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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야당’ 현상 나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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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야당’ 현상 나타나

민심체크 - '정국파행' 땐 이회창 지지도 떨어져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인 여야 대선주자간 지지도를 분석하면 최근 여론흐름에 특이한 패턴변화가 감지된다.

무엇보다 변화의 흐름이 빨라졌으며, 조사시점의 정국상황 또는 현안 이슈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 여당후보보다는 야당후보에 대한 지지도의 편차가 크다는 것도 주의해 볼 대목이다.

신년 특집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대선주자 가상대결 결과에서 한나라당의 이회창 총재와 민주당의 선두주자인 이인제 고문과의 격차는 대략 2%~12%선에서 상이하게 나타났다.

이와 관련 여론조사의 신뢰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으나, 발표시점이 아닌 조사시점을 기준으로 그 추이를 분석해 보면 나름대로 설명이 가능한 일정한 흐름을 가진 것으로 분석되었다.

[연말 이회창-이인제 양자대결 상 지지도 추이변화]

이회창 총재와 이인제 고문의 지지도 수준 자체는 각 조사별로 무응답층의 크기 등이 달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그러나 양자간 격차만을 놓고 분석해 보면 동일 시점에 완전히 다른 결과가 나타난 것은 드물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사시점별 정국상황과 지지도 격차**

조사시점별로 전반적 정국 상황을 역추적해 보면 지지도 격차가 줄어들었던 12월 초는 재보선 패배 이후 김대중 대통령이 총재직을 사임하고, 여당 내에서 본격적 쇄신국면이 전개된 반면, 한나라당은 교원정년제를 무리하게 수정하려다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맞아 고전하던 시기이다.

지지도 격차가 다시 벌어지던 12월 중순 경은 진승현 게이트가 일파 만파로 확산되며, 신광옥 전차관 수뢰의혹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던 시기였다.

한편, 지지도 격차가 또 다시 줄어들기 시작한 20일 이후는 여야간 예산안 줄다리기로 국회가 파행을 거듭하던 시기로 대략 '한심한 국회'로 요약되던 정국 상황이었다.

반면, 격차가 다시 커진 27일 이후는 건강보험 문제로 여야간 실랑이가 벌어지고, 여권 내부에서는 전당대회 시기를 놓고 차기 주자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이 같은 여론흐름에는 크게 세 가지의 특징이 포착된다.

먼저 정국상황에 따라 대선주자간 지지도 격차가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음으로 야당의 주도로 인한 국회 또는 정치의 파행국면이 벌어졌을 때 여야 주자간 지지도 근접현상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체로 이인제 고문의 지지도 변화 폭보다는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 변동이 크다는 것이다.

이 같은 특징을 보면, 먼저 현 시점에서 각 주자에 대한 고정 지지층은 채 형성되지 않은 상황으로 이슈나 정책 등에 따라 지지태도를 바꾸는 이른바 '정책이슈층'이 최근의 널뛰기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또한 대체로 여당 보다는 이회창 총재와 야당의 움직임이 전반적 여론 흐름을 주도하고 있으며, 국민들 관심의 한 가운데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지지도는 여당에 불리한 정국상황과 무관하게 완만한 반등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상식적으로는 정국상황 변화에 따라 대통령 지지도가 변해야 맞다. 그러나 최근 추세로는 대통령보다 오히려 야당 이회창 총재의 지지도 변화가 정국상황과 직결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지역, 계층별 지지도 차이 분석**

이 같은 지지도 널뛰기 현상의 특성을 좀 더 자세히 분석해 보기 위해서 지역별, 계층별 세부분석이 필요하다. 다만 계층별 지지특성 분석은 각 조사기관마다 다른 설문문항 등을 가지고 조사를 하고, 실사방식에 따라 유동층의 크기도 상이하여, 일단 한 개 조사기관의 자료를 바탕으로 계층별 분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학력별 지지도 변화 - 이회창 총재]

[학력별 지지도 변화 - 이인제 고문]

양자간 격차가 가장 좁았던 시점인 12월 3일 KBS조사와 격차가 크게 벌어진 12월 27일 이후에 조사되었던 SBS-문화일보 조사를 비교할 경우, 대재 이상의 고학력층에서 변동 폭이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소득별 지지도 변화 - 이회창 총재]

[소득별 지지도 변화 - 이인제 고문]

한편 소득별로 분석해 본 결과, 201만원 이상의 고소득층 군에서 지지도 변화가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이는 대체로 학력과 소득은 어느 정도 비례관계의 연관성을 갖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으로 볼 수 있으나, 이들 '고학력, 고소득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고, 이슈나 정책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판단기준이 있다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 하다.

[지역별 지지도 변화 - 이회창 총재]

[지역별 지지도 변화 - 이인제 고문]

지역별 변화 분석의 가장 큰 특징은 부산/경남 지역 및 대구/경북 지역 등 영남지역에서 양 주자에 대한 지지도 변동은 크지 않은 가운데 인천/경기 등 수도권에서 그 격차가 매우 컸고, 다음으로는 충청과 호남지역에서도 비교적 큰 변동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직업별로는 자영업자 및 블루칼라, 학생층에서 이회창 총재에 대한 지지변동이 컸으며, 이인제 고문 지지는 농림어업, 자영업자, 화이트칼라, 학생층에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과 같은 최근 여론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요약하면 다음의 두가지 특징이 발견된다.

첫째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적 의미가 총재직 사퇴로 상대적으로 감소한 상황에서 이회창 총재와 야당이 여론의 표적 또는 관심이 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정국 상황 등에 따라 여야 주자간 지지도 변화가 상당히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같은 변화의 주원인은 이른바 고학력, 고소득,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이슈 지지층'의 민감한 태도변화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최근 여야 주자간 가상대결 결과에 나타난 널뛰기 현상의 원인은 조사시점 정국상황에 대한 유권자의 평가, 특히 ‘고학력, 고소득, 수도권의 정책이슈 지지층’의 평가가 이회창 총재에 대한 지지도의 차이로 나타났기 때문이라고 단순화시켜 볼 수 있다.

이러한 결론이 다소간 무리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민심의 방향이 이미 대통령이 아닌 이회창 총재를 쫒고 있다는 점, 그래서 정치파행이 벌어지면 그 책임을 이 총재가 상당 부분 떠맡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정가에 회자되던 ‘집권야당’이란 용어가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실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향후 선거전이 ‘정책’과 ‘이슈’ 중심으로 흐를 것이란 전망도 가능하게 한다.

최근 변화를 감안할 때 향후 대선 주자간 대결에 있어 고학력, 고소득,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는 ‘정책이슈 지지층’을 중심으로 한 여론의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따라서 이들 '정책'과 '이슈'에 대한 지지층을 자신의 고정 지지층으로 끌어 들일 수 있는 인물이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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