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기업 세콤이 최대주주로 있는 국내 보안전문업체 에스원이 일제강점기의 대표적 독립운동가인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 이어 항일 의병항쟁의 발상지이자 마지막 고장인 제천의 ‘의병전시관’의 경비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적절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8월8일자 세종충청면>
프레시안 세종충청본부의 취재결과 충남 예산의 윤봉길의사기념관에 대한 보안경비를 일본 세콤이 출자한 에스원에서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에스원은 1980년대 국내 대기업과 일본 세콤의 투자로 설립됐다.
일본 세콤은 지난해 말 현재 에스원의 최대주주로 전체 지분의 25%이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에스원으로부터 매년 로열티를 지급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개로 매년 수백억 대의 배당금도 챙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에스원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의연히 싸웠던 의병들의 활약상을 전시하고 있는 충북 제천의 의병전시관에 대한 보안 경비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기념관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다.

제천시는 지난 2001년 의병전시관 건립 이후 현재까지 에스원에 시설보안 업무를 위탁해왔다.
제천시 관계자는 “의병전시관의 경우 계약은 1년 단위 수의계약 형식으로 이뤄지며 매달 10만 원의 이용요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관리해야 되는 대상이 많지 않기 때문에 유물 관리는 직원들이 직접하고 보안상 경비시스템이 울리는 시설물 관리를 맡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안업체 변경 계획에 대해서는 “에스원이 세콤이 대주주로 투자한 회사인지 인식하지 못했던 상황”이라며 “계약 이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아 업체 변경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해 최근 전국적으로 불고 있는 일본제품 불매운동과는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의병기념관이 일본의 침략에 맞서 분연히 일어난 의병들의 활약상을 후손들에게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는 것과 최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시켜 경제적 침략을 일삼고 있다는 국민적 반발을 고려했을 때 이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욱이 최근 부산지역 일부 항일·독립 기념시설이 일본 기업이 최대주주로 있는 업체에 시설 보안을 의뢰했다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보안업체를 바꾸기 위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고 부산광복기념관 역시 최근 시설 보안 업체를 에스원에서 다른 업체로 변경한 것으로 알려져 국민적 정서를 무시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천시 영서동 주민 이모(48)씨는 “의병전시관은 일제의 침략에 목숨을 바친 제천 의병정신을 기리기 위한 교육의 도장인데 오히려 일본이 의병의 정신을 지키는 격이 됐으니 후손으로서 죄를 짓는 기분이다”며 “하루 빨리 국내 경비업체로 교체해 의병전시관의 건립취지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에스원은 대구에서 국내 유일의 독립유공자 집단묘역인 국립 신암선열공원 관리사무소와 민족저항시인 이상화 고택, 국채보상운동을 처음 제의한 서상돈 고택에 세콤을 설치해 경비를 맡고 있다.
경북에선 안동 경북도독립운동기념관, 포항 대전리 3·1독립운동 기념관, 문경 박열의사 기념공원·운강 이강년 선생 기념관, 청도 운문면 3·1독립운동 기념관, 안동 이육사 문학관 등의 보안을 책임지고 있다.

한편 제천시 봉양읍에 위치한 ‘의병전시관’은 2001년 10월26일 개관했다. 제천을 비롯한 전국에서 발발했던 의병들의 활동에 대한 기록들을 전시하고 있으며 후손들로부터 기증·기탁 받은 고서와 유품 등 76종 251점이 있다.
왼쪽으로 자리한 충청북도 기념물 37호로 ‘자양영당’과 의병을 기리는 참배 시설로 의병 사당 숭의사, 내·외삼문, 강당인 자양서사, 사주문, 홍살문이 있고 주거 시설로는 성재 거택, 의암 거택이 있으며 정문 앞에는 제천의병기념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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