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 등에 대한 국회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감사위원들은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실 소개로 열린 '5.18 왜곡·폄하 토론회' 개최와 관련 황정근 국회도서관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 운영위 간사인 천준호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운영위 국감에서 "국회도서관에서 5.18을 재조명한다면서 전두환의 행위, 5.18을 국가권력의 학살이 아닌 우연적 소요로 평가하고 전두환을 찬양하는 토론회가 열렸다"며 "사전에 우려를 전달받으셨을 텐데 행사를 강행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황 관장은 "행사 대관을 취소하는 절차가 내규에 있는데, 그 취소사유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저만이 아니고 실무자들하고 모여서 다 논의해서 결론을 내렸다"며 "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결론)"이라고 전했다.
천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도 이 행사를 취소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이진숙 의원에게 전달한 바가 있다고 언론에 의해 알려졌는데, 행사가 끝난 다음에 관장이 '미리 알았더라면 행사를 취소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지 않았나"라며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황 관장은 "그런 취지는 아니다", "그렇게 얘기한 기억이 없다", "그런 말 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황 관장은 천 의원이 "헌정질서를 수호해야 될 국회의 도서관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하셔야 한다"고 하자, "제가 정치적인 결정을 했다는 것은 좀 그렇다. 제가 잘못한 게 있으면 당연히 사퇴해야 되겠지만, 제가 그 결정을 할 당시에는 이게 그렇게 문제가 되는 행사라는 걸 미리 예측하는 게 어렵다"고 헀다.
민주당 이정헌 의원도 역시 황 관장에게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관장께서 '국회도서관은 민주주의의 정보 무기고'라고 했는데 왜 아무나 들어와서 무기를 탈취할 수 있도록 방치하셨나"라며 "이진숙 의원이 주최한 5.18 토론회는 5.18 희생자와 유가족, 광주시민들 가슴에 또다시 대못을 박았다"고 질타했다.
황 관장은 "여러 논란이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저희도 다 인식을 하고 있다"면서도 "저희 대관의 기준이라는 것이, 저희가 토론회나 의원들의 행사 내용에 실질적으로 관여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의원들이 대관을 신청하면, 의원이 신청한 행사에 대해서는 저희가 거의 100% 허가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전은수 의원도 "5.18 토론회가 적절했느냐", "전두환은 내란죄가 맞다고 생각하느냐"고 황 관장을 추궁했다. 황 관장은 "사후적으로 논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전두환 내란죄) 그것은 판결이 나 있다. 당연히 판결이 맞다"고 답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질의가 황 관장에게 집중된 배경은, 국회 사무처·예산정책처·입법조사처·미래연구원 등과 달리 국회도서관은 국회의장을 배출한 정당이 아닌 정당, 즉 원내 2당이 실질적 추천권을 행사해온 것이 관례이기 때문이다. 즉 황 관장은 국민의힘 추천 인사이다. 반대로 민주당이 2당이었던 18·19대 국회 때는 황창화·유종필 등 민주당 인사들이 관장을 맡았었다.
황 관장은 민주당 의원들의 공세에 "의원의 말씀대로 국회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사가 개최돼서는 안 된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을 하고 있고 저희 내규에도 다 규정이 돼 있지만, 의원님들을 지원하는 저희로서는 구체적 행사가 '국회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라는 여부를 판단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며 "(이진숙 논란) 이후에 세부 계획서를 제출하는 절차를 하나 마련했고, 행사를 취소할지 여부에 대해서 제가 함부로 결정하면 안 되니 자문위원회를 설치해서 그 의견을 듣고 하는 절차를 보강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황 관장 옹호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의원들이 개최하는 토론회를 마치 (국회도서관이) 사전 검열하듯 해서는 안 된다"며 "사후에 위법적인 게 있다면 거기에 따라서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처리하는 것이 민주주의이고 법치주의"라고 반론을 제기했다.
김미애 의원은 "국회에서 하는 토론회든 간담회든 어떤 것이라도 헌법상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는 최대한 보장되는 것이 마땅하다"며 "제한할 때는 헌법 37조 2항에 따라야지, 사전에 일일이 그것을 다 확인하라는 것 자체가 국회 권한을 벗어난다"고 했다.
한편 이날 운영위는 2026년 정기국회 국정감사 마지막 순간까지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 관련 논란으로 고성 속에 마무리됐다.
김태규 의원은 방송 인터뷰에서 한 '전두환·윤석열 내란 부인' 발언으로 민주당에 의해 운영위원 사임 촉구 결의안이 통과된 상태로, 전날 운영위 국감장에 그가 나타나자 민주당 의원들은 고성으로 항의했고 결국 그가 회의장을 떠난 이후에야 국감이 재개됐다.
김태규 의원은 이에 이날 오전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조직폭력배도 조직원에게 책임을 물을 때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하게 해준다"며 "대한민국 국회 운영위원장이 조직폭력배도 하지 않는 짓을 했다"고 비난했다. 당연직 운영위원장인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김태규 의원은 이후 오전 국정감사가 마무리될 때쯤 회의장에 나타났고, 한병도 위원장은 그러나 감사종료 직전 정리발언을 하며 "김태규 의원이 위원장을 향해서 '조직폭력배 하는 짓만도 못하다'는둥 막말과 폭언을 쏟아내고 이 자리에 또 참석했다. 어제 운영위에서의 막말과 망언에 대한 반성은커녕 위원장을 향한 극단적 폭언(을 한 것)은 민주당과 국민 모두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김태규 의원은 국회의원 자격이 없다"며 "지금까지 김태규 의원에게는 국민께 사죄하고 자신의 발언을 바로잡을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를 모두 거부하고 자신의 발언을 합리화하며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기에 급급했다.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사람이 과연 국민의 대표라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그러자 김태규 의원은 목소리를 높여 한 위원장에게 강하게 항의했고, 한 위원장도 "오늘 하루종일 소리를 안 지르니까 근질근질해서 소리지르러 왔느냐"고 마주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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