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쌀을 쥐어짜 실어나르던 낡은 철교가 만경강의 바람과 노을을 오롯이 품은 쉼터로 거듭났다.
유희태 완주군수가 취임 이후 '만경강 기적'의 핵심 디딤돌로 공을 들여온 '만경강 물고기철길'이 14일 마침내 첫발을 내디뎠다. 유 군수가 2023년 이웃한 전주시에 먼저 손을 내밀며 물꼬를 튼 지 3년 만에 거둔 결실이다.
완주군은 이날 삼례읍 옛 만경강철교에서 지역 주민과 나들이객들이 모인 가운데 물고기철길 준공식을 열고 다리를 활짝 열었다.
물고기철길은 멈춰 선 폐철교 위 405m 구간을 걷기 좋은 공중 산책로로 탈바꿈시킨 공간이다. 발아래로 강물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이는 투명 바닥(스카이워크)과 강바람을 맞으며 쉬어갈 수 있는 전망대를 갖췄다. 다리 위에 서면 완주삼례의 명물인 '비비정 낙조'와 굽이치는 만경강 물줄기가 막힘없이 한눈에 들어온다.
자전거를 타는 이들을 위한 배려도 더했다. 강변 자전거길과 철교가 만나는 길목에 경사로를 다듬어, 라이딩을 즐기던 사람들도 자전거를 끌고 손쉽게 다리 위로 올라와 숨을 고를 수 있게 했다.
이번 개통으로 강 건너 비비정과 삼례문화예술촌, 만경강 둔치가 하나의 산책길로 이어지면서 잠깐 스쳐 지나가던 관광객들의 발길을 마을 안쪽으로 끌어당길 마중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희태 군수는 "수탈의 피눈물이 밴 철다리가 서로의 경계를 허문 협력과 주민들의 애정 덕분에 생태와 예술이 넘실대는 안식처로 탈바꿈했다"며 "완주를 찾은 이들이 강변을 거닐며 머물다 갈 수 있는 대표 명소로 가꿔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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