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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국제발레콩쿠르 박재근 이사장은 무용수들이 느끼는 군대에 대한 압박감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박재근 이사장은 병역특례 1기 무용수이다. 그 역시 특례혜택을 받기 전 심리적인 압박감은 지금 군을 앞두고 있는 무용수와 다르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병역특례가 꼭 필요하다며 입을 뗐다. "무용은 감정표현도 중요하지만 정형화된 것이라 지속적인 체계가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날마다 규칙적인 트레이닝을 해줘야 합니다. 그런데 발레를 6개월 쉬게 되면 몸을 회복하는데 최소한 1년은 넘게 걸립니다. 무용수들을 위해 군악대와 같은 곳이 생겼으면 합니다. 물론 최선은 병역특례겠지만 모두에게 해당될 수 없기에 그에 대한 차선책이 마련됐으면 합니다. 예를 들어 필라테스와 댄스테라피 같은 부대를 만들어 무용수의 특기를 살렸으면 좋겠습니다. 댄스테라피 같은 부대가 생긴다면, 여러 행사에서 공연도 하고 군대 내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군인을 상대로 댄스테라피를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병역특례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차선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라며 병역특례 필요성에 대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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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병역특례 혜택을 주는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심적으로 많은 부담감을 느꼈다고 한다. "제가 콩쿠르를 준비하면서 느낀 감정은 매우 치열하다는 것이었어요. 동료 무용수와 함께 콩쿠르에 참가하는데 병역특례 혜택은 모두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경쟁이 심해요. 정말 전쟁터를 방불케 하죠. 춤은 즐겁고 즐기면서 해야 하는데 병역면제 콩쿠르에서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에요. 그게 마음이 참 불편했어요. 지금은 병역특례를 받아 자유롭게 즐기면서 춤을 추지만 그전에는 군대에 대한 압박감을 저도 모르게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라며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남자 무용수는 병역특례에 필사적이다. 그들에게 군대는 어떤 존재일까? 이 무용수는 그들이 느끼는 심리적 압박에 대해 말했다. "무용수에게 2년은 매우 중요해요. 매일 트레이닝을 해줘야 하는데 2년 동안 쉬면 처음부터 다시 트레이닝을 해야 해요. 그 트레이닝 기간이 2~3년 걸리는데 그럼 4~5년을 낭비하는 셈이에요. 실제로 무용수의 대다수는 군대 가면 무용수로서의 생명을 다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요. 몸으로 보여주는 예술인만큼 정부 차원에서 배려해줬으면 합니다. 물론 모두가 병역특례를 받는 것은 말이 안 되겠지만 좀 더 많은 무용수에게 혜택이 돌아갔으면 합니다. 현재 국내에서 실시하는 콩쿠르 중 병역특례 혜택이 주는 콩쿠르가 매우 적어요. 국외 콩쿠르에는 다수의 병역특례 혜택을 주지만 참가비용이 만만치 않아 대다수 무용수가 참여하지 못해요. 또한 1~2등만 병역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죠. 범위를 좀 더 넓혀 3등에까지 병역특례 혜택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는 병역특례 혜택을 받았지만 후배 무용수를 위해서라도 병역특례 혜택이 더욱 확대됐으면 합니다"라며 간절한 바람을 드러냈다.
남자 무용수가 느끼는 군대는 부담감을 넘어 무용수의 생명이 다한다는 극한의 상황으로 내다봤다. 2년 동안 무용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에게 치명적이다. 앞의 박재근 이사장의 말대로 무용수의 특기를 살릴 수 있는 군부대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훌륭한 무용수의 재능을 희생하지 않고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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