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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農心, '뒷북'만 치는 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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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타는 農心, '뒷북'만 치는 도정

[지방의회 돋보기]한미 FTA 시대, 농촌은…

온 나라가 한미 FTA 협상 타결로 뒤숭숭하다. 한미 FTA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는 점을 국민 모두 잘 알기 때문이다. 그 파장이 우리 삶에 구체적으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선 논의가 분분한 것 또한 사실이다.
  
  한미 FTA의 영향을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태도는 문제이겠지만, 많은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에 관심이 많으니 경제적 효과를 분석하는 것도 빼놓을 수는 없다. 특히 한미 FTA가 발효될 경우 그 어느 광역시도보다 심대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전라북도는 더욱 그렇다.
  
  도내 농림어업의 연간 생산액은 2조3700여억 원으로 우리나라 전체의 10.6%이고, 공산품의 대미 수출액은 7억 달러 안팎이다. 농산물 시장의 대폭 개방으로 농업분야에서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 확실시되는 반면 수출증가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결과는 참담할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지 않아도 재정자립도가 낮고 인구유출이 많은 전라북도의 경제가 받을 충격도 걱정이거니와 행여나 지역공동체 파괴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지난 해 9월 회기 중 5분 발언을 통해 한미 FTA와 합치되지 않는 조례가 있는지, 그에 대한 대응은 무엇인지를 물었고 한미 FTA가 곧 주권상실이자 재앙이며 특히 농도인 전라북도의 심각한 피해가능성을 경고한 적이 있다. 그러나 당시 도청 집행부는 한미 FTA를 우리 앞에 곧 다가올 끔찍한 현실로 인식하지 못했다.
  
  전라북도 행정 당국은 아무런 대책이 없다가 봇물 터진 한미 FTA에 어떻게 대응할지 뒤늦게 초비상이 걸려 뒷북을 쳤다. 도청은 농업과 경제통상, 전략산업, 문화관광, 보건환경 등 5개 분과로 대책 추진단을 구성했다. 피해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농업분야는 실무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상황실을 운영해 강력 대응태세를 갖추기도 했다. 도지사가 연일 직접 각 분야별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활로를 모색하고 있으나 쉬이 길이 보일 리 없다.
  
  남의 집 일로만 여기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지고 나서야 허둥지둥 호들갑을 떠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도청 집행부의 말을 빌리자면 대책 없이 답답하단다. 그도 그럴 것이 한미 FTA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였고, 분석 또한 정부의 안을 토대로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올 리 없다.
  
  언론도 행정 당국도 모두가 경쟁력 강화만이 살 길이라는 식으로 얘기한다. 하지만 지금도 죽어나갈 판에 경쟁국면에 나설 수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될 것인가. 특히 농업분야는 농민대표의 말대로 '먹고 떨어져라'는 식인 파산금 몇 푼으로 농민들을 농촌에서 내몰고 있으니 그게 대응책인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도의회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필자는 지난해 의회에 입성하자마자 한미 FTA의 실체에 대해 알리면서 의회 차원의 한미 FTA 협상 중단결의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도의회 다수를 점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당론이라는 명분 하에 부결시켰던 장면을 잊을 수 없다. 다수의 여당 의원으로 구성된 도의회가 노무현 정부의 입장을 따를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를 백번 인정한다 하더라도 당장 코앞에 닥칠 재앙 앞에서 현실적 정략을 앞세운 모습은 도민의 대표자들이라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의회 내에서 한미 FTA는 민주노동당 의원의 전유물(?)이었던 셈이다. 의회 밖에서 한미 FTA 협상 중단의 목소리가 거세지는 과정에서 필자는 민주노동당 전북지역 시군 지방의원들과 함께 지난 3월21일부터 24일까지 시내 중심가에서 단식농성을 진행하며 여론을 환기시켰다.
  
  타결 시한이 초읽기에 들어간 3월 29일 무렵에는 중앙 정치인들 사이에서도 여야를 떠나 중단 목소리가 높아질 때였다. 필자는 이때 도의회 의원들에게 한미 FTA 협상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자고 긴급 제안을 했다. 의원들에게 전화로 의견을 물었더니 민주당 의원들은 흔쾌히 동의했고,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몇 분이 동의했다. 참여 의원이 족히 15명 정도는 될 것 같았다.
  
  그러나 기자회견 현장에는 필자 포함해 5명만 참여했다. 참석하지 못한 분들 가운데에는 그 사정을 전화로 전해온 분도 있었다. 하지만 필자의 눈에는 말로는 100%라면서 행동은 0%인 정치인의 처신이 그대로 읽혀졌다. 지면을 빌어 기자회견에 참여하신 유유순(민주당 비례), 임동규(고창), 김선곤(부안), 황정수(무주) 의원께 감사드린다.
  
  빈약하게나마 기자회견을 꾸릴 수 있었지만 이조차 언론의 무관심 때문에 더욱 초라해졌다. 기자회견 당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전라북도를 방문해 도지사와 함께 새만금 등 현장을 방문하는 자리에 카메라 기자들을 비롯한 언론들이 몰렸기 때문이었다.
  
  대선을 앞두고 유력한 정치인의 행보에 언론의 초점이 맞춰지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한미 FTA를 막아보고자 하는 도민 대표들의 호소조차 외면한다면 어느 언론이 소외받는 농민들과 서민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론도 반성할 일이다.
  
  한미 FTA 타결 이후 모든 게 손해일 수밖에 없다는 손익계산이 분명히 밝혀진 상황에서 한미 FTA를 우리의 미래로 그냥 받아들여서는 결코 안 된다. 국회비준이 남아 있지 않은가? 협상결과가 공개된 이후에 더욱 흉흉해 질 수 밖에 없는 민심을 의회가 적극 나서서 국회비준 동의 거부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기초, 광역의회에서부터 들불처럼 번질 수 있도록 의회 투쟁을 구체적으로 준비해 대재앙으로부터 우리나라 서민, 농민을 지켜야 한다. 전북지역은 각급 의회에서 한미 FTA 중단 결의안이 채택되었던 만큼 소소한 차이를 넘어 전북도민과 함께 한미 FTA의 거대한 파고를 넘을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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