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09일 15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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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팔뚝 천만 개 자르고, 개선문 세우다
[유라시아 견문] 브뤼셀 : 다문화사회와 다문명세계
1. 암흑의 핵심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한다. 모르는 게 약일 수도 있다. 선입견이 무섭다. 편견이 무겁다. 색다름을 새로움으로 수용하지 못하는 고정관념이 고약한 장애물이 된다. 낯선 것을 익숙한 틀로써 변형하여 재단하기 일쑤이다. 20대의 세계관으로 반세기 여생을 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글줄이나 읽었다는 이들일수록 그러하기 십상이다. 단단하기보다는 딱딱
이병한 역사학자
2017.07.08 12:26:12
200년 묵은 적폐 청산의 길, 네덜란드에서 찾다
[유라시아 견문] 로테르담 : Pivot to Asia 2.0
1. 동인도회사 : Pivot to Asia 1.0 엄마도 그녀처럼 혼혈이었다. 할아버지가 광동 출신의 화교이고, 할머니는 토박이 자바 사람이었다. 네덜란드 식민정부와 협조하여 이득을 챙겼던 화교들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 지배층으로 군림했다. 외부 지배자와 토착인들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했던 것이다. 독립 이후 그들에 대한 시선이 고왔을 리가 없다. 반감
2017.07.01 16:10:42
'프리섹스'의 나라 네덜란드, '세계화의 덫'에 걸리다
[유라시아 견문] 암스테르담 : 프리섹스와 토탈사커
1. 자유와 자연 망망대지이다. 망망대해에 이르기까지 평평한 땅이 널리 펼쳐진다. 본디 있던 땅이 아니다. 사람이 만든 땅이다. 물과 사투를 벌였다. 자연과 싸워서 이겨낸 자유의 땅이다. 간척지가 국토의 1/3을 이룬다. 영토의 1/4은 해수면보다 낮다. 하느님은 이 세계를 창조하셨고, 인간은 이 나라를 만들어내었다. 국명조차 '낮은 땅', 네덜란드이다.
2017.06.24 13:18:48
누가 촛불을 낚아채는가?
[유라시아 견문] 테헤란 : 열린 역사와 그 적들
1. 프레임과 패러다임 이란 대선에서 하산 로하니가 재선에 성공했다. 57% 득표율, 무난한 승리였다. 대략 2000만 표를 획득했으니 1860만 표를 얻은 지난 선거보다 성적이 좋아진 편이다. 청년들의 지지 덕이 컸다. 이란도 무척 젊은 나라이다. 18세부터 29세까지 유권자 비율이 30%에 이른다. 이 풋풋한 새천년의 주역들이 로하니의 최대 텃밭이었던
2017.06.17 13:10:37
68혁명 이후 세속화가 공화국의 위기를 불러왔다
[유라시아 견문] 파리 : 앙시앙 레짐의 수도 <下>
3. 파리의 우울 이번 프랑스 대선은 국가비상상태에서 열렸다. 한창 TV 토론 와중에 파리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당일 투표도 삼엄한 경비 속에서 진행되었다. 비단 그 사건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2015년 이래 프랑스는 상시적인 테러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 파리는 카불만큼이나 테러가 빈번한 도시가 되었다. 하수상한 세월이, 안녕하지 못한 시국이 2년째 이어지
2017.06.10 13:12:31
프랑스판 '강남좌파', 그가 세상을 바꿨다고?
[유라시아 견문] 파리 : 앙시앙 레짐의 수도 <上>
1. 구시대의 막내 나보다 겨우 한 살 많은 친구가 프랑스의 대통령이 되었다. 제5공화국의 8번째 대통령이다. 40대도 못자라 30대 기수란다. 싱싱한 영건이고, 새파란 샛별이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연애담과 결혼담마저 훈훈하다. 입에 올리고 카메라에 담기 좋다. 과연 대선 출마를 알리는 첫 출현부터 남달랐다. 홀로그램을 활용하여 환영인양 등장했다.
2017.06.09 15:02:45
근대는 '유라시아의 합작품'이다
[유라시아 견문] 계몽의 변증법-교학상장
1. 중국의 충격 : 親中과 反中 동쪽의 선비들이 서쪽의 과학에 매혹되었다면, 서방의 문인들이 찬탄해마지 않은 것은 동방의 인문주의였다. 기독교에 의탁하지 않고도 고도의 문명국가를 이룬 나라가 있었다. 유럽의 몇 배에 달하는 영토와 인구를 효율적으로 다스리는 이념과 제도가 훌륭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게다가 물질적으로도 더 풍요로운 삶을 영위하기까지 했다.
2017.05.26 14:28:43
'서양에서 온 선비', '동양의 바울'을 꿈꾸다
[유라시아 견문] 로마 - 천주와 천하
1. 서양의 선비, 동양의 바울 성탄절을 예루살렘에서, 춘절을 로마에서 맞았다. 예루살렘은 뜨악했다. 크리스마스트리를 철거하라는 랍비들의 시위에 눈살을 찌푸렸다. 엄연히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이 공히 섬기는 일지삼교의 성소이다. 오로지 제 것인 양 구는 태도가 마땅치 않았다. 예수가 이 땅에 임하신 날을 축복하지 않는 예루살렘의 연말은 어쩐지 쓸쓸하고 쌀
2017.05.19 10:21:16
한약 달여먹는 '개벽 교황', 시진핑과 만나면?
[유라시아 견문] 바티칸 - 개벽의 아이콘
1. 남과 북 2013년 3월 13일. 저녁 8시가 지나고 어둠이 내려깔렸다. 촉촉한 봄비도 보슬보슬 뿌렸다. 하지만 누구 하나 자리를 뜨지 않았다. 성 베드로 광장은 수많은 신도들과 취재진으로 가득했다. 마침내 커튼이 걷히고 새 교황이 자태를 드러냈다. 일제히 카메라 프레쉬가 폭죽처럼 터졌다. 동영상을 촬영하는 핸드폰들이 별빛처럼 반짝였다. '좋은 저녁입
2017.05.04 14:30:42
리스본, 다시 유럽의 전위가 되다
[유라시아 견문] 아조레스 : 쇼크 독트린
1. 역풍 1999년 12월 20일, 마카오가 중국에 반환된다. 442년만이었다. 17세기에는 명과 청이 교체되었다. 20세기에는 중화인민공화국이 중화민국을 대체했다. 중원의 주인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마카오는 포르투갈의 땅을 지속했던 것이다. 일국의 마지막 식민지가 사라진 것으로 그치지 않았다. 2년 전 1997년에는 홍콩 또한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
2017.04.28 08:33: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