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프레시안>에 10억 원의 소송을 했다는 소식을 접하자마자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반갑기도 했다. 세계 '일류' 기업 삼성의 상대가 될 정도로 <프레시안>의 위상이 높아졌구나, 이런 생각이 든 탓이다. 당장 매출 규모만 보더라도 <프레시안>은 삼성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상황에서 <프레시안>을 상대로 삼성이 시비를 걸어준 게 고마울 따름이다. 마치 국가 대표 축구팀이 동네 조기 축구회를 상대로 정식 경기를 하자고 요청한 셈이니, 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프레시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 삼성에게 소송이 아니더라도 10억 원을 주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지만 그렇지 못해 미안할 따름이다.
<프레시안>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준 이번 소송으로 정작 삼성은 그간 쌓아온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스스로 깎았다. 우선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가 고작 10억 원이라고 밝혔다. 외국에서는 부정이 드러난 기업은 파산하기도 한다. <프레시안>의 기사로 부도덕한 기업으로 몰린 게 억울하다면 최소한 1000억 원 정도는 요구해야 하는 게 아닌가?
'황우석 사태'가 일어난 게 벌써 3년 전이다. 국민은 조작된 영웅에 이성이 마비돼 광기에 빠져 있었다. 가족, 친구조차도 진실을 믿어주지 않았다. 모두의 이성을 마비시켰던 이 사건만큼 외롭고 힘든 싸움은 앞으로 없을 것이다. 이런 싸움에서 <프레시안>은 모든 언론이 거짓에 굴복할 때, 꿋꿋이 진실을 말하면서 버텼다.
이런 황우석 사태를 염두에 두면 지금 삼성과의 싸움은 아무 것도 아니다. 지금 <프레시안>은 외롭지 않다. 독자, 국민이 <프레시안>을 응원하고 있다. 주류의 상식도 삼성보다는 <프레시안> 편이다.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법조인, 언론인이 삼성 측의 억지에 휘둘리지 않았던 것은 그 한 예다.
물론 삼성과의 싸움이 쉬울 리 없다. 힘들고 지치는 일이 많을 것이다. 그런 일을 겪다 보면, 당연히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 것이다. 삼성이 10억 원의 소송을 청구한 진짜 이유도 바로 그것 때문이다. 삼성은 지금 <프레시안>을 길들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삼성이 오판했다.
<프레시안>은 삼성의 위세에 눌릴 필요가 없다. 삼성이 기왕에 '폐간'하라고 10억 원의 소송을 걸며 싸움을 청해 왔다. 어차피 문을 닫게 된 마당에 두려워할 게 뭐가 있는가? 삼성에는 '근성'으로 맞서면 된다. '황우석 사태' 때 보여준 근성을 한 번 더 보여준다면 이번 소송은 <프레시안>이 한 번 더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김용철 변호사에 따르면 삼성에는 댓글을 다는 정규직이 있다고 한다. 이런 주장이 사실이라면 삼성의 수준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주는 일이다. <프레시안>에는 '근성'으로 똘똘 뭉친 독자들이 있다. 그런 독자를 믿고 <프레시안>은 삼성에 '근성'으로 맞서면 된다. <프레시안>, 힘내라!
마지막으로 삼성에게 한 마디. 삼성이 더 이상 망신당하지 않고 그나마 남아 있는 브랜드 가치라도 지키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당장 손해 배상 소송을 취하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프레시안>을 길들이려고 시도한 이번 소송은, 삼성을 길들이려는 국민의 분노에 불을 붙이는 꼴이 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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