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정시 논술 답안 강평 - 합리적 경제활동(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정시 논술 답안 강평 - 합리적 경제활동(1)

[논술 전문가 릴레이 기고(35)]

[논제] 다음 네 개의 제시문 중 자신의 관점과 부합하는 하나를 선택하여 관점을 요약하고, 아래 신문기사에 나와 있는 소비현상을 요약한 관점에 따라 분석한 다음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1,200±100자)

  <신문 기사>
  
오! 지름신께서 강림하셨도다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씨 인사이드(www.dcinside.com)' 직원 이모(27) 씨는 점심을 자주 라면으로 때운다. 다른 직원들은 지나가다 그를 보고 한 마디씩 한다. "또 뭘 사려고 그래?" 디지털 기기 마니아인 그는 최근 최신형 소니 바이오 노트북을 샀다. 이 씨는 "구경만 하러 갔는데 '지름신'이 강림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노트북을 질러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지름신을 경험했다는 누리꾼(네티즌)들이 가득하다. 유행어를 해설해 주는 네이버 오픈 사전에 따르면 지름신이란 '예쁘거나 기능이 우수한 제품을 볼 때 멀쩡하던 사람에게 강림해 일시적이고 강력한 뽐뿌( '펌프(pump)'의 속어로 펌프질을 하듯'물건을 구입하도록 부추기는 것)현상을 일으키며 구매를 부추기는 신'이다. 지름신은 생활 필수품을 살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동 통신 기기나 PSP 같은 게임기 등 최첨단 유행 제품을 봤을 때만 나타난다는 것. 지름신이 와서 물건을 지른 사람은 강력한 쾌감인 '지르가즘'을 느낀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지름신은 통장의 잔액이 높을수록 힘이 커져 더 비싼 것을 지르도록 하며 지름신 뒤에는 그 형님인 파산신이 온다"며 "가장 무서운 것은 파산신 다음에 오는 망각신으로 지름신과 파산신 때문에 겪은 고난을 잊게 하고 다시 그들에게로 이끈다"고 말한다.
  제일기획은 최근 디지털 환경과 문화 속에서 성장한 13∼24세 소비자를 '포스트 디지털 세대(PDG)'로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PDG는 최신 제품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갖고 싶은 것은 나중에 갚더라도 일단 구매하고,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노력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PDG'는 지름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일기획의 조사 결과 PDG의 46.4%는 '최신 제품을 갖지 않으면 남에게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며, 44.3%는 '정말 갖고 싶은 것은 일단 사고 본다'고 답했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이주현 박사는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은 기업들이 외국보다 먼저 첨단 제품을 내놓게 하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니 홈피와 블로그에 올려놓은 사용 후기들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며, 새로운 상품에 대한 사용 후기(평가)는 실제 기업에서 제품의 성능, 디자인, 품질 향상, 마케팅 전략에도 중요한 정보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동아일보 2005.5.19

  <제시문>
  
(Ⅰ)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所有慾)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 법정, '無所有'
  
