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 다음 네 개의 제시문 중 자신의 관점과 부합하는 하나를 선택하여 관점을 요약하고, 아래 신문기사에 나와 있는 소비현상을 요약한 관점에 따라 분석한 다음 자신의 견해를 논술하시오. (1,200±100자) |
<신문 기사>
디지털카메라 사이트인 '디씨 인사이드(www.dcinside.com)' 직원 이모(27) 씨는 점심을 자주 라면으로 때운다. 다른 직원들은 지나가다 그를 보고 한 마디씩 한다. "또 뭘 사려고 그래?" 디지털 기기 마니아인 그는 최근 최신형 소니 바이오 노트북을 샀다. 이 씨는 "구경만 하러 갔는데 '지름신'이 강림하는 바람에 나도 모르게 노트북을 질러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에는 지름신을 경험했다는 누리꾼(네티즌)들이 가득하다. 유행어를 해설해 주는 네이버 오픈 사전에 따르면 지름신이란 '예쁘거나 기능이 우수한 제품을 볼 때 멀쩡하던 사람에게 강림해 일시적이고 강력한 뽐뿌( '펌프(pump)'의 속어로 펌프질을 하듯'물건을 구입하도록 부추기는 것)현상을 일으키며 구매를 부추기는 신'이다. 지름신은 생활 필수품을 살 때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동 통신 기기나 PSP 같은 게임기 등 최첨단 유행 제품을 봤을 때만 나타난다는 것. 지름신이 와서 물건을 지른 사람은 강력한 쾌감인 '지르가즘'을 느낀다고 한다. 누리꾼들은 "지름신은 통장의 잔액이 높을수록 힘이 커져 더 비싼 것을 지르도록 하며 지름신 뒤에는 그 형님인 파산신이 온다"며 "가장 무서운 것은 파산신 다음에 오는 망각신으로 지름신과 파산신 때문에 겪은 고난을 잊게 하고 다시 그들에게로 이끈다"고 말한다. 제일기획은 최근 디지털 환경과 문화 속에서 성장한 13∼24세 소비자를 '포스트 디지털 세대(PDG)'로 규정했다. 이에 따르면 PDG는 최신 제품에 대한 강한 욕구를 갖고 있으며 갖고 싶은 것은 나중에 갚더라도 일단 구매하고, 그러면서도 조금이라도 싸게 사기 위해 노력하는 성향을 지니고 있다. 'PDG'는 지름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제일기획의 조사 결과 PDG의 46.4%는 '최신 제품을 갖지 않으면 남에게 뒤떨어진다'고 생각하며, 44.3%는 '정말 갖고 싶은 것은 일단 사고 본다'고 답했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이주현 박사는 "이런 한국 소비자들의 성향은 기업들이 외국보다 먼저 첨단 제품을 내놓게 하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니 홈피와 블로그에 올려놓은 사용 후기들은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이며, 새로운 상품에 대한 사용 후기(평가)는 실제 기업에서 제품의 성능, 디자인, 품질 향상, 마케팅 전략에도 중요한 정보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동아일보 2005.5.19 |
<제시문>
(Ⅰ) 인간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소유사(所有史)처럼 느껴진다. 보다 많은 자기네 몫을 위해 끊임없이 싸우고 있는 것 같다. 소유욕(所有慾)에는 한정도 없고 휴일도 없다. 그저 하나라도 더 많이 갖고자 하는 일념으로 출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물건만으로는 성에 차질 않아 사람까지 소유하려 든다. 그 사람이 제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는 끔찍한 비극도 불사(不辭)하면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는 것이다. 소유욕은 이해(利害)와 정비례한다. 그것은 개인뿐 아니라 국가 간의 관계도 마찬가지. 어제의 맹방(盟邦)들이 오늘에는 맞서게 되는가 하면, 서로 으르렁대던 나라끼리 친선사절을 교환하는 사례를 우리는 얼마든지 보고 있다. 그것은 오로지 소유에 바탕을 둔 이해관계 때문인 것이다. 만약 인간의 역사가 소유사에서 무소유사로 그 향(向)을 바꾼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싸우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주지 못해 싸운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 - 법정, '無所有' (Ⅱ) 내가 부러워한 건 4센트짜리 파이 두 개가 아니라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사주는 부모를 둔 또래들이었다. 