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기본 개념과 평가 원리로부터 실제 논술문 작성의 지침이 될 수 있는 내용으로 6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세부적으로는 입시 논술의 특징, 실제 논술문 작성에 필요한 논제 및 제시문 분석 방법, 단락 작성과 본문 구성 요령, 그리고 창의적인 접근법으로 구성된다. 논술문 작성시 고려해야할 필수적인 방법론을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전개하였기 때문에 이해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이다. 논술문 작성법시리즈가 정시 논술 대비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
1. 논술문 어떻게 써야 하나?
정확한 표현
논술문은 글쓴이의 생각이나 의견을 제시하는 글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명확하고 논리적으로 제시하여 평가자로 하여금 글쓴이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 어법에 맞지 않는 어색한 표현이나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표현은 독자를 괴롭힌다. 그리고 정확한 전달을 위하여 되도록 간결한 문장을 써야 한다. 쓸데없이 길게 쓰면 내용이 모호해져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므로 불필요한 말이나 중복되는 말을 빼고 문장 구조를 간결하게 해서 정확한 글을 써야 한다. 여기서 정확한 글이란, 정서법·띄어쓰기·구두점 찍기 등 문법, 맞춤법에 어긋나지 않고 문장 부호를 제대로 사용한 글이다. 물론 내용 전개에 따른 단락 구분도 정확히 해야 한다.
자신의 주장을 명확하게 제시하기 위해서는 논제를 읽고 구상을 할 단계부터 '무엇'을 '왜' 그리고 '어떻게' 쓸 것인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글에 대한 구상은 내가 왜 이글을 쓰는 것이고, 어떻게 써야 내 주장을 상대방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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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입장
공정하고 객관적인 입장은 설득력을 높인다. 예를 들어, 생명 복제 문제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에서 논술을 한다고 가정하자. 찬성을 하더라도 반대 입장에 있는 사람이 내 글을 읽는 경우를 생각하면서 쓰는 게 좋다. 그러니까 반대의 입장도 배려해주어야 한다. 반대편에 있는 사람도 설득을 시키려면 내 의견에 수긍하도록 구체적이고 정확한 근거(이유나 사례 등)를 충분히 제시하여야 한다. 그러면 반대자들도 자신의 의견과는 일치하지 않지만 내 의견에도 일리가 있다고 인정해 줄 것이다. 그러면 정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논술이 되는 것이다.
논리적 전개
자신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따르게 하려면 조리 있게 써야 한다. 말을 잘 한다는 것은 차근차근 상대방의 반응을 보면서 자신의 의견을 때론 강하게 때론 부드럽게 전개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논술에서는 조리 있는 글을 논리적이라고 한다.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해서는 먼저, 서론·본론·결론의 요건에 맞게 내용을 배치하는 게 필요하다. 서론에서는 무슨 주장을 할 것인지를 제시해주고, 본론에서는 주장을 펼치고, 결론에서는 다시 한번 자신의 주장을 인식시키는 것이다. 그리고 각 단락별로 글의 통일성, 완결성, 일관성을 갖추어야 한다. 자신의 주장, 견해, 의견, 판단 등에는 적절한 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논거란 논리적인 근거로서, 이유나 사례 등이 이에 해당한다. '논거-주장'의 과정에는 연역법, 귀납법, 변증법 등의 추론 방식이 주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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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창적인 생각 담기
논술은 제시된 문제나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서술하기 때문에 그 의견은 전적으로 자신의 것이다. 즉, 논술은 자기주장과 그 주장의 전개 과정에 초점을 맞춘 글쓰기라 할 수 있다. 논제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고 자신의 독창적인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하면 되는 것이다.