  (Ⅱ)
  내가 부러워한 건 4센트짜리 파이 두 개가 아니라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사주는 부모를 둔 또래들이었다. 그들을 뭐에 홀린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특혜 받은 어린이들은 괜히 우쭐거리면서 양손에 콘을 하나씩 들고 돌아다녔다. 능숙한 솜씨로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가면서 한쪽 콘을 핥은 뒤에 다른 쪽 콘을 핥는 일을 되풀이했다. 눈이 튀어나올 만큼 부러운 의식이었다. 나도 그런 의식을 거행하게 해달라고 틈만 나면 집안 어른들에게 졸랐으나 괜한 헛수고였다. 어른들은 계속 완고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4센트짜리 하나라면 사주겠지만 2센트짜리 두 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학이나 경제학이나 식이요법학 가운데 어떤 학문도 어른들의 거절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양쪽 콘의 손잡이 부분은 먹지 말고 버리는 게 좋다고 믿는 위생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른들은 양쪽 콘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다가는 정신이 없어져서 돌이나 계단, 길의 갈라진 틈에 발이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건 뻔한 거짓말이었다. 무언가 지극히 교육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으나 어린 나로서는 그게 무언지를 알아낼 능력이 없었다. 나 자신이 한 사람의 시민이자 소비 사회와 무절제와 낭비 문화(30년 전의 사회는 이렇지 않았다)의 희생자로서,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집안 어른들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4센트짜리 파이 하나 대신에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먹는다는 것은 경제학적인 의미에서 굳이 낭비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들어가자면 이는 분명히 낭비에 속한다. 말하자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어린 시절의 나는 두 개의 콘을 먹고 싶어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이다. 두 개의 아이스크림은 무절제를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이 내 청을 거절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한 번에 두 개의 콘을 먹는 행위는 볼썽사나운 행위, 가난한 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거짓된 특권과 부를 과시하는 행위였다. 버릇없는 아이들이나 한꺼번에 두 개의 콘을 먹었다. 현실이 아니라 동화 속이었다면 피노키오처럼 당장에 벌을 받았으리라. 벼락 출세자들한테나 어울리는 그런 겉만 그럴듯하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는 행위를 부추기는 부모들, 그들은 <하고 싶으나 자신이 없다>는 이름의 바보 같은 극장 속에서 자녀를 키우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자녀가 리미니의 해안에서 행상한테 산 가짜 구찌 가방을 들고 비행기 2등석에 타고 나타날 날을 예비하는 셈이었다.
  오늘날의 세상은 소비문화의 부추김 때문에 어른들마저 버릇없는 철부지처럼 행동하는 곳이다. 소비문화는 그들에게 양적으로 더 많은 걸 선사하겠노라고 약속한다. 합성 세제 상자 속에 든 손목시계에서 잡지와 더불어 플라스틱 봉투 안에 든 보너스 팔찌에 이르기까지. 어린 시절에 내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양손에 콘을 하나씩 든 양수잡이 대식가들의 부모처럼, 소비문화는 더 많은 걸 주는 척하지만 실은 4센트를 받고 4센트의 가치를 지닌 걸 줄 뿐이다. -움베르토 에코(1995),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Ⅲ)
  준 평화적인 시대의 유한신사(有閑紳士: 경제적으로 부유하여 힘든 노동에 종사하지 않아도 될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들은 생계와 육체적 능력유지에 소요되는 최소한도의 것을 훨씬 넘어서 많은 생활자료를 소비할 뿐 아니라 소비하는 재화의 질도 매우 높다. 그들은 음식, 음료, 술, 주거, 봉사, 장식품, 의복, 무기장구, 오락, 부적, 우상 및 신력(神力) 등 여러 가지 소비품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자기 마음대로 소비한다. 그 소비품의 개량 과정에서 혁신을 이끌어가는 원칙 및 직접적인 목적은 당연히 개인적인 안락과 행복의 증진이다. 즉 좀 더 개량되고 세련된 생산물을 이용함으로써 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소비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명성의 규준이 있으며 그 기준에 따라 오랫동안 가치있게 평가될 만한 혁신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남들보다 더 훌륭한 재화를 소비한다는 것은 부의 증거가 되기 때문에 명예로운 것이 된다. 반대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정당한 소비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열등하고 무력한 존재라는 표시가 된다. 음식물 등의 질적 우열에 대한 까다로운 차별의 발달은 유한인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그들의 훈련과 지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그저 성공한 진취적 남성(힘세고 재력있는 용감한 남성)만은 아니다. 남들에게 바보같이 보이지 않으려면 훌륭한 취미도 배양해야 한다. 그들은 각종 훌륭한 식품, 남성다운 격에 맞는 술과 장신구, 훌륭한 의복과 가구, 무기, 오락, 무용, 마취물 등의 감식가가 된다. 이러한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톨스타인 베블렌, 『유한계급론』
  
  (Ⅳ)
  일부 부유층과 허영기 많은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명품 애호현상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남성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문 디자이너를 무색케 할 정도로 명품 브랜드와 스타일을 줄줄이 꿰고 있는 이들은 '의상은 제2의 명함'이라는 인식으로 패션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유행과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산층 출신의 외국계 자동차회사 딜러 김 모(31)씨는 평균 1,000만 원 상당의 의상과 장신구를 두르고 다닌다. 300만 원짜리 아르마니 양복, 티파니 손목시계와 반지는 각각 100만 원과 200만 원, 베르사체 구두가 100만 원, 불가리 안경과 루이뷔통 가방이 100만 원씩이다. 에메랄드 보석이 박힌 100만 원짜리 몽블랑 펜도 빼놓지 않는다. "대중화한 명품은 더 이상 명품이 아니죠. 소량 생산해 소장가치가 높은 명품을 사는 편이에요." 김 씨는 "남자들의 경우 비즈니스의 특성상 펜이나 시계, 안경 등 패션잡화 쪽에 더 신경을 쓴다"며 "여자들보다는 명품족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명품 사용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이들도 고가의 명품 구입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K씨는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패션을 모아놓은 멀티숍에서 사면 좀 싸요. 약간 철 지난 명품을 파는 외국의 '프리미엄 디스카운트 아웃렛'이나 면세점에서 30~40% 정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친구들끼리 서로 물건을 사다 주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브랜드는 드라이클리닝 후 옷감이 상하거나 유행을 금방 탄다"며 "한 번 사면 오래 입고 입을 때마다 새 옷 같은 명품이 오히려 더 실속있다"고 명품옹호론을 펼쳤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거부감을 주면 함께 일하기 싫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는 한 외모도 경쟁력의 일부입니다." -한국일보 2005.12.23

