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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만 푼다고 수학 잘하는 게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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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정석'만 푼다고 수학 잘하는 게 아니더라!

[프레시안 books] 김민형의 <소수공상>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수학의 정석>을 처음부터 다시 풀어 볼까요?"

부끄럽지만 나는 수학 못하는 수학 기자다. 그래서 취재 차 수학 교수님을 만나면 A부터 Z까지 꼬치꼬치 여쭤보고 마지막에는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얼마 전 만난 교수님께서는 <수학의 정석>은 필요 없고 마음을 열고 좋은 수학 교양서를 많이 읽어 보라는 말씀을 해 주셨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좋은 수학 교양서를 만나기란 쉽지 않다. 일이 일인 만큼 서점에 가면 수학 서고부터 찾지만, 쏟아져 나오는 수학 학습서들 틈바구니에서 수학 신간을 찾기란 매우 어렵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혹은 대학생까지 수학 학습서는 필요악(?)이지만, 수학 공부를 하지 않아도 되는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수학을 책으로 읽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졸업과 동시에 수학과 인연을 딱 끊고 살고만 싶은 대다수 사람들의 마음이 반영된 것 아닐까?

▲ <소수공상>(김민형 지음, 안재권 옮김, 반니 펴냄). ⓒ반니
더구나 번역서가 아닌 국내 저자가 쓴 수학 교양서를 만나기란 더더욱 어렵다. 서평을 의뢰받고 올 한 해 국내 저자의 이름으로 출간된 수학 교양서는 몇 권이나 되는지 직접 세 보기로 했다. 한 대형 인터넷 서점 사이트에서 이를 헤아려 보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개정판과 시리즈 도서까지 포함해 올 한 해 국내 저자가 쓴 수학 교양서는 8권에 불과했다. 한 달에 한 권도 나오지 않은 셈이다.

그래서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과 김민형 교수가 쓴 <소수 공상>(안재권 옮김, 반니 펴냄)이 출간됐다는 소식에 반가운 마음부터 들었다. '소수에 대한 몇 가지 상상'을 다룬다고 하니 책장을 열어 보기도 전에 기대부터 됐다.

일단 소수라고 하면 '1과 자기 자신만으로 나누어 떨어지는 1보다 큰 정수'라고 배웠던 기억이 날 것이다. 2, 3, 5, 7, 11…과 같은 수가 바로 소수다. 소수에 대해 여기까지만 알고 있는 나 같은 독자라면 여는 글에 쓰여 있는 김민형 교수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앞의 두 장은 건너뛰고 제3장 '곱셈'에서부터 독서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앞의 두 장에는 낯선 수학 용어와 개념들로 가득 차 있다. 도대체 뭘 이야기하기 위해 이런 개념들을 알아야 하는 건지 점점 혼란스러워질 수도 있다. 하지만 3장부터는 본격적으로 소수에 대한 상상이 흥미를 더하기 시작한다. 단언컨대, 앞 장만 읽다가 포기하기엔 뒷부분의 소수에 대한 상상과 결론이 너무나 흥미롭다.

▲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케이스 데블린 지음, 석기용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 ⓒ에코리브르
흔히 수학자들은 '세상이 수학으로 이뤄져 있다'고 말한다. <수학으로 이루어진 세상>(케이스 데블린 지음, 석기용 옮김, 에코리브르 펴냄)이라는 제목의 수학 교양서도 있다. 이런 종류의 책에서는 주로 우리 주변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는 수학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데 <소수공상>을 읽으면 우주와 공간, 물체를 이루는 기본 입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근본적으로 수학과 수, 그리고 소수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납득하게 된다. 소수는 수를 만드는 기본 입자이며, 소수를 이해하려고 하는 것은 자연의 구조를 이해하려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많은 수학자들이 모든 수에서 소수가 차지하는 비율(소수정리)이나, 소수가 어떻게 분포하고 있는지 소수의 구조에 대해 알아내기 위해 무수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소수는 아직도 자신의 비밀의 아주 일부만을 드러내고 있을 뿐이다. 수학 난제 중 하나인 '리만 가설' 역시 소수의 분포와 관련이 있다.

이 책은 반전의 반전을 거듭한다. 소수가 기본입자라고 했다가 뒤편에서는 소수를 기본 입자로 본 것은 딱히 옳지 않다고 한다. 소수는 다시 가우스 소수로 쪼개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은 가우스 소수가 기본 입자라고 하다가도, 종국에는 가우스 소수 역시 쪼개지고 또 쪼개질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원자가 기본 입자인 것으로 알려졌다가, 원자 역시 양성자와 중성자로 쪼개지고, 다시 이들도 쿼크와 글루온이라는 기본 입자로 쪼개졌듯이 말이다.

마지막으로 <소수공상>은 독자들로 하여금 적극성을 유도한다. 이를 테면 이런 것이다.
2×3×5×7×11×13×17×19×23×29×31+1=200560490131
이 수는 소수일까? 이것이 소수인지 손으로 확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김민형 교수는 소인수분해를 대신 해 주는 컴퓨터를 소개한다. http://www.sagenb.org/login 웹사이트에 가면 이 수가 소수인지 아닌지 확인할 수 있단다. 여러분도 직접 한번 확인해 보시길.

서평을 다 쓴 지금 다시 한 번 이 책의 첫 장을 열었다. 이번에는 낯설었던 수학 개념들과 조금은 친해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음 책에서 해결되지 않은 수수께끼를 공들여 다뤄 보겠다는 김민형 교수 본인의 공허한 약속처럼, 다음 서평에서는 낯선 수학 개념들에 대해 공들여 다뤄 보겠다는 공허한 약속으로 글을 마무리 한다. 구글에서 프레시안을 더 자주 만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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