지 않는지, 피해자의 권리구제와 피의자의 방어권이 나아졌는지를 물어야 한다.

오랜 노력으로 이루어낸 제도적 변화가 시민의 삶에 정착하도록 하는 일이 이제 남아 있다. 수사기관은 수사의 과정과 결과에 책임을 지고, 공소청은 기소판단과 공소유지에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는 그 권한의 경계를 법률로 정하고 실제 운영을 점검해야 한다. 누가 어떤 권한을 행사했으며, 왜 그런 판단을 했고, 잘못되었을 때 어떻게 바로잡을 수 있는지가 분명해질 때 검찰개혁은 국민이 체감하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지난 2일 출범한 서울 서초구 공소청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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