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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감겨 드릴까요?

[난장 스테이지]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소품이야기

날로 발전하는 공연문화에 관객들도 공연을 관람하는 안목이 높아졌다. 단지 극의 흐름에만 집중하지 않고 조명, 음악, 무대까지 꼼꼼히 챙기는 모습은 영락없는 전문가다. 이런 관객들의 만족을 채워주는 건 잘 가공된 요소들이 아니다. 픽션이지만 사실 같은, 아니 실제보다 더 실제 같은 것이야 말로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여기, 연극 속에 들어간 현실세계가 있다. 바로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소품이야기다. 소품이라 부르기 아까울 만큼 모두 실제 물건들로 둘러싸인 현장을 찾았다.

▲ ⓒNewstage

- 미용실에 오셨으면 머리를 감아야죠!

연극 '쉬어매드니스' 공연장을 찾았을 때 리허설 준비가 한창이었다. 한 배우가 거울 앞에서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는 모습을 본건 무대 뒤 분장실이 아니었다. 잠시 후면 펼쳐질 공연의 무대 위였다. 무대를 더 자세히 보기 위해 직접 무대 위로 올라가봤다. 평범한 미용실이었다. 타올, 샴푸, 린스, 헤어드라이기 등 예쁘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빽빽이 자리 잡고 있었다. 공연이 시작되고,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에 손님이 들어오자 극중 미용사 조호진은 손님의 머리를 감겨준다. 시늉이 아니다. 물을 틀면 물이 나오고, 샴푸를 짜면 진짜 샴푸가 나와 거품가득 머리를 감긴다. 린스도 척척, 헤어드라이기로 젖은 머리도 예쁘게 손질해주고 서비스 끝! 이곳이 공연장일까, 미용실일까.

▲ ⓒNewstage

- '따르릉~' 불티나게 걸려오는 전화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은 아무래도 잘나가는 미용실 같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화가 불티나게 걸려온다. 극중 수지는 손님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권여사는 전화를 직접 걸기도 한다. '따르릉 따르릉~' 울리는 벨소리는 음향실에서 만든 소리일까. 아니다. 쉬어매드니스 미용실의 전화기는 실제 사용가능한 전화기로, 울리는 벨소리는 진짜 전화가 걸려오는 소리다. 종종 전화기에 의심을 품은 관객들은 미용실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용의자를 가려낼 때 이것을 이용하기도 한다. 무대 위의 전화기를 들어본 관객이라면 수화기 건너편에서 생생하게 들려오는 누군가의 목소리 혹은 신호음이 진짜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것은 극에 진실성을 부여하려는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노력이다.

▲ ⓒNewstage

- 가위, 매니큐어, 향수... 모조리 진짜라고?

수지는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미용실 카운터에 자리 잡은 작은 컴포넌트를 켠다. 신나는 음악이 나오고 수지는 춤을 춘다. 조호진은 미용가위로 종이를 싹둑싹둑 잘라버린다. 진짜 가위임을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하다. 권여사는 미용실이 비어있는 사이 향수를 뿌려 주위를 향기롭게 한다. 달콤한 향이다. 연극 '쉬어매드니스'의 무대 위에 펼쳐진 소품들 중 가짜도 있을까? 헤어롤, 매니큐어, 아세톤 심지어 미용사 자격증까지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무대 위의 현실 세계정도로 파악된다.

톡톡 튀는 색깔의 무대에 살아 숨 쉬는 소품들은 연극 '쉬어매드니스'를 개성 넘치는 작품으로 만든다. 관객이 엔딩을 결정하는 독특한 형식은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지난 7월 11일 대학로 알과핵 소극장에서 새롭게 오픈한 연극 '쉬어매드니스'는 오는 31일까지 공연된다. (문의:02-744-4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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