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혼인 건수가 반등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전북의 결혼 지표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치솟는 예식장 대관료와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의 불투명한 추가금 관행 등 과도한 비용 부담이 청년들의 발목을 잡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벼랑 끝에 몰린 지역의 혼인 여건을 개선하고 청년들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제도적 안전망이 전북특별자치도의회 차원에서 마련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이명연 전북특별자치도의원(전주10, 문화안전소방위원회)이 대표발의한 '전북특별자치도 결혼 장려여건 조성 지원 조례안'이 12일 제432회 임시회 기획행정위원회 심사를 원안대로 통과했다.
전북지역에서 결혼에 대한 통계상의 경고등은 이미 켜졌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북의 혼인 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줄어들며 전국적인 회복 흐름과 뚜렷한 대조를 이뤘다.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를 나타내는 조혼인율 역시 3.4건에 그쳐 전국 평균(4.9건)을 한참 밑돌았다. 경제적 불안과 비싼 결혼 비용 앞에서 지역 청년들이 결혼을 미루거나 아예 포기하는 현실이 숫자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조례안은 단순히 결혼을 독려하는 캠페인 수준에 머물지 않고, 청년들이 실제 맞닥뜨리는 비용 장벽과 서비스 시장의 불공정 거래를 허무는 데 방점을 찍었다.
조례안이 시행되면 도내 공공시설을 활용한 개방형 공공예식장 조성과 운영이 본격화된다. 예비부부 본인이나 부모가 도내에 주소를 두고 있다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예식장 대관료뿐 아니라 필수 음향·조명 장비 사용료 등 실제 예식에 들어가는 직접 비용 일부도 도 차원에서 지원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기초생활수급자나 장애인, 한부모가족 등에는 우선 배정과 사용료 감면 혜택도 더해진다.
깜깜이 견적과 과도한 위약금으로 악명 높았던 지역 결혼 서비스 시장의 구조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도지사가 결혼서비스업체의 운영 실태를 정기적으로 조사해 공개할 수 있도록 했으며, 계약서 교부, 표준약관 적용, 요금 투명 게시 등을 권장해 소비자를 보호하도록 했다. 아울러 흩어져 있는 예식 정보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통합 안내 창구도 함께 구축된다.
이명연 의원은 "혼인율 급감과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예식 비용은 개인의 선택을 넘어 지역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라며 "청년들이 감당하기 버거운 부담을 덜어내고, 누구나 안정적으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현장 청년들의 목소리를 충실히 담아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완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향후 본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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