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tage |
- 섬섬옥수 고운 손에 된장 냄새 배이고
하얗고 곱던 손은 온데간데없다. 집안일에 지친 손은 거칠어지고 로션냄새 대신 구수한 된장냄새가 묻어난다. 당신 손에 진 주름을 서글퍼 하지 않는다. 잘나지 못한 자신의 배 속에서 난 자식이 마냥 자랑스럽고 예쁘다.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포근한 시골집을 배경으로 한다. 엄마의 품과 같은 무대 세트는 공감을 백배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드르륵 소리를 내며 여닫는 미닫이문, 널찍한 평상 그리고 마당 곳곳에 심어둔 나무까지 아늑함을 안겨준다. 그 아늑함과 어우러져 연극 '친정엄마와 2박3일'은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텅 빈 무대에 엄마의 절절한 사랑이 가득 채워진다. 엄마와 딸은 환상의 호흡을 보여주며 관객의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배우는 연기를 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호흡과 감정은 진실하며, 서로 어루만지는 손짓에서는 모녀지간의 사랑이 그득 묻어난다.
- 참 못된 딸, 참 착한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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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엄마 가슴속에 잠들다
내 배 아파서 나은 딸, 보고 싶어도 마음껏 얼굴도 보지 못했던 내 딸이 죽는단다. 이 청천벽력과도 같은 사실에 엄마는 딸에게 잘못했다고 빌어도 보고, 못 보낸다고 소리소리 질러도 본다. 그래도 가야 할 사람은 가는 법. 엄마의 아픈 속내를 뒤로하고 딸은 끝끝내 눈을 감는다. 어느 헤어짐이나 슬프겠지만 자식을 먼저 보내는 엄마의 마음에 비할 수 있을까. 엄마의 흐느낌과 동시에 객석은 눈물바다를 이룬다. 배우의 낮은 읊조림이 가슴에 콕 들어박혀 관객의 눈물이 마르지 않는다. 배우의 슬픔과 관객의 슬픔은 하나 되어 얼굴을 축축이 적신다. 대극장 공연을 가득 메운 것은 두 배우의 호흡이다. 실제 모녀를 연상시키는 내밀한 심리묘사와 엄마 품에 꼭 안긴 모습은 마치 관객을 품에 품은 듯 마음이 따스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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