그들을 뭐에 홀린 듯한 눈으로 바라보았다. 특혜 받은 어린이들은 괜히 우쭐거리면서 양손에 콘을 하나씩 들고 돌아다녔다. 능숙한 솜씨로 머리를 좌우로 움직여가면서 한쪽 콘을 핥은 뒤에 다른 쪽 콘을 핥는 일을 되풀이했다. 눈이 튀어나올 만큼 부러운 의식이었다. 나도 그런 의식을 거행하게 해달라고 틈만 나면 집안 어른들에게 졸랐으나 괜한 헛수고였다. 어른들은 계속 완고한 태도를 버리지 않았다. 4센트짜리 하나라면 사주겠지만 2센트짜리 두 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었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수학이나 경제학이나 식이요법학 가운데 어떤 학문도 어른들의 거절을 정당화할 수 없었다. 양쪽 콘의 손잡이 부분은 먹지 말고 버리는 게 좋다고 믿는 위생학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른들은 양쪽 콘을 번갈아 가면서 바라보다가는 정신이 없어져서 돌이나 계단, 길의 갈라진 틈에 발이 걸려 넘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건 뻔한 거짓말이었다. 무언가 지극히 교육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닐까 하는 느낌이 들었으나 어린 나로서는 그게 무언지를 알아낼 능력이 없었다. 나 자신이 한 사람의 시민이자 소비 사회와 무절제와 낭비 문화(30년 전의 사회는 이렇지 않았다)의 희생자로서, 지금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집안 어른들이 옳았다는 생각이 든다. 4센트짜리 파이 하나 대신에 2센트짜리 콘 두 개를 먹는다는 것은 경제학적인 의미에서 굳이 낭비라고 말하기 힘들다. 하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들어가자면 이는 분명히 낭비에 속한다. 말하자면 바로 이런 이유에서 어린 시절의 나는 두 개의 콘을 먹고 싶어 그토록 열을 올렸던 것이다. 두 개의 아이스크림은 무절제를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어른들이 내 청을 거절했던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었다. 한 번에 두 개의 콘을 먹는 행위는 볼썽사나운 행위, 가난한 자들에 대한 모독이자 거짓된 특권과 부를 과시하는 행위였다. 버릇없는 아이들이나 한꺼번에 두 개의 콘을 먹었다. 현실이 아니라 동화 속이었다면 피노키오처럼 당장에 벌을 받았으리라. 벼락 출세자들한테나 어울리는 그런 겉만 그럴듯하고 나약하기 이를 데 없는 행위를 부추기는 부모들, 그들은 <하고 싶으나 자신이 없다>는 이름의 바보 같은 극장 속에서 자녀를 키우는 거나 다름없었다. 자신의 자녀가 리미니의 해안에서 행상한테 산 가짜 구찌 가방을 들고 비행기 2등석에 타고 나타날 날을 예비하는 셈이었다. 오늘날의 세상은 소비문화의 부추김 때문에 어른들마저 버릇없는 철부지처럼 행동하는 곳이다. 소비문화는 그들에게 양적으로 더 많은 걸 선사하겠노라고 약속한다. 합성 세제 상자 속에 든 손목시계에서 잡지와 더불어 플라스틱 봉투 안에 든 보너스 팔찌에 이르기까지. 어린 시절에 내가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던 양손에 콘을 하나씩 든 양수잡이 대식가들의 부모처럼, 소비문화는 더 많은 걸 주는 척하지만 실은 4센트를 받고 4센트의 가치를 지닌 걸 줄 뿐이다. -움베르토 에코(1995), 『연어와 여행하는 방법』 (Ⅲ) 준 평화적인 시대의 유한신사(有閑紳士: 경제적으로 부유하여 힘든 노동에 종사하지 않아도 될 여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들은 생계와 육체적 능력유지에 소요되는 최소한도의 것을 훨씬 넘어서 많은 생활자료를 소비할 뿐 아니라 소비하는 재화의 질도 매우 높다. 그들은 음식, 음료, 술, 주거, 봉사, 장식품, 의복, 무기장구, 오락, 부적, 우상 및 신력(神力) 등 여러 가지 소비품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자기 마음대로 소비한다. 그 소비품의 개량 과정에서 혁신을 이끌어가는 원칙 및 직접적인 목적은 당연히 개인적인 안락과 행복의 증진이다. 즉 좀 더 개량되고 세련된 생산물을 이용함으로써 더 편안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소비의 유일한 목적은 아니다. 