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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아픔' 구례 여순사건 유족 32명, 사진으로 세상과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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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아픔' 구례 여순사건 유족 32명, 사진으로 세상과 첫 만남

구례10·19작가모임, '아직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 사진전

▲'아직돌아지 않는 사람들' 도록ⓒ구례10.19작가모임

78년 여순사건의 아픔을 간직하고 살아온 유족 32명의 얼굴을 사진으로 만나는 자리가 마련된다.

구례10·19작가모임(대표 이성아)은 여순10·19사건 제78주기를 맞아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구례군민광장에서 구례 유족 사진전 '아직 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을 개최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사진전은 구례군이 발행하는 '계간구례'에 지난 2년간 소개된 여순사건 유족 32명의 얼굴을 전시 형식으로 선보이는 자리다. 전시회 개막식은 오는 19일 오후 2시 구례군민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78년 전 여순사건 당시 구례에서 학살된 민간인 희생자들의 유족 얼굴이 처음 공개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들은 태어나자마자 영문도 모르고 좌익(빨갱이)의 아들 딸로 낙인찍혀 78년이 흐르는 동안 '여순사건'의 그늘에서 살아왔다.

이를 눈여겨본 구례군 소식지 '계간 구례'는 '여순10·19항쟁 구례유족회'에서 선정해 준 유족을 찾아가 집중 인터뷰하고, 사연을 잡지에 기록했다.

그 결과 지난 2024년 겨울호부터 올 2026년 가을호까지 8회에 걸쳐 4명씩 총 32명의 얼굴이 카메라에 담겼다.

유족들은 희생자가 남긴 유품도 가져왔다. 진압군에 끌려가 희생된 아버지의 두루마기, 일제강점기 일본군에 징집당해 사용하던 아버지의 군용 반합(도시락통), 옷 만들 때 사용하던 어머니의 베틀솔 등이 그것으로, 아픔의 진한 향기가 배어있다.

이번 사진전에는 오랜 세월 가슴에 묻어 온 아픔을 함께 바라보고, 희생자를 추모하며 유족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는 구례 작가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2024년 4월 결성된 구례10·19작가모임은 정지아·이성아·박수현·한상준 소설가, 박두규·김해화·김인호·송태웅 시인, 원유헌 사진가, 오치근 화가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유족 2세 이형용씨가 대외 협력을 맡고 있다.

서울에서 2011년 구례로 귀촌한 '계간 구례'의 정동묵 편집장은 "마을에서, 장터에서 인사하던 분들 대부분이 여순의 아픔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매우 놀랐다"며 "이들이 평생 연좌제 등의 무거운 사슬에 묶여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살지 못한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자이자 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이성아 소설가는 "제주4·3사건과 여순사건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이제 상대적으로 덜 평가하고 있는 여순사건으로 눈을 돌릴 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진전의 유족 사진은 국제아동기금(UNICEF)에서 활동 중인 사진가 한상무씨(스튜디오)와 한국일보 사진기자 출신의 원유헌씨(야외)가 촬영했다.

장길선 구례군수는 "유족 한 분 한 분의 얼굴에는 지난 78년의 아픔과 그리움, 그리고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기억이 담겨 있다"며 "이번 사진전이 유족들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희생자들을 함께 추모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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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운

광주전남취재본부 지정운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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