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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성파 배우들이 만드는 캐릭터
성기윤, 김성기, 양꽃님, 임강희, 정상훈 등의 개성 넘치는 배우들은 무대 위에서 확실히 제 색을 낸다. 임성기는 특유의 자연스럽고 편안한 코믹 연기를 펼친다. 양꽃님은 다소 촌스런 의상과 유창한 북한 사투리로 시종일관 관객을 즐겁게 하고, 정상훈은 극 사이사이 출연하여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그러나 이런 강한 코믹 캐릭터들 때문에 자살이란 예민한 소재를 한없이 가볍게만 다룰 위험이 있다. 이런 위험을 제거해 주는 것이 바로 성기윤과 임강희의 캐릭터다. 차분한 두 캐릭터는 오버하지 않으면서도 극 사이에 웃음을 잠시 멈추고 생각할 시간을 주는 역할을 한다.
- 원작 소설을 살리면서도 한국에 맞게 바뀐 설정
이 작품의 배경은 핀란드다. 그러나 뮤지컬은 과감하게 배경을 2015년 통일 후의 한국으로 정하고 백두산과 중국 북경의 장가게, 실크로드를 극의 주요 장소로 설정했다. 통일 후의 한국이란 설정은 자연스럽게 북한 사투리와 낯선 북한 음악, 현대의 젊은 한국인들이 보기엔 다소 촌스러운 의상으로 다양한 웃음의 소재를 극 속으로 끌어들였다. 또한 2015년 근미래라는 설정은 현재 북한의 우울한 현실을 극에 맞게 수정해 주었다. 즉, 코믹한 극의 분위기를 해칠 수 있는 요소를 제거하면서도 사람들이 북한의 현실을 떠 올리며 삶에 감사할 수 있도록 만든 다양한 효과를 준 설정이다.
- 작지만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배경
이 작품은 죽음을 기다리는 이들의 합창으로 시작해 삶을 기다리는 이들의 합창으로 마무리 된다. 배경도 어둠속에 십자가를 떠올리는 구조물이 있는 폐공장에서 삶의 기쁨을 노래하는 실크로드라는 선명한 대비를 보여준다. 이 작품에는 폐공장, 희정의 집 앞, 강의무대, 서울역, 농촌길, 백두산, 장가게, 실크로드 까지 다양한 배경이 등장한다. 이런 배경을 작은 바위나 버스모형으로 큰 소품 없이 자연스럽게 연출한다. 그러나 이 작품의 좋은 무대장치는 크게 3가지로 꼽을 수 있다. 첫 번째는 커튼, 두 번째는 스크린, 세 번째는 버스다. 커튼은 마치 드림걸즈의 이동 스크린처럼 무대의 앞과 뒤를 모두 보여주는 중요한 매개체가 된다. 동시에 뒷북발명가와 안기부가 등장할 때 마다 자살 여행단과 다른 공간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장치다. 둘째로는 배경 스크린이다. 이 배경 스크린은 특히 무릉도원을 연출할 때, 기존과 차별화된 활용도를 보여준다. 장가게가 얼마나 좋은 곳인지 설명하는 장면에서 스크린에는 한편의 거대한 수묵화가 비춘다. 그런데 이 수묵화는 나비가 날고 꽃이 피는 모습을 실루엣 동영상으로 보여주며 관객들을 환상 속 무릉도원으로 데려간다. 세 번째는 중간이 분리되는 버스다. 큰 효과는 아니지만 이 중간이 분리되어 움직이는 버스는 변신 로봇처럼 붙고 떨어진다. 그 덕에 관객은 언제나 11명의 여행자들을 볼 수 있다.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은 배우, 설정, 무대가 모두 뛰어난 작품이지만 자살을 포기하는 이유가 '사랑'뿐이라는 사실은 납득하기 힘들었다. 또한 자살자 추가 모집 장면에서도 '언제든 죽을 수 있으니까 지금은 안죽는다'는 식의 전개는 설득력이 떨어졌다. 뮤지컬 '기발한 자살여행'은 2009년 3월 17일부터 4월 19일까지 두산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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