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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제2의 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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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네이티브' 아이들을 위한 건강한 제2의 집은?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온라인 공간과 아이들

얼마 전 강원도로 2박 3일 캠핑을 다녀왔다. 인상적이게도 캠핑장 곳곳에서 스마트폰과 태블릿PC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아이들과 어른들이 눈에 띄었다. 우리는 왜 자연을 찾아온 이곳에서조차 디지털 기기에 매달려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보유율을 살펴보자. 2024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에 따르면 만 10~19세 응답자 762명 가운데 98.6%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점은 만 10세 미만 응답자 80명 중에서도 85.4%가 스마트폰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스마트폰 과의존은 어떨까. KOSIS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지표에 따르면 2024년 만 10~19세 청소년의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42.6%였고, 이 가운데 고위험군은 5.2%로 나타났다.

스마트폰은 사회적 기회를 넓혀준다. 정보에 접근하기 쉬워지고, 여가 활동의 폭이 넓어지며, 다양한 사람과 관계를 맺을 기회도 늘어난다. 지역에 따른 정보 접근 격차를 줄이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반면 디지털 기기와 온라인 공간은 새로운 위험을 더 쉽게 접하게 만들기도 한다. 비대면 상호작용이 관계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고, 아동·청소년은 부적절한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될 수 있다. 이들을 노린 그루밍 범죄, 또래 사이의 사이버 불링, 디지털 성범죄도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 외에도 수면의 질과 집중력, 문해력에 미치는 영향, 정신 건강과 충동성에 대한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과연 스마트폰과 온라인 공간은 현재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 초중고 교사 177명을 대상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학교와 교실 내 '극우화된 혐오 표현'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한 비율은 무려 89.8%에 달했다.(<노컷뉴스> 7월 1일 자) 2024년 11월까지 경찰이 검거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가운데 10대의 지붕은 80%로 나타났고,(YTN, 2024년 12월 3일 자), 청소년에게 극단적인 다이어트 관련 영상을 추천하는 유튜브의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BBC 코리아>, 7월 14일 자) 또한 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우울 증상과 교우관계의 질 저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보도되는 등(<연합뉴스>, 7월 7일 자) 온라인 공간의 유해성은 우리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 '지능정보화 기본법'에 따라 초중고등학교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 교육을 반기별 1회 이상 실시하고 있으며, 2022 개정 교육 과정에서 디지털 기초 소양을 여러 교과와 연계하는 등 정보 교육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너무 늦은 것은 아닐까? 캠핑장에서 무서울 정도로 빛나던 눈으로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아이들이 떠오르며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는다.

조너선 하이트는 이른바 디지털 세대인 아이들의 상황을 '어른들이 아이들을 화성으로 보내버린 것'에 비유한다. 화성의 환경이 어떤지, 생존할 수 있는지, 어떤 위험이 있는지도 모르는 채 어른들이 너무 성급하게 아이들을 미지의 공간으로 보낸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하는 말이다. 우리는 너무 준비 없이 아이들을 디지털 공간으로 보내버린 것이다.

아이들을 온라인 공간에서 보호하는 것은 양육자만의 일이 아니다. 이제는 정부가, 학교가, 우리 사회가 모두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시급한 과제이다.

다수가 이용하는 플랫폼 운영자의 법적 책임을 강화하고, 아동·청소년에게 유해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알고리즘, 기술, 더 나아가 AI에 대한 필요한 최소한의 규제를 마련해야만 한다. 실제 2026년 8월 메타는 미국 주 정부들이 제기한 청소년 SNS 중독 관련 소송과 관련하여 최대 167억(약 23조) 달러 규모의 합의안을 법원에 제출했다고 한다.(<조선비즈>, 8월 27일 자) 이러한 메타와 미국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역시 청소년의 스마트폰·SNS 과의존 문제에 대하여 플랫폼과 다국적기업에 대한 조치가 필요한 시기이다.

'집값이 비싼 곳은 청소년 자살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이 지난달 26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을 통해 발표되었다. 양호한 근린 환경, 큰 주거 환경에서 사생활 및 주거 쾌적성 확보가 유리한 것 등이 아이들의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본 것이다.(<매일경제>, 9월 26일 자)

이 연구가 공간의 영향을 직접 분석한 것은 아니다. 다만 아이들이 살아가는 환경 전체가 어떤 영향을 주는지 돌아보게 한다. 그렇다면 물리적 거주 공간 뿐만이 아니라 '디지털네이티브'라 불리는 현재의 아이들이 살아가는 제 2의 집인 온라인 공간 역시 우리가 함께 고민해야 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 그것은 아마 어른인 우리 모두의 책무일 것이다.

▲ 해당 이미지는 기사 내용과 관계 없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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