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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되면 대폭 감세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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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이명박 정부 되면 대폭 감세한다고?

[기고] 복지ㆍ재정 수요로 늘면 늘었지 줄진 않을 것

1.

10년만의 한나라당 집권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두려움을 가지게 하고 있다. 가장 극단적인 평가는 이명박 정권이 민간파시즘화할 것이라는 것에서부터 대처와 같이 민중들에게 철권을 휘두를 것이라는 것까지 그 예상은 다양하다. 그러나, 조세분야에 있어서 한나라당이 그동안 가져왔던 감세기조 때문에 이명박 정부 또한 감세를 할 것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여기서 하나 전제할 사실은 신자유주의 정부라고 해서 결코 세금은 줄지 않는다는 데에 있다. 이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에서인데, 미국과 같이 제국을 자처하는 국가에서는 끊임없는 전쟁을 하거나 군비유지를 통하여 자신의 힘을 유지하여야 하기 때문에 세금이 쉽게 줄어 들지 않는다. 국채발행을 통해 재정적자를 계속 늘리는 방법도 있을 것이나, 이는 미국과 같이 자신의 화폐가 기축통화로 쓰이는 경제라고 하더라도 계속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나라에서 경제를 개방한다고 하더라도 국제경제의 충격을 완화시키기 위해서라도 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복지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기 때문에 세금이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즉, 실제로 줄어드는 것은 국민이 내는 세금의 총량이 아니라 부자가 내는 세금이 줄어들게 되는 것뿐이다. 신자유주의라고 해도 국가는 결코 후퇴하지 않으며 국가의 특정 기능이 약화되거나 혹은 강화될 뿐이다.
여기까지는 일반론이다. 문제는 이명박 정부는 어떻게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2.

한나라당의 조세분야의 공약을 일단 보자. 한나라당의 공약이 그대로 실현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공약이 전부 실현되지 않더라도 공약의 내용을 보는 것은 최소한의 예상치와 기준은 될 수 있을 것이다.

놀랍게도 한나라당의 조세관련 공약은 매우 보수적이다. 여기서 보수적이라는 것은 급격한 감세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아주 소폭의 감세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는 현상유지적 의미에서 보수적이라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자신의 공약이 실현될 경우 2007년 기준으로 4조 2000억원의 감세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그만큼 감세가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먼저 한나라당의 공약은 근로자 소득공제 확대와 교육비, 의료비의 사업자 소득공제제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 근로자 소득공제 확대는 정권의 성격을 불문하고 계속 확대되어 왔다. 그 결과 근로소득세를 내는 근로자는 600만명 정도인데, 이는 나머지 700만명 정도가 면세점이하라는 이야기이다. 교육비, 의료비는 근로자만 소득공제되었는데, 이를 사업자에게 확대하겠다고 하는데 이는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이 늘어가는 상황에서 당연한 조치라고 할 수 있겠다.

유류관련세의 10%인하는 한국이 경제규모에 비해서 석유를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유가가 고공행진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10% 정도는 인하할 수 있다고 보인다.

장기보유 1세대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및 양도소득세 감면도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차원에서 시행할 수 있는 제도이다. 양도소득세에는 장기보유자에 대한 특례제도가 이미 있고, 한나라당 공약은 이를 누진적으로 강화한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 범위에서는 이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부동산세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종합부동산세의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세수의 대부분은 주택이 아니라 토지에서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1주택자에 대해서 일부 감면하더라도 그 세수 감소는 크지 않을 것이다. 등록세와 취득세 통합과 세율인하는 과거부터 이야기가 있어 왔던 부분이고 실거래가 과세가 확립되면서 계속적으로 주장되어오던 내용이라고 하겠다.

