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을 위한 동복댐 증고 계획에 대해 류기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원(더불어민주당·화순2)이 "반도체 속도에 주민과의 대화가 밀렸다는 것은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라고 질타했다.
14일 전남광주시의회 전남청사에서 열린 임시회 제4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류 의원은 "댐의 위치나 높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방향과 순서가 잘못됐다"며 "가장 중요한 주민 동의를 얻은 적이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지금 잠길 예정인 8개 마을 중 4곳은 과거 댐 건설로 한번 이주했던 분들이 또 이주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가폭력과 댐 방류로 벌어지는 홍수로 인한 트라우마가 깊은 곳"이라고 지적했다.
류 의원은 "시장님은 반도체가 중요하겠지만, 수몰 예정 지역민의 아픔과 마음을 한번도 돌아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민형배 시장은 "'국가폭력'이라는 표현은 지나치다"면서도 "변명을 하자면 반도체 산업 진행 속도가 시민들과 대화하고 상의할 속도보다 빨라서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답변에 류 의원은 즉각 "개발독재 시대의 논리와 뭐가 다른가. 너무 바쁘고 빨라서 시민을 돌볼 시간이 없었다는 말 아니냐"고 받아쳤다.
민 시장이 "시민 의사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겠다는 뜻은 아니다. 모든 일을 시장이 직접 나설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답하자, 류 의원은 "시정의 우선순위에서 밀렸다는 뜻"이라며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해야 시민주권 정부의 시장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결국 민 시장은 "시민주권 정부의 시장으로서 충분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류 의원은 "현행 토지보상법과 댐건설법은 공동체 전체가 사라지는 댐 수몰민의 현실을 담아낼 수 없다"며 법 개정과 함께 상생연금 등 새로운 보상 모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마을뿐 아니라 적벽도, 1000년 된 은행나무도 사라지는 등 여러 피해가 있지만 그 피해를 대체할 선례가 있다"며 '2022년 여주시와 SK하이닉스의 상생협약'을 소개했다.
SK하이닉스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여주에서 공급받는 조건으로, 20여 개 협력업체가 입주하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한 상생 모델이다.
류 의원은 "화순은 이미 전남개발공사와 택지개발 업무협약을 맺었고 농공단지도 조성 중이다. 여주보다 좋은 조건"이라며 "물을 공급하는 화순이 반도체 배후단지나 소부장 단지를 받는 것이 공정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민 시장은 이러한 제안에 상생연금 등은 현행 법으로는 불가능하다며 한숨을 쉬기도 했으나 "그런 내용의 합의가 이뤄지는 것이 좋겠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이재명 정부의 중요 국정과제 중 하나가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원칙"이라며 "화순뿐 아니라 특별시 내 모든 유사 행위에 이 원칙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현재 기후에너지환경부에서 용역을 진행 중인 동복댐 증고는 기존 댐 하류 200m 지점에 새 댐을 건설해 저수용량을 2배 이상(약 9950만t→2억t 이상)으로 늘리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 경우 기존 댐보다 수위가 약 15m 높아져 인근 마을과 적벽 등이 수몰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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