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미등록 외국인을 강제 퇴거하는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인권 침해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법무부가 강제 퇴거와 관련된 구체적인 지침을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는 향후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한편, 해당 사건 관계자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22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실에 따르면, 법무부 관계자는 지난 16일 의원실과의 면담에서 '보호(구금) 외국인을 본국으로 강제 퇴거하는 행정 집행에 대해 세부 절차와 책임, 의무 등을 규정한 별도의 지침은 없다'고 밝혔다. 1963년 출입국관리법이 제정된 후 수십 년간 강제 퇴거가 이뤄져 왔지만, 이를 구체적으로 규율하는 지침 없이 행정기관 재량에 따라 집행돼 온 셈이다.
현재 법무부는 보호 업무 매뉴얼, 출입국사범 계호 업무 통합 매뉴얼 등을 두고 있다. 그러나 이는 강제 퇴거의 일반적인 업무 절차와 집행관의 유의 사항 등만 담고 있을 뿐, 위력 행사의 기준이나 인권 침해 방지 대책 등 세부 규정은 다루고 있지 않다.
구체적인 기준과 절차가 정해져 있지 않다 보니, 자의적인 강제 집행이 이뤄져 왔을 가능성이 크다. 법령에 근거하지 않은 신체 구속 장치가 사용되는 것이 대표적이다. 지난 8일 박 의원실이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인도인 A 씨의 강제 퇴거 집행 영상에 따르면, 집행관들은 덕트 테이프와 스키 마스크를 이용해 A 씨의 입을 막고 얼굴을 가렸다. 케이블타이 역시 예비 도구로 여러 차례 언급됐다.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인 집행관들은 A 씨의 목을 조르거나 무릎으로 하체를 강하게 내리누르는 등 물리력도 행사했다. A 씨는 "영상이 공개되지 않은 호송버스 안에서 여러 명에게 두드려 맞고 목도 졸렸다"며 "버스 안에서 강제로 입에 테이프를 붙였고, 스키 마스크를 씌웠다"고 주장했다.
영상 촬영 등의 기록도 일관된 기준 없이 이뤄지면서 외부의 감시가 어려운 실정이다. 박 의원실은 지난 9월 강제 퇴거 과정에서 인권침해를 당했다고 주장한 또 다른 외국인 B 씨에 대한 영상 자료도 요구했지만, 법무부는 "해당 과정을 휴대전화로 촬영한 직원이 영상을 당일 현장에서 삭제했다"며 "호송차량 내부 CCTV 영상은 SD카드 용량 한계로 하루만 저장·보관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퇴거 집행관들의 보디캠 영상에 대해서도, 법무부는 "보호 업무 매뉴얼 상 촬영이 의무 사항이 아니"라며 보디캠 촬영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반면, 지난 8월 강제 송환된 인도인 A 씨의 경우에는 법무부는 관련 보디캠과 휴대전화, CCTV 영상 일부를 공개했다. 즉 영상의 촬영부터 저장, 보관, 공개 여부까지 법무부 판단에 맡겨져 있는 구조다.
법무부 관계자는 당일 면담에서 "(퇴거 대상자에게 발급하는) 강제 퇴거 집행 문서가 한글로만 작성된 사실은 맞다"며 "향후 9개 언어로 번역해 이를 개선할 예정"이라고 박 의원실에 답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인권침해를 주장한 A 씨 사건과 관련해 현재 화성외국인보호소 직원 등 법무부 관계자들을 감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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