법인세에 대해서도 일반 법인이 아닌 중소기업에 대해서만 8~20%로 대폭 인하한다고 하니 이 또한 세수감소분이 얼마되지 않을 것이다. 법인세는 100대기업이 절반 이상을 내고 있어 중소기업은 감면해 보았자 그 세수감소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즉, 한마디로 한나라당 공약은 파격적인 감세 공약이라기보다는 아주 소폭의 신중한 감세만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사회적 형평성이라는 측면에서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감세안이 대부분이다. 기껏해야 종부세 인하가 문제될 것이나 1세대 1주택자 중 장기보유자에 대한 인하안은 사회적으로 반발이 그리 심해보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줄푸세"라는 약간은 포퓰리즘처럼 보이는 공약을 가지고 있는 한나라당이 왜 이처럼 미약한 감세안만을 가지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40년 가까이 한국사회를 지배해 온 한나라당이 역시 "old boy"답게 한국 조세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잘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

3.

이명박은 한국의 대처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영국과 한국의 상황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강력한 노동조합에 기반한 노동당과 보수당이 번갈아가며 집권하던 영국의 60~70년대 상황을 한국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단 노동조합의 힘이 영국과 한국은 하늘과 땅 차이다. 노조 조직률도 그렇거니와 노동조합이 당연한 사회의 기구로서 존재하는 국가와 아직도 불온시되는 국가를 동렬에 놓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세금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한 때 영국의 소득세율은 최고 98%에 달하기도 했다. 이것은 일정 금액 이상의 소득은 거의 몰수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정상적으로 벌어들인 것이 아니라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대처가 집권하여 이 세율을 40%로 끌어내리기는 하였으나, 역으로 총 조세부담률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영국에서 대처가 집권한 79년 조세부담률은 32.2%였으나 1980년 35.7%, 1981년 36.7%, 1982년 39.1%로 늘어나기만 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은 이미 금융실명제 시행 때문에 자산가들 세금이 늘어난다고 하여 소득세율을 인하하여 이미 90년대 중반에 소득세 최고세율은 40%가 되었다. 그 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계속 인하되어 현재는 35%에 불과하다. 여기서 더 내린다는 것은 사실 기대하기 어렵다.

법인세도 마찬가지이다. 세계적으로 법인세 인하경향이 조류이지만, 우리는 이미 내릴 대로 내려서 더 내리기도 어려운 지경이다. 미국이 최고세율이 35%인 데 반해 한국은 25%이기 때문이다. 한국보다 더 낮은 나라는 싱가폴, 홍콩이나 러시아 정도인데, 전자는 우리와 비교하기 어려운 도시국가이고 후자는 석유와 천연가스로 국가재정의 절반을 충당하는 나라이니 역시 한국과 비교하기 어렵다.

아마도 이명박 정부 또한 자신이 정통(?)하다고 믿는 대규모 사업을 분명히 벌일 텐데 아무리 민자방식으로 하더라도 역시 돈이 필요하다. 그 돈은 결국 세금에서 나오는 것인데 굳이 과격한 감세안으로 발목을 잡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실제로 한나라당도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높지 않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OECD 국가 중에 한국보다 낮은 나라는 멕시코 정도이다. 미국이나 일본의 예를 들기도 하지만 이 나라들은 경제규모가 매우 커서 세금을 걷어 재정지출을 별로 하지 않더라도 국제경제가 국내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덜한 나라이다. 심지어 일본은 정리해고를 한국에 비하면 거의 안 한 것이나 마찬가지의 고용정책으로 10년간의 제로성장을 버티기도 하였다. 미국은 연방차원의 소비세가 없는 나라이다. 연방세수의 90%가 소득세이니 우리나라와 평면으로 비교할 수는 없다.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이명박 정부 하에서도 세금이 일부 늘어나면 늘어났지 결코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그것은 이명박 정부 또한 기존 정부의 패러다임과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미약한 복지는 조금씩 늘어날 것이고, 이명박 정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분야에 대한 재정지출은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소한 조세정책과 관련해서는 이명박 정부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 조세제도가 가지는 구조적 한계가 원인이기도 하지만, 이 정권들이 실제로는 그 사회경제적 성격이 동일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자유주의 하에서도 작은 정부는 결코 실현되지 않는다. 역시 문제는 '어떤 정부인가'일 뿐이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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