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경 전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노무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대해 "중산층 이상 계층의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에만 집중돼 있다"고 정면 비판했다.
현 정부의 청와대 비서관 출신 인사가 정부 정책에 대해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두 사람은 청와대 386 참모진들이 개혁 세력임을 자처하고 있지만 이미 기존 기득권 세력에 동화됐다는 점을 똑같이 핵심적인 문제로 지적했다.
"386, 중산층 이상 계층과 치열하게 자리 다툼 벌여"김 전 비서관은 <경향신문>이 15일 보도한 인터뷰에서 "386들이 겉으로는 개혁을 표방하고 있지만 속내는 중산층에 편입되기 위해 기존 중산층 이상 계층과 치열하게 자리다툼을 벌이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현 정부의 개혁 정책에 대해 "중산층 이상 계층의 이해관계가 걸린 분야에만 집중되고 있다"며 "저소득층이나 소외계층을 위한 개혁안은 의제설정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 정부의 교육과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도 사회 양극화로 극빈자층 및 저소득층이 늘고 있지만 이들을 실질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보다는 기존 기득권층의 권리를 제한하고 제거하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비판했다.
11개월만에 비서관 그만둔 이유…"교육개혁은 고립된 섬"김 전 비서관은 11개월간의 청와대 생활에 대한 소회를 묻자 "교육개혁은 고립된 섬"이라고 답했다. 전교조 초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20여 년간 교육운동을 해 온 김 전 비서관이 자신의 철학을 실현할 수 없었던 상황을 우회적으로 털어놓은 것이다.
그가 지난 2월 자신의 판타지 동화 '고양이 학교'
가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립튀블 상(Prix des incorruptible)' 후보에 올라 프랑스를 방문해야 한다는, 선뜻 이해하기 힘든 이유로 사표를 제출했을 때부터 진보적 교육관을 가진 그가 '개혁 실패'에 대한 자괴감에서 사의를 표명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었다.
김 전 비서관은 "교육제도를 바꾼다고 지금의 교육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며 "제도가 달라진다고 해도 교육부부터 시·도교육청, 지역교육청, 단위학교 교장에 이르기까지 층층이 쌓인 관료들에 의해 제도 자체가 내용적으로 변형 왜곡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교육부가 교원인사제도를 뜯어고쳐야겠다고 마음먹었더라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지방선거가 여당 참패로 끝나자 교육부 관료들이 벌써부터 차기 정권을 의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386들이 사교육 시장 장악…전교조, 교사 이익만 대변"김 전 비서관의 386 운동권에 대한 비판은 청와대 참모진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
그는 사교육 시장이 급팽창하면서 공교육이 약화된 이유에 대해서도 "현재 사교육 시장은 19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386들이 장악하고 있으며 상당수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돈도 벌었다"며 "이제는 이들이 거대한 세력이 돼서 교육개혁을 막기 위해 정치권에 로비도 하고 압력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전교조에 대해서도 "지금의 전교조는 교육 발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방해만 되는 세력"이라며 "전교조가 조합원인 교사들 입장만 대변하면서 학생과 학부모라는 원군과 떨어져 점점 더 고립되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전교조가 교육 낙후지역 학생 등 교육 소외 계층을 위해 한 게 뭐 있느냐"며 "머리는 좋은데 집안이 너무 가난하거나 환경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공부라도 할 수 있게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교조가 법외노조 상황에서 반정부 투쟁을 너무 오래 하다보니 관성적으로 투쟁을 벌이는 경향이 있다"며 "김영삼 정부 때 합법화됐다면 이렇게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비판에 대해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은 "김 전 비서관이 현재의 전교조 시스템을 잘 모르고 하는 말"이라며 "회원 수가 9만 명에 이르는 현 전교조는 몇몇 활동가의 성향으로 조직이 운용될 수 없고, 모든 의사결정이 대의원대회 등 공식적인 통로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어 교사 출신인 김 전 비서관은 지난 1985년 <민중교육>지 사건으로 1년2개월 복역한 뒤 전교조 창립에 관여해 초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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