  

  학생 답안
  
<Ⅰ입장 선택>
  무엇인가를 소유한다는 것은 이해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그것은 서로를 목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수단으로 보는 것과 같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욕심이 욕심을 부르는 현대사회는 더 많은 것을 가져야 다른 사람보다 잘 사는 듯이 보이고 행복하게 사는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사람을 소유하려고 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각자의 이익이 부딪쳐 충돌이 일어나 싸움으로까지 번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인간은 무언가를 소유할 수 없다. 자신 스스로가 가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어떠한 의미도 없다. 단지 자신의 합리화이다. ①돈이라는 것을 사용하여 어떠한 물건을 얻었다고 할 때, 이것은 나의 소유물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한 일생을 살면서 스쳐가는 것에 불과하다. 이것은 돈이나 물건이나 사람이나 모든 것에 해당한다. 소유물은 있을 수 없다. 이 단어는 사람들의 욕심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어떤 것을 소유했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이 편해진다. 자신이 살아가는 동안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안정을 취하는 것이다. 이 현상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지름신의 강림'이다. ②필요한 것을 사용하여 편리를 취하는 것이 아니라 구비만 해 놓음으로서 안정을 구하는 것이다. 실용성, 효율성이 없는 행동이지만 각자의 안정을 찾는 방법이다. 이것은 현대사회에 있어 소비의 긍정적인 면이다.
  따라서 인간은 소비의 양을 늘려 마음의 안정을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③그러나 소유할 수 없는 것을 매번 소유하려 노력하는 것은 사회적 병리현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쉽게 말해 에너지 소모라는 것이다. 소유하기 위해 돈을 낭비하고 시간을 허비하면서 무엇을 살지 고민한다. 이는 실속도 없고 경제성도 없고 현실성, 효율성 등이 떨어지는 일이다. 현대사회가 추구하는 것들과는 멀리 있는 행위라는 점에서 모순적이다.
  ④소유욕이 지나쳐 싸움을 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여 한 개인이 사회에서 탈락할 수 있다는 것도 문제이다. 이러한 문제는 소유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할 때 사라질 것이다.
  소유한다는 것은 소유주와 소유물이 잠시 만났다가 헤어지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지나친 소유욕이 빚어내는 여러 가지 병폐를 인식하고, 적절한 선에서 욕망을 제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의 확산을 위한 공론의 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강평>
  
  삶의 유한성에 초점을 맞춰 물질을 영원히 소유할 수 없다는 주장으로 논의를 이끌어 간 점은 선택한 제시문의 관점을 잘 반영한 것입니다. (①) 단, ②에서처럼 물건을 구비함에 따른 마음의 안정으로 단순화한 점은 아쉽습니다. 디지털 기기 마니아의 경우 구매한 물건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다루는 데 있어서도 매우 능숙하며, 나름대로 잘 활용하고 있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소유가 사회적 병리현상으로 이어진다는 주장(③)은 뒷부분에 이어지는 논거와 다소 맞지 않습니다. 경제성과 현실성, 효율성이 떨어지는 선에서는 병리현상으로 일반화하기에 좀 무리인 듯 싶습니다. 이 문장을 좀 바꿔보면 이어지는 문장과 좀 더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입니다. -> 그러나 소유를 통한 마음의 안정에는 한계가 있다. 일시적인 만족감만을 안겨주는 소유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소유할 수 없는 것조차도 소유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에너지 소모에 불과하다.
  ④는 단락이 두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 형식적으로도 내용적으로도 불충분합니다. 한 단락으로 독립시키기 보다는 물질적 소유에 따른 심화된 문제점으로 정리하여 앞 단락과 연결하여 서술하는 편이 낫겠습니다. 뒷 문장은 '이러한 문제는 소유에 대해 정확히 이해함으로써 사라질 것이다.'로 간결하게 서술하는 것이 좋습니다.
  
