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 날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
지하철 광화문역 사거리와 광화문 광장에는 민방위를 알리는 깃발이 휘날리고, '민방위' 완장을 찬 이들이 2시 이전부터 곳곳에 배치돼 있었다.
| ▲ 아현중학교 학생들의 사이렌이 울리자 급히 대피하고 있다. ⓒ프레시안(최형락) |
경보 사이렌이 울리고 통행이 통제되자 광화문역 4번 출구 교보문고 입구에 발이 묶인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인근 회사에 다닌다는 20대의 여성 이지혜 씨는 "민방위 하는 날인지 몰랐다. 이렇게 추운 날은 좀 안 했으면 좋겠다"라고 불평을 쏟아냈다. 이 씨는 "회사에 들어가 봐야 하는데 15분간 있어야 한다니 불편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방위에 대해 호응하는 이들도 있었다. 역시 인근 회사에 다니는 20대의 남성 서혜주 씨는 민방위 날인 줄 알고 있었다. 서 씨는 "오늘 대대적으로 한다고 들었는데 예전과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다. 연평도 사건도 있고 해서 이번 훈련이 도움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전했다.
종로구청에서 나온 공무원은 "작년까지 선택사항이었기 때문에 말을 잘 안 들었다. 대피하라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도 무시하기 일쑤였다"며 "오늘은 잘 진행된 것"이라고 했다.
추운 날씨에 발 동동거리며 훈련 끝나기만 기다린 시민들
| ▲ 소방훈련 모습 ⓒ프레시안(최형락) |
시청역 지하철 입구에도 경찰이 배치됐다. 순식간에 광장 주변 인도에는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광경이 연출됐다. 대한문 앞에서 서울시의회에서 통과된 무상급식 조례안을 반대하며 시정 질의에 참석하지 않는 오세훈 시장을 비판하는 캠페인을 벌이던 무상급식네트워크 회원들도 자리를 비웠다.
반면 시청역 지하철 역사 내에는 광화문역과 마찬가지로 발이 묶인 시민들이 상당수 있었다. 30대의 남성 이성수 씨는 "직장 동료들과 점심을 먹고, 날씨가 추워 지하도를 통해 회사로 가려고 했는데 민방위 훈련 시간에 딱 걸렸다"고 했다.
지하철 입구에 배치돼 있는 경찰들은 시민들이 민방위 훈련 시간 동안 지하 역사에서 나오지 못하도록 통제했다. 시민들은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거리며 훈련 시간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 ▲ 지하철 4호선 신용산역을 지나는 시민들이 지하철 직원의 설명에 따라 방독면 착용법을 익히고 있다. ⓒ프레시안(선명수) |
전 국민 대상 훈련은 1975년 민방위기본법 제정 이후 처음
이날 신용산역을 비롯한 청량리, 뚝섬, 건대입구, 방배, 노량진 등 서울과 수도권 7개 역사에서는 방독면 착용과 공습에 따른 화재 발생 대피 훈련 등 지하철 역사 특별 대피 훈련이 실시됐다.
실전 상황을 가정한 이번 특별 훈련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오후 2시부터 15분가량 진행됐다.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목숨이 걸린 문제인 만큼 국민들도 어느 정도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지만, 전 국민을 대상으로 훈련이 이뤄진 것은 1975년 민방위기본법 제정 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사전 홍보가 있었던 만큼, 이번 훈련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거리를 지나던 차량은 경찰의 안내에 따라 운행을 중단하고 도로 가장자리로 이동했으며, 보행자들은 가까운 지하철역 등 지하대피소로 이동했다.
이번 훈련은 민방공 대피훈련 외에도 화생방훈련, 비상차로 확보훈련 등 기관별로도 다양한 훈련을 실시했다. 공군에서는 가상적기인 KF-16 등 12대가 서울, 부산을 포함한 전국 주요도시 상공에서 실제 훈련을 지원했다. 경찰청에서는 서울, 경기지역 주요 교차로를 항공 점검하고, 경찰서장이 현장에서 직접 지휘하도록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에게 훈련 중 수업을 중단하고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 라디오 방송을 청취하도록 하는 등 훈련에 적극 참여토록 했다.
| ▲ 아현중학교 학생들이 훈련에 따라 지하철 역사에 대피해 있다 . ⓒ프레시안(최형락) |
| ▲ 민방위 소방 훈련을 받고 있는 아현중학교 학생들. ⓒ프레시안(최형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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