명성의 규준이 있으며 그 기준에 따라 오랫동안 가치있게 평가될 만한 혁신을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남들보다 더 훌륭한 재화를 소비한다는 것은 부의 증거가 되기 때문에 명예로운 것이 된다. 반대로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정당한 소비를 할 수 없다는 것은 열등하고 무력한 존재라는 표시가 된다. 음식물 등의 질적 우열에 대한 까다로운 차별의 발달은 유한인의 생활양식뿐만 아니라 그들의 훈련과 지적 활동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그저 성공한 진취적 남성(힘세고 재력있는 용감한 남성)만은 아니다. 남들에게 바보같이 보이지 않으려면 훌륭한 취미도 배양해야 한다. 그들은 각종 훌륭한 식품, 남성다운 격에 맞는 술과 장신구, 훌륭한 의복과 가구, 무기, 오락, 무용, 마취물 등의 감식가가 된다. 이러한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톨스타인 베블렌, 『유한계급론』 (Ⅳ) 일부 부유층과 허영기 많은 여성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명품 애호현상이 우리 주변의 평범한 남성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다. 전문 디자이너를 무색케 할 정도로 명품 브랜드와 스타일을 줄줄이 꿰고 있는 이들은 '의상은 제2의 명함'이라는 인식으로 패션을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유행과 트렌드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중산층 출신의 외국계 자동차회사 딜러 김 모(31)씨는 평균 1,000만 원 상당의 의상과 장신구를 두르고 다닌다. 300만 원짜리 아르마니 양복, 티파니 손목시계와 반지는 각각 100만 원과 200만 원, 베르사체 구두가 100만 원, 불가리 안경과 루이뷔통 가방이 100만 원씩이다. 에메랄드 보석이 박힌 100만 원짜리 몽블랑 펜도 빼놓지 않는다. "대중화한 명품은 더 이상 명품이 아니죠. 소량 생산해 소장가치가 높은 명품을 사는 편이에요." 김 씨는 "남자들의 경우 비즈니스의 특성상 펜이나 시계, 안경 등 패션잡화 쪽에 더 신경을 쓴다"며 "여자들보다는 명품족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명품 사용에 대한 만족도도 높다"고 말했다. 이들도 고가의 명품 구입비용이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K씨는 "다양한 브랜드의 수입패션을 모아놓은 멀티숍에서 사면 좀 싸요. 약간 철 지난 명품을 파는 외국의 '프리미엄 디스카운트 아웃렛'이나 면세점에서 30~40% 정도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여행이나 출장을 가는 친구들끼리 서로 물건을 사다 주기도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브랜드는 드라이클리닝 후 옷감이 상하거나 유행을 금방 탄다"며 "한 번 사면 오래 입고 입을 때마다 새 옷 같은 명품이 오히려 더 실속있다"고 명품옹호론을 펼쳤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외모가 거부감을 주면 함께 일하기 싫잖아요. 사회생활을 하는 한 외모도 경쟁력의 일부입니다." -한국일보 2005.12.23 |
학생 답안
<Ⅲ 입장 선택> 소비에는 다양한 목적이 있다. 살아가는 동안 꼭 필요한 것을 갖추는 것만이 소비의 목적이 아니다. ①자신의 재화를 적절히 사용하여 더 나은 재화를 구축하는 것 또한 소비의 목적이다. 이것은 남들보다 더 좋은 물건을 소비하고 값진 재화를 보유함으로써 가능하다. 소비는 자신의 능력과 부를 드러내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치 있는 소비를 하기 위해 자신의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 등의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②이러한 점에서 '지름신의 강림'은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③자신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그 시간동안 자신에게 필요하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물건을 고르는 것이다. 그 어떤 비교나 가치를 측정하지 않고 바로 사는 것이 아니다. 