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Newstage |
'컨택트'의 독창성은 현실이라는 억압과 권태와 소외의 섬에서 고립된 현대인들의 내면을 춤이란 도구로 또 풍자란 방식으로 무대 위에 형상화한 데 있다. 결코 본질적으로 소통할 수 없는 인간들이 현실을 탈출하는 생존방법으로 선택한 공상과 상상을 통쾌하게 보여 주는 것이다.
3개의 에피소드 중에 첫 번째 에피소드'Swing'에서 낭만파 화가 프라고나르의 그림 한 장에 아크로바틱이란 역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어 그 시대 유럽 귀족들의 음탕한 성적 놀이를 천진스럽게 표현하는데 인간이란 원래 이래!라고 방점을 찍는 듯 보인다. 그러더니 두 번째 에피소드 'Did You Move?'에서 클래식발레로 무대를 소용돌이치며 자유의지를 불태우다가 결국 스스로의 목을 조르며 시대가 지나도 인간은 결국 이럴 수밖에 없는 거야! 그런데 정말 이래야 될까? 라고 관객들을 의식케 만든다. 그리고 세 번째 에피소드 'Contact'에서 온 몸을 밀착해 스윙댄스로 끈적거리면서 하지만! 극장에 들어 왔으면 꿈을 꿔, 제발 소통하자고! 라고 동조를 구하는 듯하다.
| ▲ ⓒNewstage |
그리고 '컨택트'의 마지막 독창성은 저런 인간을 창조하다니 신은 존재해! 라고 감탄하게 했던 에피소드 3장에 등장하는 노란드레스 여인 자체였다. 자신이 전달해야 하는 것이 관능이란 옷을 걸친 자유라는 영혼이라는 것을 완벽하게 아는 듯이 춤추고 연기했다. 그 여인에 매료된 한국의 한 프로듀서는 분장실로 찾아 갔고 또 다른 프로듀서는 귀국 후 사무실 정면에 포스터를 걸고 그 여인을 바라보았단다. 그 '컨택트'를 지금 한국에서 공연 중이다.
신춘수프로듀서가 '컨택트'를 준비할 때부터 뮤지컬 전문가들의 반응은 두 가지였다. 드디어 한국에서!, 한국에서 될까?
다행히 매튜 본의 백조의 호수 내한 공연과 사랑하면 춤을 춰라,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등을 통해서 댄스컬이란 장르가 한국 관객들에게 낯설지 않고, 또 다양한 장르의 뮤지컬이 국내에 소개되고 있는 때이긴 하나 브로드웨이 쇼 콘셉트의 뮤지컬을 즐기고 친절하고 구체적인 상황 묘사와 대사에 익숙하고 근본적으로 서사적 구조를 선호하는 우리 관객들에게 '컨택트'는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 ▲ ⓒNewstage |
'컨택트' 한국 공연의 최대 이슈는 발레리나 김주원의 출연인데 다소 부담스러웠을 노란 드레스 여인을 김주원 다운 우아한 관능으로 재창조해 냈다. 토슈즈를 벗어 던지고 스윙댄스를 경쾌하게 추는 인간 김주원의 무한한 재능과 자유기질이 무대를 압도했다. 그러나 결국 춤을 췄다. 그런데 사실 모든 출연진이 춤을 췄다. 출연진 대다수가 뮤지컬배우였음에도 춤을 췄다. 그럼으로써 춤이라는 몸의 언어를 통해 연기보다 더 섬세한 연기를 보여야만 하는 이 작품의 콘셉트에 완벽하게 도달하지 못했다. '컨택트'에 대한 제작진의 연구가 부실해 보인다. '컨택트'의 본질은 남겨두고 '컨택트'의 형식만 빌려온 건 아닐까? 소통을 외치는 작품이 결국 원작과 소통하지 못해 특히 이 작품의 묘미인 반전이 제대로 생동하지 못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컨택트'를 시도한 제작진과 출연진의 도전은 신선하고 반갑다. 이런 소통의 시작이 언젠가는 마이클 와일리(장현성)가 강렬한 환상이었으며 포근한 현실인 노란드레스여인(김주원)에게 손을 내밀어 소통에 성공하는 것처럼 관객과의 행복한 소통에 이르는 통로이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