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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독일식 '동네 거리응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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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한 독일식 '동네 거리응원' 풍경

[프레시안 스포츠] 맥주 나누며 가족적 응원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의 거리응원 문화는 '4강신화' 이상으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붉은색 옷을 챙겨입은 수많은 인파, 대형 전광판 앞에서 일사불란하게 진행된 구호와 응원가 제창은 '축구 선진국' 유럽에서도 찾기 힘든 응원방식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거리응원에 자극받은 독일은 월드컵 경기가 열린 12개 도시 모두에 대형 전광판을 중심으로 하는 거리응원장을 설치했다. 월드컵 결승전이 펼쳐질 독일의 수도 베를린은 브란덴부르크 문 근처에 위치한 '6월 17일 거리'를 공식 거리응원 장소로 지정했을 정도다.

쾰른에서도 독일과 코스타리카와의 개막전이 있던 날 대형 전광판을 통한 대규모 거리응원이 펼쳐졌다. 하지만 기자는 대형 전광판 대신 작은 TV 모니터가 있고 그리 많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서 응원을 하는 곳을 찾았다. 축구 경기를 보며 나타나는 독일 사람들의 반응을 조금 더 실감나게 느끼고 싶어서였다.
▲ 라테나우 플라츠. ⓒ 프레시안

국적은 미국이지만 독일 축구를 좋아하는 <AP>의 데이빗 하인 기자와 함께 가본 라테나우 플라츠(광장)는 가족적인 분위기였다. 대부분 한 동네에 사는 100명 남짓한 사람들이 모여 독일 팀을 응원했다. 그들은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크기의 TV 모니터를 5대 설치해 놓고 맥주와 간단한 음식을 먹어가며 경기 중계방송을 보았다.

전반 6분 독일 필리프 람의 첫 골이 터지자 곳곳에서는 '건배'와 같은 뜻의 독일어 '프로스트(Prost)'라는 말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코스타리카의 완초페가 만회골을 넣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라테나우 플라츠의 독일 사람들은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주전 골키퍼 자리를 레만에게 내줬던 '올리버 칸'을 연호했다. TV 화면도 벤치를 지키고 있는 골키퍼 칸의 모습을 연신 비쳤다. 독일에는 '거미손'의 골키퍼 칸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팬들의 주장인 셈이다.

전차군단의 스트라이커 클로제가 두 골을 넣자 독일인들은 안도했다. 적어도 독일이 월드컵 대회 때마다 강호들을 괴롭혔던 '개막전 징크스'의 멍에를 벗었다고 느낀 듯했다. 하지만 빠른 공격으로 독일을 괴롭히던 코스타리카가 다시 1골을 추가하며 추격에 나섰다. 독일인들은 하나 같이 "오프사이드 아니냐"며 심판을 비난했지만 독일이 쐐기골을 뽑아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환호했다.
▲ ⓒ 프레시안

하인 기자는 "오늘 경기는 지난 2월에 펼쳐진 컨퍼더레이션스컵 대회 때의 경기와 비슷한 양상이었다. 그 당시와 마찬가지로 독일은 코스타리카와의 경기에서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해 많은 골을 넣었지만 실점도 많이 했다. 하지만 승점 3점을 얻었으면 된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돌스키, 슈바인슈타이거 등 샛별들이 많이 포진돼있는 지금의 독일 팀은 사실 이번 월드컵이 아니라 2010년 월드컵을 위한 팀"이라며 "이런 점에서 보면 독일은 이번 월드컵이 아니라 2010년 월드컵을 주최했어야 했다"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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