'독창성' 또는 '창의성'은 사물을 새롭게 보려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평범하고 일반적인 내용으로 일관하는 등 새로움이 없는 글은 죽은 글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문화의 수용 태도에 대하여 논술하라고 하면, 놀랍게도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프랑스 여배우의 개고기 비난 사례를 공통적으로 제시한다. 또 한 예로, 정보화 사회의 특징에 대한 논제가 나오면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 유전자 복제 문제가 나오면 모 교수의 배아 복제... 이런 식으로 마치 주관식 단답형 문제 풀듯이 사례를 제시하게 되면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수 없을 것이다. 독창성은 개인의 다양한 경험과 풍부한 배경 지식, 현실 문제에 대한 고민을 통하여 형성된다. 그리고 독창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문제를 여러 시각에서 바라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발상의 전환이란 말이 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측면을 논리적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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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한 사항
대학입시 논술고사 시간은 일반적으로 90~120분 정도가 대부분이다. 요구하는 글자 수는 요약형이나 서술형 문제를 제외하고는 1,200~1,600자가 일반적이다. 두 시간 내에 이 모든 과정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절대 여유 있는 시간 배정이라고 할 수 없다. 일부 학생들은 시간 내에 못 쓰거나 제한 시간에 쫓겨 제대로 결말을 짓지 못했다는 하소연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시간과 분량에 제한이 있으므로 평소 논술할 때 시간에 대한 안배가 필요하다. 즉, 논제 분석, 개요 작성, 논술 쓰기, 퇴고의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을 안배하고, 그 시간 안에 각 단계를 일단락 짓는 연습이 필요하다.
2. 논술의 평가기준
창의성(독창성)
창의성은 주제에 접근하는 시각이 얼마나 독창적인가 하는 점을 평가한다. 표현이 정확하고 논리적이라 하여도 독창적인 접근이나 사고가 뒷받침되지 않고 상식적인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진부한 글로 여겨져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효과적인 예시나 인용을 사용하여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높인다면 비슷비슷한 답안들 중에서 참신하고 독창적인 문제의식을 지닌 글이 되어 좋은 평가를 받게 될 것이다. 이때 주의할 점은 배경 지식을 인용하는 경우이다. 물론 남의 주장을 옮겨 쓸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용이나 비판의 대상으로서만 가져와야 한다. 남의 주장을 자신의 주장인 것처럼 쓰지 않도록 주의하자!
주제의 명료성
제시된 논제에 맞게 서술되었는가는 평가의 중요한 기준이다. 특히 다수의 평가자들이 논술문을 채점하기 때문에 평가자 간에도 평가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그 경우 논제에 맞게 논술을 하였는지는 그나마 쉬운 평가 항목이고, 평가자 간의 객관적인 기준에 해당하므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중시한다. 그렇기 때문에 논제의 요구 사항이 무엇인가를 정확하게 포착해서 관련 내용을 차근차근 살펴 풀어내야 한다. 어느 것이 옳은지를 묻고 있다면 옳은 것을 가려내고, 원인을 밝히라고 하면 왜 그렇게 되었는지 인과 관계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제시된 논제에 대한 자신의 관점, 견해, 입장, 주장을 분명하게 밝혀 주는 것이다. 글에서 주제가 명확하지 않으면 글 쓰는 이의 주장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드러나지 않아 설득력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므로 전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려는 지를 명확하게 드러내야 한다. 주제가 중간에 갑자기 바뀐다든지, 앞뒤 내용이 맞지 않는다든지, 글의 흐름에서 이탈하게 되면 감점 대상이다.
구성의 논리성
논술은 일반적으로 서론-본론-결론으로 이어지는 삼단 논법으로 구성하면 된다. 물론 글자 수가 적은 요약형이나 단문형의 경우에는 구태여 이를 따를 필요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700자 이상의 논술문에는 적용시키는 것이 좋다. 논증의 방법으로는 연역적 방법, 귀납적 방법, 변증법적 방법이 있다. 논술의 이론적 기초를 충실히 익혀 논증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구사해야 한다. 어떤 방법을 이용해도 상관은 없으나, 자체적으로 모순이 있으면 안 된다. 즉, 자신의 주장에 맞는 적절한 논거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편견, 선입견에 의해 서술한 논거나 주장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논거, 출처가 의심스러운 논거, 논리를 비약하거나 억지를 부린 논거는 논리적이지 않은 논거에 해당하므로, 혹시 이런 논증이 사용되지 않았는지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표현의 정확성
논술문을 쓸 때 원고지 사용법, 맞춤법, 띄어쓰기, 단락 구분 등 형식적 요건들을 정확히 습득해야 한다. 특히, 요약형이나 서술형과 같이 글자 수가 적은 경우에는 평가 기준에서 기본적인 평가 항목의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또한 논술문에 적합하지 않은 어휘의 사용, 같은 말을 반복하는 경우, 불필요한 미사어구를 사용한 경우,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알기 힘든 표현 등도 '표현의 정확성??이라는 측면에서 감점을 당하는 사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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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홍식/에플논구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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