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소아크론병 환자에게 제공하던 특수조제분유 지원 기간을 지난해부터 최대 1년으로 제한하면서 전문가들이 권고한 추가 지원기준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대전 중구)이 복지부에서 받은 2025년 2월 자문회의 결과보고서와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 의견서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지원 기간을 1년으로 정하되 치료와 영양관리가 필요한 환아는 별도 심사를 거쳐 추가 지원하도록 제안했다.
크론병은 소화관에 만성 염증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성장기 환아는 복통과 영양흡수장애 등으로 성장 지연을 겪을 수 있다.
특수조제분유를 활용한 경장영양 치료는 소아크론병 환자의 장염증을 완화하는 치료법으로 사용된다.
기존에는 초기 8주 집중치료 기간에 필요한 분유를 전량 지원하고, 이후 6개월마다 진료확인서를 제출하면 만 18세까지 하루 1포씩 지원받을 수 있었다. 증상이 악화하면 집중치료를 다시 신청하는 것도 가능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 집중치료 지원은 최초 1회로 제한됐고, 이후 유지 지원도 최대 1년으로 축소됐다.
복지부는 전문가 자문을 근거로 기준을 변경했다고 설명했지만 실제 자문 내용에는 예외적 추가 지원 방안이 포함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집중치료 이후 1년간 지원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추가 지원이 필요한 환아는 영양상태평가서를 통해 심사하도록 권고했다.
대한소아소화기영양학회는 의사 소견서와 영양상태평가서를 함께 검토하고, 1년 이후 지원 여부를 결정할 별도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종 시행지침에는 이러한 예외 규정이 반영되지 않았다.
자문회의 자료에는 지원기준 변경으로 대상자가 1487명에서 약 800명으로 46% 감소하고, 연간 예산은 60억4000만원에서 40억6000만원으로 약 19억8000만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19세 미만 크론병 환자는 2021년 2824명에서 지난해 3725명으로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특수조제분유 지원 환아도 1049명에서 1489명으로 42% 늘었다.
국회 입법조사처 역시 집중치료 이후 특수식 지원을 반드시 1년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학적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입법조사처는 염증이 지속되거나 재발한 환아, 성장 지연이나 영양결핍이 확인된 경우 6개월 단위로 재평가해 만 18세까지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복지부도 생물학적 제제 치료에 효과가 없는 환아에게 6개월을 추가 지원하고 진단서에 따라 다시 6개월을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은 “크론병 환아의 특수식 지원을 단순히 예산 절감의 관점에서 접근해서는 안 된다”며 “환아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지원을 일률적으로 중단하면 가족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료와 성장에 특수식이 필요한 아이들은 만 18세까지 추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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