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에게는 집이 안전한 환경이겠지만 이들에게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 쪽방촌은 기본적인 위생과 보건을 기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이들에게 '홀로 갇혀있기'다.
쪽방촌 주택은 한 층에 적게는 2 가구, 많게는 5 가구 이상이 살고 있다. 화장실은 한 층 사람들이 공용으로 쓴다. 싱글사이즈 침대 하나 크기 정도 될까 말까한 방은 대부분 창문도 없다. 한쪽에 작은 냉장고와 휴대용 가스버너 '부루스타'를 놓고 몸을 누이면 끝이다. 쪽방촌에 들어서면 '불나면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실제로 3년 전, 라면 끓이다 난 불에 몸이 불편한 주민이 미처 나오지 못하고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혹서기도 생존의 문제로 이어진다. 환기도 제대로 안되는 방은 말그대로 '찜통'이 된다.
▲인의협 회원들이 건강 꾸러미를 전달하면서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다. ⓒ프레시안(조성은)
ⓒ프레시안(조성은)
코로나로 더욱 나빠진 삶의 질
"돈이 제일 문제지. 병(코로나19) 돌기 전에는 일주일에 한두 번 건설현장 나가고 그랬는데 지금은 (일이 없어서) 집에만 있어" 주민 A 씨
"전에는 담배꽁초 줍고 그러는 공공사업에 종종 나갔는데 지금은 아예 일이 없어졌지 뭐. 병원에도 가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 주민 B 씨
돈의동 쪽방촌 400가구 주민들 대부분 홀로 거주하는 노인이거나 장애인이다. 취약계층인 이곳의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삶의 질이 더욱 나빠졌다. 고령이거나 장애인인 이들은 일자리가 문제가 아니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일자리가 있던 사람이 드물었다. 그나마 젊고 건강한 편에 속하는 사람들이나 일주일에 두어 번 건설 현장에 나가는 정도였다.
팬데믹으로 후원 물품마저 끊겨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 상태인 '팬데믹'으로 치닫자 후원 물품이나 자원 봉사자가 끊겼다. 한 주민은 "탑골공원에 장기판이 다 없어졌더라"라며 아쉬워했다. 돈의동 주민사랑방에서 하루 한 끼를 먹던 식사도 사흘간 끊겼었다. 지금은 '함께 먹기' 대신 '각자 집으로 가져가 먹기'로 바뀌어 운영 중이다. 보건과 위생이 열악한 사회적 취약계층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사회적 고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인의협 소속의 의대생 하정은 씨는 "건강 꾸러미를 전달하면서 살펴본 방 안이 공기가 너무 나빠서 놀랐다"며 "환기가 되지 않아서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외출도 안 하는데다 병원에 못 가는 사람도 많았다"며 "취약계층의 건강권 보장을 위해 특별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철주 사무처장은 "코로나19로 취약계층의 사회적 고립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오늘 첫 번째 활동을 통해 앞으로 계속될 코로나19 사태에 쪽방촌 주민들에게 무엇이 필요하고 어떤 의료적 조치가 필요할지 참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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