혹자는 그것을 사치라고 표현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양한 소비의 목적을 고려할 때 그것은 사치가 아니다. ④다만 '지름신의 강림'도 자신의 능력에 맞는 소비를 해야 한다. 무턱대고 나를 표현하고자 소비를 한다면 파산신은 금방 찾아올 것이다. 결국 능력에 맞는 소비와 나 자신의 개발이 맞물렸을 때 사치가 아닌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소비가 되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사회의 달라진 소비 문화를 적절히 수용하면서 스스로 소비에 매몰되지 않는 길이다. 그러나 진정한 소비를 이루기는 다소 어렵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거나 과대평가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⑤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아끼고 살아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과대평가한 사람은 신용카드를 믿고 소비를 하다가 자신의 능력 밖의 소비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따라서 자신의 구매 능력을 정확히 안다는 것은 합리적인 소비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지불할 수 있는 능력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타인에게 자신의 심미적 취향을 최대한 드러낼 수 있도록 고민하는 것은 자기 표현의 한 방법이다. '지르는' 행위를 무조건 비판할 것이 아니라 변화된 소비 양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
<강평>
제시문 Ⅲ에는 유한계급 소비의 특성이 나타나 있습니다. 유한계급이 고급품을 소비하는 것은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존경받기 위한 하나의 방법입니다. 이들은 차별화된 소비를 위해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합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소비는 단순히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차원을 넘어서서 사회적 지위를 대변하고 그것을 유지하는 수단이 됩니다. 학생 답안에서는 현대사회에서 소비는 '자기 표현의 수단'이라는 점을 들어 포스트 디지털 세대의 소비를 고급 취향을 드러내는 한 방법으로 제시하였습니다. 지름신 강림 현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답안이 주를 이루는 가운데, 이처럼 다른 관점을 적용한 답안은 다시 한 번 읽어보게 됩니다. 본론 마지막 단락에서 논의의 흐름을 살짝 벗어나긴 했지만, 오늘날 '소비'가 지니는 다양한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고, 지름신 강림 현상을 변화된 소비 양상으로 마무리한 데서 학생 나름대로 고민하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번호 표시한 문장들은 다음과 같이 바꾼 후 다시 읽어보면 보다 명료하게 의미가 전달되거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① ⇒가진 재화를 적절히 활용하여 스스로를 가치있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또한 소비의 목적이다.
② ⇒지름신이 강림한 후 실제로 지르기까지의 고민과 행보는 유한계급이 심미적 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에 비견될 수 있다.
③ ⇒어떤 물건이 기능과 디자인에서 다른 물건과 차별화될 수 있는지, 비슷한 제품 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어울리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하여 스스로에게 최대의 만족감을 주고자 하는 적극적인 노력이기 때문이다.
④ ⇒단, 자신의 분수를 넘어서는 소비를 하게 될 때는 지름신 뒤에 찾아오는 파산신이 강림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⑤ ⇒자신의 능력을 과소평가한 사람은 필요 이상으로 아끼고 살아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과대평가한 사람은 분수에 맞지 않는 소비를 하다가 그 결과를 감당해 내지 못한다.
