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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파스 안에 자유로이 나를 펼치다
그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작품 안에 시대성을 반영코자 한다. "시대성은 매우 중요해요. 무얼 하든 시대와 공유하는 것입니다. 과거의 표현이나 미래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지금을 표현하는 것이죠. 시공간은 별개가 아닌 하나입니다." 그의 모든 작품에는 작가가 말하고픈 시대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자연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자유롭다. "전 완벽을 추구하지 않아요. 연습하듯이 작업해요. 농담처럼 작품을 가볍게 갈 수도 있어요. 전 그저 크레파스 안에 자유로이 나를 펼쳐두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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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형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유로움이라고 말한다. 자유로움을 깨뜨리지 않고자 심혈을 기울인다. 일례로 이런 일이 있었다. 작가의 아들이 어릴 때였다. 어린 시절 아빠의 작업실에서 놀던 꼬마는 아빠가 공들여 작업한 그림 위를 신나게 걸어 다녔다. 꼬마는 그게 아빠의 작업인 줄 알 리 없다. 하지만 이 아빠는 그 작품을 다듬지 않고 그대로 전시장에 내걸었다. 그 작품이 수정 작업을 거치지 않고 전시장에 비치될 수 있었던 것은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발자국 모양은 지워도 티가 나요. 수정 작업에서 되려 작품이 훼손될까 그냥 뒀죠. 자연스러움이 깨지면 안 되죠."
- 모든 것을 담아낸 그을음, 작품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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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작품이 남다른 이유는 재료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물감을 사용하지 않는다. 무채색이 주를 이루는 그의 작품은 그을음이 주재료다. "검은 것은 물감이 아니라 굴뚝 청소하면 나오는 그을음이에요. 여러 색을 섞으면 결국 검은색이 되죠. 다른 것과 섞이며 탁해지지만 모든 것을 품으면 검은색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어요. 제가 그을음을 고집하는 데는 우리가 살고자 불을 지퍼서 때우고 난 찌꺼기가 재로 남아 그을음이 되잖아요. 그을음은 흔적이에요. 또한 인간은 문명을 발전시키고자 도구를 사용했고 그 중 가장 널리 이용했던 것이 쇳가루입니다. 그래서 쇳가루로도 그림을 그리죠. 쇳가루로 그림을 그리면 빨갛게 나오기도 쥐색으로 나오기도 하죠. 물에 풀어낸 시간에 따라 색감이 달라지죠. 계산하면서 작업을 하지만 그것이 마르면 어떻게 변할지 예상할 수 없어요." 그을음과 쇳가루를 사용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자연을 덧입힌 그의 작품은 날씨에 따라 그 색이 변한다. 날씨가 흐리거나 습도가 올라가면 빨간색이 짙어지거나 흐려진다. 그게 하태형 작가의 작품의 매력이다. 시간이 갈수록 작품의 색이 서서히 변한다. 작품의 색은 날씨와 기온에 따라 변할지 몰라도 하태형 작가가 작품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시대성은 변치 않았다. "제가 갖고자 또 누리고자 하는 것은 예술 철학이나 사상이 아닌 편하게 친구랑 대화하는 듯 작품을 바라보는 게 저의 시각이에요. 전 물감과 그림으로 오늘의 저를 이야기하는 겁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작품이 아닌 오늘의 자신을 작품에 담아낸다는 하태형 작가의 작품은 윤당아트홀 윤당갤러리에서 오는 11월 29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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