<Ⅱ 입장 선택>
  
  4센트의 파이와 2센트의 콘은 각각 먹고 싶은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경제학적인 계산에 따르면 4센트의 파이 하나와 2센트의 콘 두 개는 같은 것이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것이 얼마나 무절제하고 낭비인가를 알고 있었다. 필요한 것은 필요한 만큼만 얻으면 되는 것이다 그 이상을 얻을 필요란 없다. 필요 이상의 소비는 사치이고 가진 자의 과시용일 뿐이다.
  그런데 현대사회에서는 필요한 것인지 아닌지의 판단도 없이 순간의 감정에 이끌려 소비를 한다. ①이것은 과소비와 사치로 이어지는데 현대사회는 '지름신의 강림'으로 표현한다.이것은 단순한 소비의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만족을 주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소비하도록 유도한다. 이것에 이끌려 결국 한 개인은 파산을 면치 못한다.
  과소비와 사치는 파산으로 이어질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면서도 소비를 할 수 밖에 없는 심리가 무엇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바로 과시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과소비와 사치를 일삼는 부류 중에 그만큼의 재력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 되지 않는다. ③일반적인 사람들이 그 대부분을 차지한다. 능력은 안 되지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알리고 싶은 것이다. ④이 때문에 사회에는 브랜드가 생겼고 각 브랜드는 그 이미지와 수준을 높이기 위해 비싼 값을 책정한다. 소재나 만드는 방법 모두 같은 옷이라 해도 어떠한 브랜드가 붙여졌는지에 따라 수백만 원을 호가할 수 있고 시장의 저가 물품으로 불릴 수도 있다.
  그러나 현대사회의 사람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유명 브랜드 제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잘 산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진솔하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자신을 둘러싼 물질로 겉모습을 포장할 때 겉과 속이 따로 노는 결과가 나타난다. 이것의 시초가 외모지상주의, 비쥬얼 시대 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에는 현 시점에 사회적 병리현상으로까지 치달았다.
  남에게 과시하고자 하는 것은 대부분 사람들에게 잠재된 욕구이다. 과시가 부정적 측면만을 지니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제는 지나친 과시는 자신의 본질을 흐리게 하는 문제를 낳는다는 점이다. 과장된 자아가 가져다 줄 수 있는 결과를 직시하고 이러한 성찰은 소비의 과정에도 반영되어야 한다.

  <강평>
  
  '지름신의 강림'을 과시를 위한 충동구매로 분석하였습니다. 선택한 제시문에서는 과시하기 위해 필요하지도 않은 재화를 구입하는 행위를 비판적으로 다루고 있으므로, 이러한 제시문의 내용에 부합하는 분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과시소비가 파산으로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주려고 시도한 점 좋습니다.(①) 그런데 이 부분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서술하면 주장하고자 하는 바가 보다 선명하게 드러날 수 있습니다. ② 부분은 이렇게 바꿔봅시다. -> 하지만 궁극적 만족에는 이르지 못한다. 그러므로 필연적으로 새로운 욕망이 생겨날 수밖에 없고, 그 욕망을 충조하기 위해 다시 물건을 구입하게 된다.
  ③에서 '일반적인'의 의미가 모호합니다. 이 문장은 삭제하는 편이 나을 것입니다. 브랜드가 생겨난 원인으로 과시심리를 들고 있는데, 이는 인과관계로 연결하기에 부적절합니다. 브랜드가 생겨난 다양한 원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④는 '소득 수준을 뛰어 넘는 명품 구매 현상에는 이러한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고급 브랜드는 그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 일부러 물건값을 비싸게 책정하기도 한다.' 정도로 바꾸는 것이 보다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⑤는 앞부분에 언급한 사람들의 태도가 물질만능주의나 외모지상주의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된다는 내용으로 연결되는 것이 보다 적절합니다. 외모지상주의와의 관련성 차원에서 내용을 전개하고 싶다면 이 내용을 단락의 앞부분에 놓고, 겉모습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의 변화 양상이 과시 소비와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춰 단락 전체 내용을 구성해야겠지요. 그런데 만약 그렇게 되면 이 단락은 그 전 단락의 앞에 놓여야 하겠습니다.
  결론 마지막 부분이 당위적으로 마무리된 점은 아쉽지만, 과시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김수연
  에플논구술연구소 수석연구원, 프레시안 논술 칼럼니스트,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논술지도사 양성과정 강사, 중앙일보 NIE논술연구소 논술 첨삭위원, 한국경제, 경향신문, 세계일보 논술 칼럼니스트, 교육사랑/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강사, 비타에듀 논술 강사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