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AI 데이터센터·피지컬 AI)'에 대해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이후 대한민국 경제의 틀을 바꾸는 가장 막대한 도전이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2일 서울 페럼타워에서 개최된 국민경제자문회의 주최 공개포럼('3대 메가프로젝트: 국가 성장 플랫폼이 되기 위한 과제') 기조 발제에서 이번 메가프로젝트의 규모와 파괴력을 과거 주요 국가적 프로젝트 및 역대 정책과 비교하며 설명했다. 과거 경부고속도로 건설 당시 투입된 250억 달러는 GDP의 약 2.4% 수준이었고, 미국의 뉴딜 정책이 GDP의 40% 규모였던 점을 감안할 때 "총 1600조 원 플러스 알파(+α) 규모의 메가프로젝트 투자계획은 사업 착수연도 국내총생산(GDP)의 약 60%에 달하는 압도적 수치"라며 "대한민국의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민간의 투자계획이 차질 없이 집행되도록 인허가 일괄 처리와 초광역특구법 제정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반도체 팹(fab) 가동 시점을 2년 이상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제시한 국가 성장 플랫폼의 핵심 구상은 반도체 - AI 데이터센터 - 피지컬 AI의 선순환 구조다.
반도체가 AI 연산 능력을 공급하고,
AI 데이터센터가 AI의 학습과 활용을 지원하며,
피지컬 AI가 이를 실제 제조 현장에 적용하여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이 세 축이 맞물려 전 산업의 제조 혁신을 이끌고, 이것이 다시 미래 기술 투자로 이어지도록 만든다는 구상이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김 장관은 'M·E·G·A'로 요약되는 4대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M (Mobilize): 국가적 역량 결집
E (Engage): 모든 경제주체의 동반 참여
G (Generate):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A (Amplify): 성과 및 결실의 전국적 확산
김 장관은 특히 "지역 정책 없이는 산업 정책도 불가능하다"며 메가프로젝트가 실행되는 무대는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지방이 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1600조 원의 민간·지역 투자가 성공적으로 집행된다면 저성장의 흐름을 끊는 동시에 지역균형발전이라는 숙원 과제를 풀어내는 기초가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성공적인 실행을 위한 핵심 요소로는 '속도'와 '협업'을 꼽았다. 김 장관은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직접 만드는 것"이라며 "가다가 길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언제든 신속하게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순발력과, 정부·기업·학교·지역 등 모든 경제주체가 하나로 묶이는 유기적 협업만이 프로젝트 성패를 갈라놓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앞서 김성식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역시 메가프로젝트의 시의적절성과 신속한 실행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 부의장은 "3대 메가프로젝트는 19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이후 우리 경제와 산업의 틀을 바꾸는 가장 큰 도전"이라며 "단순히 팹을 증설하는 수준의 논의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역량을 키우는 전략을 실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초격차를 유지함과 동시에,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대폭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피지컬 AI와 관련해 김 부의장은 현장 데이터의 가치와 보안, 그리고 인재 전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김 부의장은 "이미 해외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대한민국 제조 현장의 우수한 데이터를 탐내며 찾아오고 있다"며 "현장 데이터 권리에 대한 보상 시스템을 조속히 제도화하고, AX(AI 전환) 활용과 보안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제조 현장의 숙련된 노하우와 데이터가 청년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전수되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의장은 "우리에겐 더 이상 낭비할 시간이 없다"며 "제도·인프라·인재·기술혁신의 병목현상을 극복할 전략 보완과 실행 계획 수립,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속도전과 협업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메가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 위한 산업계와 학계의 다각적인 제언도 이어졌다. 이준 산업연구원 전략산업연구센터장은 "3대 메가 프로젝트의 반도체 투자 금액 881조원 대부분은 메모리인데 비메모리 경쟁력도 강화해야 한다"며 "정부는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사업이 국산 시스템 반도체를 우선 구매하도록 지원하고, 기업은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는 ‘K칩스 딜’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 센터장은 또 거버넌스 및 재원 확보, 한국형 반도체 혁신허브, 반도체산업 상생공제조합 등의 '4대 브릿지' 추진을 제안했다.
박민원 국립창원대 총장은 급격한 청년 인구 감소와 숙련공 고령화라는 제조업의 위기를 피지컬 AI 도입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기업의 노하우가 해외 AI에 종속되지 않도록 계약 종료 시 데이터 삭제와 반납을 못 박는 제조 데이터 활용권을 도입하고, 로봇 액추에이터와 센서 같은 핵심 부품은 반드시 국산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병선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AI의 연산 능력을 산업 현장의 생산성으로 바꾸려면 'AX 성공 사례 1000개'와 같은 공공 AI 보급 사업을 통해 수요 기반부터 넓혀야 한다"면서 해외 공개형 AI를 먼저 보급한 뒤 점차 국산으로 바꾸는 ‘징검다리 전략’과 실수요에 연동한 데이터센터 단계 허가 전략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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