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법무장관직을 사임하고 국회로 돌아온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여권 내부의 이른바 '검찰개혁 강경파'들을 겨냥해 작심 쓴소리를 해 눈길을 끌었다.
정 의원은 21일자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민주당 친청계와 일부 친문 그룹, 조국혁신당 등에서 '이재명 정부 검찰개혁이 미진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 "'검수완박'을 이뤄낸 것조차 인정하지 않는 주장들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검찰개혁을 진영 논리로만 접근하기 때문"이라고 일갈했다.
정 의원은 "(계속) 검찰개혁을 주장하지 않으면 존재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주장들을 하는 것 같다"며 "검찰 반발로 지난 20년 동안 아무것도 못한 개혁을 이렇게 빠른 속도로 추진한 정권도 없었고, 검찰이 이렇게 완벽하게 순응한 적도 없었다"고 자부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 때 검찰의 인지수사권을 박탈했으면 검찰개혁은 그때 끝났을 것"이라며 "(그러나) 특수수사를 그대로 둬서 윤석열 집권 후 검찰 수사권을 확대했고, 결국 검찰권이 남용되는 결과가 빚어진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고위공직자 신분으로 검찰개혁에 관여했던 조국·추미애·이성윤 등 현재 여권 내 강경론자들을 에둘러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정 의원은 "이재명 정부 들어 검찰의 직접수사와 수사개시권·지휘권을 완전 박탈하고 보완수사권조차도 박탈했다. 적어도 제도에 있어선 이재명 정부가 가장 급진적인 개혁을 완수한 것"이라며 "그리고 수사권 박탈에도 검찰이 집단 사표를 내거나 불만을 공개 표시하는 일이 이재명 정부에서는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인적 청산이 완전하게 이뤄지지 않은 것 때문에 개혁에 미온적이라는 평가가 있는 것 같다"고 언급했다. 다만 김지용 중수청장 인사에 대해 그는 "중수청 수장은 중대범죄 수사 역량과 지휘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해야 한다. 김 청장은 이런 측면에서 적임자"라며 "비판할 부분이 있다면 업무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그를 옹호했다.
그는 법무장관 사퇴 원인이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냐는 질문에는 "논의 과정에서 제한적으로라도 보완수사권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던 건 맞다"면서도 "최선을 다해 검찰을 설득해 개혁을 완수했는데도 당과 지지층이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제가 남아 더 비난받는 것보다 다른 분이 후속조치를 맡는 게 좋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를 검찰주의자라고 비판하는 말이 많았는데 사실무근"이라며 "검찰의 수사권 오남용 여지를 완전히 없애되, 국민 안전과 범죄 피해자 보호를 위해 1차 수사기관인 경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게 보완해야 한다는 소신이 '검찰에 포획됐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억울했다"고 털어놨다.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그는 여권 핵심부에 쓴소리를 쏟아냈다. 당정 지지율 하락 추세에 대해 그는 "민주당은 국민 삶을 책임져야 하는 집권당인데도 전당대회 분열에 이어 지금까지도 남 탓을 하면서 손가락질하고 있으니 민심이 외면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반도체 특수로 기업들 성과는 좋을지 몰라도 민생은 어렵다. 언제까지 '더 강한 검찰개혁'만 외치면서 무책임하게 싸우기만 할 건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먹고사는 문제를 조용히, 유능하게 해결해야 할 여당이 정작 자기들 문제를 드러내놓고 싸우는데 대통령 지지율이 올라갈 리가 있겠느냐"고도 했다.
그는 "당 구성원들이 선당후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당내에서 숙의할 문제를 두고 외부 유튜브에서 강성 지지층을 자극하는 발언을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부작용을 걱정하는 여론은 무시하고, '더 강한 개혁'만 요구하는 주장을 결국 대통령이 따르게 된 것 아니냐"면서 "그런데도 '더 강한 개혁'을 주장하는 상황을 방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추진에 대해 그는 "탄핵 추진은 실효성 없는 압박이라 바람직하지 않다"고 일축했다. 그는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해 조 대법원장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물러나지 않겠다면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하고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에 대해서도 인사 검증 문제, 국무회의 공개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김승원 법무장관 후보자 지명 등 인사 논란에 대해 "검증 과정에 문제가 있다"며 "허술한 시스템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민정수석실 검증과 정무수석실 평판조회 결과를 모아 인사수석실이 종합적으로 인사를 검토해야 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 "국무회의에서 모든 현안을 공개로 숙의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며 "대통령의 모두발언과 부처 보고가 끝나면 비공개로 전환해 핵심 사안을 집중 토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내가) 참모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간 원론적으로라도 불편한 말을 전달했다고 생각하는데 이 대통령이 수용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불편한 사람들의 불편한 말을 대통령이 더 많이 적극적으로 들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유능하고 약자에 대한 연민이 많은 사람"이라면서도 "국정을 혼자 다 할 수 없으니 장관들을 믿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이면 좋겠다", "인사로 국정 동력을 회복하려면 대통령이 무신불립(無信不立)을 새겨야 한다. 사람을 믿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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