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번째 서울무용제에서 내년 경연대상부문의 고속티켓을 거머쥔 자유참가부문 최우수 단체 이혜경&이즈음 무용단 이혜경 무용가는 만면에 미소를 지었다.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내년을 각오하고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는 그녀는 씩씩하고 생기가 넘쳤다. 시상식을 마치고 북적대는 로비에서도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전했다. 함께한 무용수가 찾아와 얼른 뒷풀이 장소로 오라는 재촉에도 침착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자유참가부문에서는 최우수 단체 한 팀만 선정하는데 그 영광을 안을 거라고 예상했을까? "수상할 거라고 예상을 했다기보다는 일종의 희망을 걸었죠. 모든 무용가가 그렇겠지만 상을 바라고 작품을 만들지 않아요. 열심히 해서 좋은 작품을 선보이고자 하고 약간의 희망을 품는 거죠."
- 노력, 결실을 맺다 이혜경 무용가는 많은 참가단체 중에서 선정의 영광을 안은 비결로 노력을 꼽았다. "어느 단체나 노력하겠지만 우리 이혜경&이즈음 무용단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어요. 4개월 동안 진한 땀을 흘리며 연습에 임했어요. 또 한 가지 비결은 무용수와 스태프의 환상적인 호흡이죠." 그녀는 노력과 전 스태프와의 찰떡 호흡을 최우수 단체 선정 이유로 꼽았다.
'꼭두질'은 이혜경 무용가의 색이 잘 묻어나는 작품이다. "작품의 색을 내는 데 주력했어요. 저만의 메소드를 표현하고자 애썼죠. 기존의 패턴을 벗어나 이혜경 어법을 만들고자 노력했어요." 자신만의 어법으로 새로운 움직임을 선보이고 싶었던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러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그녀는 최우수단체 수상을 기뻐했지만 으스대는 모습은 아니었다. 앞으로 갈 길이 멀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이혜경 무용가의 생각이다.
- 나만의 이야기를 차곡차곡 쌓겠다그녀만의 메소드를 잘 살린 작품, '꼭두질'의 사전적 의미는 머리 정수리다. 머리 정수리로 무엇을 표현하고 팠을까? "머리 정수리를 나타내는 꼭두와 잦은 반복적 행위를 뜻하는 질을 붙여 '꼭두질'로 작품명을 정했어요. 제 작품은 심청전의 심봉사와 뺑덕이의 사랑에서 모티브를 따왔어요. 심봉사와 뺑덕이가 사랑에 빠지는 것 자체를 악마적 요소로 보았죠. 인간이 인간을 지배할 때의 모습을 관찰하고 그 행위를 움직임으로 표현했어요." 이 작품은 머리 정수리에 앉아 다른 인간을 조정하는 존재를 천사와 악마의 형태를 빌어 표현했다.
4개월 동안 맹훈련의 결과로 2011년 경연대상부문으로 향하는 참가 티켓을 손에 넣었다. 유난히도 무더웠던 여름, 그들의 땀방울이 헛되지 않았다. "무더운 날씨에도 다들 잘 따라와 줘서 감사해요. 모두 같은 마음으로 결과에 목표를 두지 않고, 즐기는 마음으로 작품에 임했기에 오늘과 같은 좋은 결과가 따라와 준 것 같아요. 좋은 무용수, 좋은 스태프와 함께 즐겁게 작업했어요." 함께 작업했던 시간을 떠올리는 이혜경 무용가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졌다.
이번 자유참가부문 최우수 단체 선정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더욱 전진하겠다는 이혜경 무용가는 더 좋은 작품을 창작하고자 하는 열의로 불탔다. "차마 할 수 없는 이야기를 작품에 차곡차곡 쌓아나갈 수 있는 무용가가 되고 싶어요."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이혜경 무용가의 새로운 작품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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