<Ⅳ 입장 선택> ①현대사회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용되는 유행과 트렌드는 더 이상 사치의 개념이 아닌 '제 2의 명함'이다. 사회적으로 이름이 있는 물건에 대한 소비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세우는 것이다. 명품은 사회적 명성에 맞게 그 값을 다한다. 값싼 물건을 짧은 기간에 여러 개 사용하는 것과 비싼 물건을 오랫동안 사용하는 것은 별반 차이가 없다. ②이왕이면 비싼 물건을 통해 자신에 대한 좋은 평가를 얻으면서 물건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좋은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물건도 단 몇 개에 그친다면 자신에게 유리한 평을 얻는 것은 다소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질 좋은 물건을 더 많이 싼 값에 얻기 위해 쇼핑을 한다. 발품을 팔기도 하고 인터넷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 때 수많은 조건들을 충족하고 값도 부담이 되지 않는다면 그 물건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지름신의 강림'이라 표현하여 사치인 것처럼 표현하지만 더 저렴한 가격에 질 좋은 물건을 얻기 위한 방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또한 타인의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관심을 끄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유리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신제품을 구입하는 것은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한 것이다. 현대 사회에서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는 실력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때로는 실력보다 외모나 호감도가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비싼 값을 주고서라도 새롭고 좋은 물건을 사는 행위는 경쟁력을 높이는데 일조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면 못 미치는 것만 못하다. ③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싼 것만을 찾는다면 자신을 나타내려는 것이 아니라 사치가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능력을 생각하고 그에 맞는 소비를 해야 한다. ④또한 비싼 것만 찾는 고객들을 노리는 상업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물품이 항상 질 높은 물건이라 할 수 없다. 더불어 외모 또한 경쟁력이 일부일 뿐임을 명심하고, 외모에 걸맞는 실력을 갖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
<강평>
Ⅳ에서는 명품을 소비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생 답안에서는 사치와 허영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명품 소비의 장점을 정리하고, 이를 기사에 나타난 현상에 적용하여 '지름신의 강림'을 나쁘게만 볼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명품을 소비하는 것과 지름신이 내려오심에 따라 물건을 구입하는 행위는 구별되어야 하지만, 자신만의 특별한 취향을 중시하며, 값이 비싸더라도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구입하고자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름족'을 부정적 관점에서 서술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으나 '과시소비 → 비합리적 소비'로 비슷하게 흘러가기 쉽습니다. 같은 현상이라도 이처럼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시도는 사고의 유연성을 기르는데 도움이 됩니다. 논제에서는 하나의 관점을 선택하여 서술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연습하는 과정에서는 네 개의 관점을 각각 적용하여 총 네 편의 글을 써 보는 것도 시도해 볼 만 합니다.
번호 표시한 문장들은 다음과 같이 바꾼 후 다시 읽어보면 보다 명료하게 의미가 전달되거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① ⇒오늘날 외모는 '제 2의 명함'이라 불리며 경쟁력을 확보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고급 제품은 외모를 돋보이게 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② ⇒구입할 때는 돈이 좀 더 들더라도 사용하는 내내 품질에 만족하고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면 이것이 오히려 이익일 것이다.
③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비싼 것만을 찾는다면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긍정적 차원을 넘어서 사치로 변질될 수 있다.
④ ⇒또한 비싼 것만 찾는 고객들을 노리고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을 매기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고가의 물품이라고 하더라도 그 효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김수연 에플논구술연구소 수석연구원, 프레시안 논술 칼럼니스트, 영남사이버대학교 논술지도학과 강사, 경원대학교 평생교육원 논술지도사 양성과정 강사, 중앙일보 NIE논술연구소 논술 첨삭위원, 한국경제, 경향신문, 세계일보 논술 칼럼니스트, 교육사랑/유니텔 교원 직무연수 논술 강사, 비타에듀 논술 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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