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wstage |
- 호흡과 호흡은 긴밀하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에는 화자와 청자가 공존한다. 화자가 청자 역할을 하기도 하고 청자가 화자 역할을 하기도 한다. 상우를 필두로 이야기가 꾸려지지만 각각의 에피소드를 이끌어나가는 중심인물은 따로 두었다. 이 작품은 인물들의 짤막한 이야기들이 합치거나 교차하며 하나의 큰 그림을 그려나간다. 조각조각 작은 이야기들이 모이면 연극은 막바지에 다다른다. 등장인물의 사연이 옴니버스로 펼쳐지는 이 작품의 매력은 매끄러운 줄거리 전개에 있다. 여러 이야기를 한 데 뒤섞어 놨음에도 정신 산란하지 않고 깔끔하다. 이야기의 간극을 조절하며 웃음의 간격을 조절하는 치밀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배우들의 역량 역시 높이 살만하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소박한 무대 배경에 어둠을 밝히는 조명이 무대 연출의 전부다. 다른 장치는 없다. 나머지는 오로지 배우들의 호흡에 있다. 배우들의 숨이 전해질 정도로 아담한 극장은 관객들의 시선을 배우에게로 집중시킨다.
- 귀신들은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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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은 여럿, 중심은 하나
웃음과 귀신들의 출연에도 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잊지 않는다. 극의 중간에서 이야기가 산으로 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이 작품은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다. 다만 조심스러운 어투로 부드럽게 이야기할 뿐이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에는 우리들의 삶과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백수와 같은 고시생 상우는 안정된 삶으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고자 줄지어 늘어선 우리 주위에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친구의 모습이다. 귀신이 되어서도 꿈을 이루려는 오덕희는 꿈을 좇는 우리 모습, 사랑을 표현하지 못하는 경비원은 우리 엄마아빠의 모습과 닮았다. 우리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담아낸 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관객에게 나지막이 묻는다. '당신이 만약 기약도 없이 죽는다면 어떻게 할 거냐'고. 우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연극 '수상한 흥신소'는 오는 2월27일까지 대학로 상명아트홀에서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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