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제영화제(SGIFF)가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9명의 영화 암살자(들) '개막작 철회' 요구에 답을 내놨다.
SGIFF는 전날인 7일 공식 입장을 통해 제작진의 창작적 비전을 존중한다며 '암살자(들)'을 예정대로 제37회 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한다고 밝혔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한국 정치권의 논란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독립적인 프로그래밍'을 강조하며 개막작 선정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영화제 측이 제시한 기준은 명확했다. 작품의 예술적 성취와 동시대 아시아 영화에 대한 기여를 바탕으로 독립적인 프로그래밍 과정을 거쳐 선정했다는 것이다. 제작진이 실제 역사적 사건에 허구의 인물과 상황을 결합한 영화적 상상력의 결과물이라고 설명해왔다는 점도 함께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6일 소속 국회의원 109명 전원의 뜻을 담은 서한을 제레미 추아 SGIFF 집행위원장에게 보내 개막작 선정 철회를 요구했다. 실제 역사적 사건과 실존 인물을 소재로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결합했다며 영화제 측에 결정을 재고해 달라고 촉구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개막작이 단순한 상영작 한 편을 넘어 영화제의 가치와 문제의식을 보여준다는 취지로 선정 철회를 요구했다. 이에 SGIFF는 정치권의 평가보다 작품을 선정한 영화제 자체의 기준과 절차를 앞세워 기존 결정을 재확인했다.
SGIFF는 영화제의 역할에 대해서도 싱가포르와 아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의 의미 있는 영화에 플랫폼을 제공하고 관객이 다양한 이야기와 관점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고 밝혔다.
실제 프로그램에도 변화는 없다. SGIFF 공식 홈페이지에는 '암살자(들)'이 오는 21일 오후 8시 30분 마리나베이샌즈 샌즈시어터에서 열리는 영화제 개막작으로 그대로 올라와 있다. 개막 상영은 현재 'SOLD OUT'으로 표시돼 있으며 22일 오후 추가 상영도 예정돼 있다.
제37회 싱가포르 국제영화제는 오는 2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며 50여개국 100편 이상의 작품을 선보인다. 공식 프로그램에서도 '암살자(들)'은 여전히 'Festival Opening' 작품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국내에서 이어져온 논란과는 다른 장면을 만들었다. 한국 정치권에서는 작품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해외 영화제의 개막작 선정 철회 요구까지 나왔지만 정작 요청을 받은 영화제는 '독립적 선정'과 '창작적 비전'을 판단 근거로 제시하며 작품을 그대로 관객 앞에 내놓기로 했다.
물론 '암살자(들)'의 역사적 해석을 둘러싼 비판은 계속될 수 있다. 다만 작품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와 해외 영화제의 상영작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할 것인지는 구분해서 볼 문제다.
국민의힘 의원 109명이 보낸 철회 서한에도 '암살자(들)'은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개막작 자리를 지켰다. SGIFF가 내놓은 답의 핵심은 작품에 대한 찬반보다 '독립적인 프로그래밍'이었다. 그리고 오는 21일 개막 상영 좌석은 이미 모두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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